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들 ‘AX 전면화’ 선언 속도전
당국은 리스크 관리 위한 거버넌스·통제 기준 제시
전문가 영입 경쟁 속도…AI 성패는 데이터 준비 수준
금융권의 AI 혁신 드라이브와 감독당국의 관리 기조가 동시에 강화되면서, AI 전환의 방향과 속도를 둘러싼 긴장 관계도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금융회사들이 AI 전환을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전제로 받아들이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AI 확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사전에 통제하기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권의 AI 혁신 드라이브와 감독당국의 관리 기조가 동시에 강화되면서, AI 전환의 방향과 속도를 둘러싼 긴장 관계도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해 들어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은 일제히 ‘AI 중심 경영’을 중장기 청사진으로 제시하며 AX(AI 대전환)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스스로를 ‘AI 회사’로 규정하고 전사적 AI 전환을 핵심 전략으로 못 박았다. 임종룡 회장은 “AX는 금융의 판도를 좌우하는 기준”이라며 그룹 전반에 AI 중심 경영체제를 뿌리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한금융그룹 역시 AI를 선언적 구호가 아닌 ‘현업 실행 과제’로 끌어내리는 데 방점을 찍었다. 향후 3년간 1000명 규모의 ‘AX 혁신리더’를 육성해 각 부문 실무자가 직접 AI 기반 업무 재설계에 참여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KB금융과 하나금융 역시 AI를 전략적 무기로 삼아 비즈니스 모델과 일하는 방식의 전환을 가속화하겠다는 공통된 메시지를 내놨다.
4대 금융지주 모두 ‘AI’를 경영의 중심에 놓은 셈이다. 금융산업에서 AI 도입이 경쟁력 유지를 위한 과제가 됐음을 보여준다.
다만 AI 활용이 빠르게 확산될수록 그에 따른 위험 역시 동시에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 분야에서 AI의 판단은 곧바로 개인의 금융 거래와 권리·의무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알고리즘 편향이나 판단 과정의 불투명성, 오류 발생 시 책임 소재 문제는 단순한 기술적 이슈를 넘어 소비자 보호와 금융 안정성 문제로 직결된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최근 ‘금융분야 AI 위험관리 프레임워크(AI RMF)’ 도입을 공식화하고 금융권 의견수렴에 착수했다.
AI RMF는 금융회사가 AI 시스템을 기획·개발·운영·활용하는 전 과정에서 위험을 스스로 관리하도록 유도하는 가이드라인으로 ▲거버넌스 ▲위험평가 ▲위험통제라는 세 가지 축을 핵심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최고경영진이 참여하는 의사결정기구 설치, AI 위험관리 전담 조직 구성, 내부 규정 정비 등 ‘거버넌스 체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AI 활용이 확대되는 반면, 상당수 금융사에서 관련 거버넌스와 내부통제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로 보고 있다. 책임 구조를 명확히 해 AI 활용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기조다.
업계에서는 AI 전환이 불가피한 흐름이라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선언과 실행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메울지가 과제로 지목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회사들이 AI 도입을 위해 관련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있지만, 인력 확보만으로는 AI 전환의 실질적 성과를 담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AI 활용의 전제가 되는 데이터 관리 체계와 책임 구조가 갖춰지지 않을 경우, 거버넌스 논의 역시 선언에 그칠 수 있다”며 “데이터 준비도와 내부 통제 수준에 따라 금융회사 간 AI 전환 격차가 점차 뚜렷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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