재개발·재건축 사업장, 이주 앞두고 ‘발 동동’…대출규제에 공급 ‘빨간불’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입력 2026.01.28 07:00  수정 2026.01.28 07:00

“이주비 문제, 발등의 불” 서울 정비사업장 39곳 사업지연 가시화

추가이주비, 고금리로 조달해야…중소 시공사는 ‘그림의 떡’

서울시 “이주비는 필수 사업비”…정부에 LTV 완화 건의

ⓒ데일리안 DB

이재명 정부의 네 번째 부동산 대책 발표를 앞두고 민간 정비사업 규제 완화 방안이 반영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대책들로 정비사업에도 전방위적인 규제가 강화된 데 따른 것으로 서울시는 이주비 대출 규제 강화를 ‘발등에 불 떨어진’ 상황으로 비유하며 정부에 규제 완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전날인 27일 열린 이주비 대출 관련 브리핑에서 “이주비 문제는 당장의 발등의 불”이라며 “올해 이주 대상 사업지 39개소(3만1000가구)가 이주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 이주를 앞둔 사업지는 총 43개소로 3개소는 6·27 대책 전 관리처분 인가를 득했고 1곳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이주비 융자를 승인받아 규제를 면했다.


추가이주비 ‘화두’지만…중소건설사 “자금 조달 어려워”


최근 정비사업 업계에선 추가 이주비가 화두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1주택자인 조합원은 최대 6억원 이내로 담보인정비율(LTV) 40%까지만 이주비 대출이 가능하고 1+1 분양을 포함한 다주택자는 대출 대상에서 아예 제외됐다.


이에 기본 이주비 대출만으로 충분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조합들은 시공사 보증을 통한 추가 이주비 확보를 검토하고 있다.


다만 추가 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더라도 기본 이주비보다 금리가 더 높은 탓에 조합원들의 이자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또 사업성이 충분치 않은 중소 사업장이나 재무 여력이 낮은 중소 시공사의 경우 추가 이주비 조달에 따른 금리가 더 높아지고 심각한 경우 자금 조달 자체가 불가능해 사업이 중단될 가능성도 크다.


최 실장은 “추가 이주비가 기본 이주비에 비해 이자율이 2% 내외로 높다”며 “재정 여건이 열악한 중소 시공사들은 지급 보증과 같은 여력이 충분치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강 이남쪽 재건축 현장은 전세가가 많이 올라 조합원들이 동등한 수준으로 이사를 가기에는 자금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많다”며 “시공사 재무 상태 등 이유로 협상이 금방 되지 않는 곳들도 있는데 대체로 강북의 중소규모 정비사업장들이 해당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주비 대출 규제 영향권에 든 39곳 중 추가 이주비 조달이 확실시되는 곳은 8곳(5900여 가구)뿐이다.


23곳(2만22100여가구)의 사업장은 조합과 시공사 간 이주비 관련된 사안을 협상 중인 불확실한 상황으로 4곳(1900여가구)은 시공사로부터 자금 조달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이 27일 이주비 대출규제 완화 관련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데일리안 임정희 기자
서울시 “이주비는 필수사업비…LTV 70%까지 올려야”


서울시는 국토교통부와 소통 채널을 가동해 이주비 대출에 대한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은행업 감독규정’ 개정을 통해 이주비를 가계대출이 아닌 주택공급을 위한 필수 사업비로 인식을 전환하고 이주비와 추가 분담금에 대한 대출을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LTV 70%로 적용하는 내용을 건의했다.


하지만 발표를 앞두고 있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민간 정비사업을 활성화하는 내용이 담길지는 미지수다.


서울시는 민간 정비사업을 통해 주택공급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정부는 공공중심의 공급을 강조해왔다.


최 실장은 “사업성 개선과 절차 단축 등 민간에서 정비사업이 지연될 소지는 크게 줄었다”며 “이주는 이주비가 없으면 나아갈 수 없는 부분이라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주비 관련 규제 완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 대해 “시가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가고 있다”면서도 “시에서 어떠한 대책을 크게 가지긴 어렵다”고 한계를 지적했다.


이에 정비업계 안팎에서도 이주비 대출에 대한 규제 완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서울 내 한 재개발 조합원은 “LTV가 70%에서 40%로 갑자기 낮아져 서울 내 전셋집을 구하기 어려워졌다”며 “서울 외곽이나 수도권으로 이사를 가야 하는 처지”라고 말했다.


고종환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도 “서울은 정비사업 외에는 공급할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며 “이주비를 정비사업 추진을 위한 사업비로 인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고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완화 등도 추진돼야 정비사업이 속도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비사업이 지체되는 만큼 공급 지연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분양가 부담도 커질 수 있다”고 짚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