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상반기 부진 딛고 하반기 반등…"샤힌 프로젝트 가동 임박"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6.01.26 16:29  수정 2026.01.26 16:30

유가 하락과 석유화학 부진으로 지난해 영업이익 31.7% 감소

하반기 정제마진 회복과 윤활부문 강세로 4분기 실적 뚜렷한 개선

샤힌 프로젝트 막바지 단계…올해 수급 개선 속 중장기 경쟁력 강화 속도

에쓰오일 4분기 실적표. 에쓰오일 IR 자료 캡쳐

에쓰오일이 지난해 유가 하락과 석유화학 시황 부진 영향으로 연간 실적이 크게 둔화됐다. 다만 하반기 들어 정제마진 회복과 윤활부문 강세가 맞물리며 실적은 뚜렷한 반등 흐름을 보였다. 회사는 올해 정제·석유화학 수급 환경 개선과 함께 샤힌프로젝트 가동을 앞두고 중장기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882억원으로 전년 대비 31.7% 감소했다고 26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4조2470억원으로 6.5% 줄었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상반기 정제마진 약세와 석유화학 시황 부진이 누적되며 정유부문은 연간 1571억원 적자, 석유화학부문은 1368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런 가운데 윤활부문은 582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실적을 방어했다.



에쓰오일 분기별 사업부문 실적표. 에쓰오일 IR 자료 캡쳐

하반기 들어서는 전사 부문에서 수익성이 뚜렷하게 개선됐다.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42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8조7926억원으로 1.4% 감소했다. 사업부문별 영업이익을 보면 정유부문 2253억원, 윤활부문 207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증가했으며 석유화학부문은 영업손실 78억원으로 적자 폭을 축소했다.


정유부문은 하반기 들어 글로벌 정제설비 가동 차질과 북반구 난방유 성수기가 겹치며 등유·경유 스프레드 중심으로 정제마진이 크게 개선됐다. 미국 서부 지역 정제설비 폐쇄와 러시아 정제설비 가동 차질도 수급을 타이트하게 만들며 정제마진 회복을 뒷받침했다.


석유화학부문 역시 중국 PTA(고순도 테레프탈산) 신규 설비 가동과 견조한 다운스트림 수요에 힘입어 파라자일렌(PX) 스프레드가 회복되며 적자 폭이 축소됐다. 회사는 PX를 중심으로 한 아로마틱 부문에서 역내 정기보수와 제한적인 증설을 배경으로 시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활부문은 4분기에는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원재료 가격 하락 폭이 제품 가격 하락보다 크게 나타나며 래깅 효과가 발생해 수익성이 개선됐다. 회사는 올해 1분기에는 봄철 윤활유 교체 시즌을 앞둔 재고 비축 수요가 공급 잉여를 일부 상쇄할 것으로 예상했다.


에쓰오일 2026년 글로벌 수요 성장 및 설비 증설 전망. 에쓰오일 IR 자료 캡쳐

에쓰오일은 올해에는 정제설비와 파라자일렌 설비 증설이 제한된 가운데 글로벌 수요 증가가 설비 순증분을 상회하며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시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저유가 환경과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의 공식판매가격(OSP) 하락이 원가 부담을 완화해 정제마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울산에서 추진하는 대형 석유화학 사업인 샤힌프로젝트는 지난 14일 기준 EPC 공정률 93.1%를 기록하며 계획대로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설계는 97%, 구매는 99%가 완료됐고 건설 공사는 86% 수준이다.


에쓰오일은 이날 열린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샤힌프로젝트와 관련해 "올해 상반기 기계적 완공 이후 하반기 시운전을 거쳐 2027년 초 상업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총 투자비 9조2580억원 가운데 지난해 말까지 약 7조6000억원을 집행했고 올해 잔여 투자액은 약 1조640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울산 지역 주요 고객사와의 연간 공급 계약 협의를 진행 중이며, 고객사로의 배관 연결 공사는 상반기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폴리에틸렌 제품은 프리마케팅을 통해 고객사 확대를 추진 중이며 품질 평가와 장기 수출 계약 협의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샤힌프로젝트 진행상황. 에쓰오일 IR 자료 캡쳐

석유화학 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추진 중인 석유화학 산업 경쟁력 강화 정책에 적극 공감하고 있으며, 관련 정책에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에쓰오일은 "당사는 첨단 고효율 설비 투자를 통해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적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석유화학 산업단지 재편 자율 협약에 참여해 울산 산업단지 내 석유화학 기업들과 공동 컨설팅을 진행했고, 산업 재편 계획을 정부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샤힌 프로젝트 경쟁력. 에쓰오일 IR 자료 캡쳐

베네수엘라를 둘러싼 지정학적 변수와 관련해서는 "베네수엘라와 이란에서 발생한 갈등은 단기적으로 유가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했다"면서도 "이러한 영향이 장기적으로 지속되지는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이런 지정학적 갈등은 유가의 단기적인 영향은 미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원유 공급 증가 추세로 인해서 유가가 하향 안정화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또한 정제마진 측면에서는 베네수엘라 변수가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에쓰오일은 "중국의 일부 소규모 정유사는 베네수엘라산과 이란산 원유를 수입해 정제하고 있다"며 "베네수엘라산 원유가 중국 대신 미국 유입이 늘고 이란산 원유 수출이 축소될 경우 중국 내 정유사들의 가동률 하락으로 이어져 아시아 정제마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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