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 시진핑 연하장 이름·내용 없이 직함만 보도
푸틴과는 축전 교환 과정 상세 보도
북·중 외교 기류 여전한 거리감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9월 4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회담하며 악수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중국 인민 항일 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했다.ⓒ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각국 정상에 연하장을 보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8일 보도했다.
통신은 연하장을 보낸 인사들을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인 중화인민공화국 주석과 부인’, ‘베트남공산당 중앙위원회 총비서’ 등의 순서로 열거했지만, 이름은 언급하지 않고 직함만 기재했다.
특히 시 주석에 대해서는 실명과 연하장 내용을 모두 공개하지 않아, 러시아와의 축전 교환을 상세히 보도한 것과 대비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도 순서상 시 주석 부부가 가장 앞에 배치되긴 했지만, 베트남·싱가포르·타지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아제르바이잔·인도네시아·벨라루스·알제리 등 여러 국가 정상과 함께 일괄적으로 언급되는 데 그쳤다. 연하장의 구체적인 메시지도 공개되지 않았다.
이는 지난 1일 시 주석 부부가 김 위원장에게 연하장을 보냈을 당시에도 동일하게 적용된 보도 방식이다. 당시에도 북한 매체는 연하장 전달 사실만 전했을 뿐, 메시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는 김 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는 축하 편지를 주고받고 그 내용을 상세히 공개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러시아와의 경우는 대조적이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27일 김 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낸 연하장을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면에 실으며 전문을 공개했다.
이에 앞서 같은 달 18일에는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보낸 축전도 상세히 보도했다.
지난해 5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연하장 교환을 둘러싼 북한 매체의 보도 태도만 놓고 보면 이전과 큰 변화는 감지되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은 지난해에도 시 주석이 보낸 새해 연하장을 다른 국가 정상들과 함께 묶어 간략히 전한 바 있다.
북한 매체의 외교 보도 방식은 지도부의 인식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지표로 여겨진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 최고지도자를 실명 없이 직함으로만 처리하고, 메시지 내용도 생략한 것은 북·중 관계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불만이나 거리 두기 기조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를 지속 이행하고 있는 점과, 시 주석이 연초 이재명 대통령을 베이징으로 초청해 정상외교를 전개한 점 등이 이러한 기류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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