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 인하 사정권 든 삼진제약…R&D 강화로 제네릭 '꼬리표' 벗는다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입력 2026.01.19 14:55  수정 2026.01.19 15:09

내수·제네릭 중심 제약사…약가 인하 타격 불가피

복제약 판매 벗어나 고부가가치 시장 선점 계획

신속 의사결정 기반 시장성 높은 후보물질 기술이전

삼진제약 연구센터 전경 ⓒ삼진제약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으로 제네릭(복제약) 중심의 매출 구조를 가진 중소·중견 제약사들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삼진제약은 고부가가치 신약 개발과 국가 과제 참여를 통한 R&D 경쟁력 강화로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 위기 돌파의 모범사례를 만들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전형적인 내수·제네릭 중심의 중견 제약사인 삼진제약은 올해 7월 시행 예정인 보건복지부 약가 제도 개편안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섰다. 이번 조치는 2012년 일괄 약가 인하 이후 14년 만에 단행되는 대규모 개편으로, 제네릭 의존도가 높은 기업일수록 실적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삼진제약의 내수 매출은 2236억원, 수출 매출은 49억원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매출의 98% 가량이 국내 시장에 쏠려 있어, 정부 정책 등 대외 변수에 취약한 전형적인 내수 기업의 한계를 보이고 있다.


삼진제약의 주요 품목인 항혈전제 ‘플래리스’와 뇌 기능 개선제 ‘뉴티린’ 또한 정부 급여를 받는 제네릭 제품으로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이 시행될 경우 200~300억원 가량의 매출이 증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회사의 연간 영업이익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삼진제약은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제네릭 중심의 매출에서 벗어나기 위해 주력 사업 재편에 나섰다. 최근 삼진제약은 항암 및 폐동맥고혈압(PAH) 사업부를 신설하고, 고난이도 치료 영역으로 제품 구성을 확장하고 있다. 이는 단순 복제약 판매에서 벗어나 전문성을 갖춘 고부가가치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다.


현재 신약 개발의 불확실성을 보완할 ‘캐시카우’ 역할은 외부 품목이 맡고 있다. 한국먼디파마와 업무 협약을 체결, 2024년 국내 독점 판매권을 확보해 출시한 붙이는 진통제 ‘노스판패취’는 연매출 100억원대 이상이 기대되는 대형 품목으로 성장했으며, 지난해 선보인 세포배양 인플루엔자 백신 등 코프로모션(공동판매) 품목들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실적 완충 역할을 하고 있다.


체질 개선의 핵심인 연구개발(R&D) 역량도 신약을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삼진제약은 유망 후보물질의 가치를 조기에 입증하고, 글로벌 빅파마와의 협력을 통해 조기 기술이전을 도모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특히 삼진제약은 초기 과제 구축 후 성공 가능성이 높은 과제에는 투자를 집중하고, 가능성이 낮은 과제는 신속히 중단하는 ‘신속 의사결정(Quick Win, Fast Fail)’ 전략을 실행 중이다. 이를 통해 연구 자원의 낭비를 막고 시장성이 높은 파이프라인을 정예화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가장 기대를 모으는 파이프라인은 만성 두드러기 치료제 후보물질인 ‘SJN314’다. SJN314은 기존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기전의 ‘퍼스트 인 클래스’ 신약으로, 임상 1상 진입을 준비 중이며 향후 1~2년 내 기술이전 계약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항암 분야에서도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진제약은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을 위한 플랫폼인 ‘온코스타브’와 ‘온코플레임’을 구축, 파이프라인 최적화와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ADC의 핵심 요소인 링커와 페이로드는 물론 항체까지 내부에서 직접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진제약은 올해를 기점으로 신약 R&D 성과를 가시화 해 약가 인하 충격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국가신약개발재단(KDDF) 과제 수주와 ‘한국형 ARPA-H 프로젝트’ 주관기관 선정 등 대외적으로 인정 받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네릭 위주 회사’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겠다는 계획이다.


신약 개발을 위한 자금 확보 전략도 병행 중이다. 삼진제약은 지난 3년간 약 100억원 규모의 국가 과제를 수주하며, 신약 R&D 확대에 따른 재무적 부담을 덜었다고 밝혔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국가 과제 참여는 단순한 비용 확보를 넘어 연구센터의 R&D 경쟁력을 대외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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