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금융권, PF 정리하고 기지개 켜나…당국 관리 강화 속 '체질 개선'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6.01.20 07:11  수정 2026.01.20 07:11

PF 포함 부동산 관련 기업대출 182조…10년 새 12배 늘어

시장 침체에 연체율 10.44%…익스포저 금융권 중 가장 커

당국, 고강도 관리 기조 본격화…PF 20%·부동산 30% 제한

"당국 기조 맞춰 부실 정리 무게…매각 채널 다변화도 검토"

상호금융권이 올해를 기점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정리에 속도를 내며 건전성 회복에 총력을 쏟고 있다.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상호금융권이 올해를 기점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정리에 속도를 내며 건전성 회복에 총력을 쏟고 있다.


금융당국이 PF 리스크를 구조적 문제로 진단하고 체질 개선에 나서면서, 업권 전반에서 자본 확충과 리스크 관리 강화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상호금융권의 총자산은 1072조2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PF 등을 포함한 부동산 관련 기업대출은 182조9000억원에 달했다. 2015년 말과 비교하면 총자산은 약 2배, 부동산 관련 대출은 12배 가까이 늘었다.


부동산·건설업 대출 비중이 크게 확대된 가운데,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해당 대출의 연체율은 10.44%까지 치솟는 등 건전성 지표도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PF 부실도 본격화됐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상호금융권 PF 대출의 29.53%가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됐고, 유의·부실우려(C·D등급) 여신 규모는 39조7000억원으로 전체 금융권 중 가장 많았다.


부동산·건설업 중심의 공격적 여신 확대가 경기 하강기에 부담으로 돌아왔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도 전 금융권 중 가장 크다. 사업성 평가 결과 '유의' 및 '부실 우려'에 해당하는 익스포저 20조8000억원 가운데 상호금융권이 11조5000억원을 차지해 업권 내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해 12월 상호금융권에 대한 고강도 관리 기조를 본격화했다. 당국은 상호금융의 부동산 PF 익스포저와 내부 통제 취약성을 문제 삼으며 단기 유동성 관리 수준을 넘어선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상호금융중앙회의 경영지도비율(자기자본비율) 기준은 단계적으로 7%까지 상향된다.


부동산 펀드와 사모펀드 등 대체투자에 대해서는 건전성 분류가 의무화되고, 유동성 리스크 관리 지표도 중앙회와 개별 조합의 부담 구조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산정 방식이 손질된다.


개별 조합에 대해서는 손실을 스스로 흡수할 수 있는 체력 확충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신협·수협·산림조합의 최소 순자본비율은 단계적으로 4%까지 끌어올리고, 신협에는 경영개선명령 제도를 도입해 구조조정의 실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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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관련 여신 규제도 강화된다. PF대출 한도를 총대출의 20%, 부동산·건설업 대출 한도를 30%로 제한한다. 부동산 대출 쏠림을 완화하고 비수도권 서민 등에 대한 자금 공급을 늘리라는 취지다.


아울러, 순자본비율 산출 시 부동산·건설업 대출에 대한 가중치를 110%로 적용하고 70억원이 넘는 공동대출은 중앙회의 사전검토를 받도록 규제를 강화한다.


이 같은 조치는 부동산 중심의 외형 성장을 억제하고 지역민·조합원·농수산림업 종사자 등 본래 고객층 중심으로 역할을 회복하라는 당국의 주문으로 풀이된다.


현장에서는 이미 PF 정리가 본격화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공개한 매각 추진 사업장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상호금융권이 매각을 추진 중인 부동산 PF 사업장은 총 117곳에 달한다.


업권별로는 새마을금고가 53개 사업장(감정평가액 1조4222억2700만원), 농협이 43개사업장(9996억5800만원)으로 규모가 컸다. 이어 신협은 15개(2645억9200만원), 산림조합은 4개(248억6300만원) 등으로 집계됐다.


부실채권 정리를 위한 인프라도 확충되고 있다. 신협은 중앙회 산하 NPL자회사인 'KCU NPL대부'를 통해 PF 부실채권 정리에 나서고 있으며, 새마을금고 역시 자산관리회사와 NPL 자회사를 활용해 정리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올해 상호금융권은 수신 경쟁보다 PF 관련 부실 정리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 수익성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체질 개선 없이는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국의 사업장 관리 강화 기조에 따라 충당금 적립 기준도 함께 강화되면서 신규 대출 확대보다는 기존 부실 자산 정리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단일 채널에 의존하기보다 NPL 매입·처분 펀드 조성, NPL 자회사를 통한 매각 등 채널 다변화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PF 사업장 매각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돼 있지만, 충당금 적립 부담으로 수익성 악화와 손실 확대는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다만 업권 전반의 부담을 고려해 당국도 시기 조절에 나서고 있어 협의를 이어가고 있고, 대출 시장 위축에 대응해 비이자수익 확대 등으로 수익 구조를 보완하려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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