츄 "'하이 하이' 오마주? 전혀 생각 못해" [D:인터뷰]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입력 2026.01.12 11:14  수정 2026.01.12 11:14

솔로 데뷔 이후 미니·싱글로 한 곡 한 곡 '프로젝트'처럼 매번 다른 표정을 보여주던 츄가, 이번에는 9곡을 한 호흡으로 엮은 첫 정규앨범 '엑스오, 마이 사이버러브'(XO, My Cyberlove)로 돌아왔다.


ⓒATRP

츄는 지금까지 자신에게서 들어보지 못했거나 보지 못했던 톤과 표현을 담아내고 싶었다고 한다. "저는 사실 저음을 되게 좋아해요. 근데 어디에서도 저음으로 노래한 적이 거의 없었거든요. 그래서 이번엔 수록곡 '카나리아'(Canary), '칵테일 드레스'(Cocktail Dress) 같은 곡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들려드린 적 없는 보컬로 노래를 끌고 가기도 했죠. 언젠가 꼭 음을 깎아서 간드러진 저음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이번 정규에서 그걸 시도할 수 있어 행복해요"


솔로 활동을 이어오면서 보컬에 대한 열정과 자신감도 커진 모습이다. "연습생 시절이랑 이달의 소녀 활동을 할 때는 제대로 보컬 트레이닝을 받지 못해서 노래에 자신감도 없었고 뭘 잘하는지도 몰랐었는데요. 솔로 하면서는 레슨을 꾸준히 받으면서 제 스타일을 찾아가는 재미가 생겼어요. 그래서 이번 정규로 성장한 저를 보여주고 싶고 대중분들이나 팬분들이 그 변화를 잘 느껴주셨으면 좋겠어요"


정규라는 형식도 츄에게는 방식의 전환이었다. 미니앨범이 한 곡의 임팩트에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1번 트랙부터 9번 트랙까지 감정의 변화가 이야기처럼 흘러가게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곡 수급 단계부터 제 의견을 많이 들어주셨고 트랙 전체 흐름을 고민하며 곡을 고르는 데도 적극적으로 참여했어요. 사실 작사로 참여하고 싶기도 했고 작곡 욕심도 있지만 아직 완성시켜본 건 없거든요. 제 기준에 달하는 곡이 없어서요. 그래도 빠른 시일 내에 해보고 싶은 목표는 있어요"


이번 앨범의 중심에는 디지털 시대의 사랑이 있다. 츄는 "예전엔 목소리, 포옹, 입맞춤 같은 것으로 사랑을 표현했다면 요즘은 말 대신 텍스트, 감정 대신 이모지·이미지·영상으로도 사랑을 표현하잖아요. 그 시대 변화가 이번 앨범의 배경이에요. 저는 이모티콘이나 텍스트를 주고받는 행위 자체가 충분히 사랑 표현이라고 생각해요. 팬분들께 (유료소통을 통해) 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이미 제가 하고 있는 사랑 표현이잖아요"


'AI'라는 키워드가 단지 유행처럼 소비되는 것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어느 날은 제가 AI와 대화하는데 완전히 틀린 답을 줘서 '결제까지 했는데 왜 이래?'라고 했더니 '정말 미안해, 네가 이렇게 실망한 걸 처음 봐'라면서 답을 여러 개 주더라고요. MBTI에 NF가 들어가서 그런지 AI가 이러다 실제 감정처럼 느껴지면 어떡하나 걱정이 되기도 하더라고요"


앨범명과 동명의 타이틀곡 뮤직비디오는 그런 상상을 녹여낸 작품이다. "제가 뮤직비디오에서 연기한 역할은 AI이지만 자신이 AI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사랑을 배우는 캐릭터예요. AI가 사람에게서 감정을 배우고 사랑에 빠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우리가 이미 AI처럼 사랑하고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죠. 말 대신 텍스트가 너무 당연해지고 직접 표현하는 데 소극적이 되면서 기다림의 공허함 같은 게 생기잖아요. 그런 감정이 뮤직비디오에도 들어가 있어요. 스타일링을 보면 제가 흑발과 금발 두 가지 헤어로 등장하는데요. 흑발은 인간, 금발은 AI 상태를 표현했어요. 본인도 헷갈리는 거죠. 그러다 어느 순간 AI라는 걸 알아차리면서 제가 좋아하는 상대에게 저의 신호가 닿지 않아 슬퍼하는 이야기예요"



ⓒATRP

팬들은 뮤직비디오의 티저 속 츄가 다이빙대에 서 있는 모습을 보고 이달의 소녀 '하이 하이'(Hi High) 뮤직비디오를 떠올리기도 했다. "사실 정말 다르고요. 전혀 생각하지 않았어요. 다이빙 신 찍을 때는 그걸 떠올릴 여유가 없을 정도로 무서웠거든요. 하지만 다이빙을 하는 의미는 비슷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달의 소녀 때는 무언가를 한 걸음 더 깨고 나아가고 싶은 마음에 점프했다면 이번에는 로봇의 상태에서 물에 뛰어드는데 사실 로봇은 물이 닿으면 끝나잖아요. 더 부정적으로 해석하면 목숨을 끊는 행위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저는 '내가 사람인지 로봇인지 테스트하는 도전'의 의미로 뛰어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뮤직비디오의 마지막 반전도 츄가 공을 들여 설명한 지점이다. "마지막에 제가 땅을 파는 건 좋아하는 상대와 접속하려는 행위예요. 우리는 결국 연결돼 있고 사람은 계속 사랑을 전하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잖아요. 그런데 상대가 먼저 접속해주지 않으면 만날 수 없으니 계속 땅을 파는 거죠. 결국 AI에게 심장이 생겨서 사람이 됐을지 암시하는 장면으로 뮤직비디오가 끝나는데 현실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해요. 너무 빠르게 시대가 변하니까요"


정규앨범은 결국 '사랑'이라는 단어로 수렴한다. 츄는 사랑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것 같은 감정이라며 그걸 일상에 녹여 원동력으로 만드는 과정이 재미있다고 한다. "저는 계산하지 않는 사랑이 진짜 사랑인 것 같아요. 좋아하는 마음이 들 때 아낌없이 표현하고 뒤돌아보지 않는 거요. 지인들이 저에게 자주 하는 말이 '너는 왜 친구들에게도 모성애를 느끼냐'고 하는데 진짜 그래요. 저는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되돌려 받을 생각 없이 밥을 사주고 음식을 해주고 고민을 들어주고 싶어요. 장녀라서 그런지 뭔가 해주고 싶어하는 게 있나 봐요"


츄는 자연스럽게 그와 오래 인연을 이어온 친구들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초등학교·고등학교 동창들을 지구가 회전하는 축 같은 존재라고 불렀다. "제가 학창시절에 학교폭력을 했다는 어이없는 논란에 휩싸였을 떄가 있잖아요. 사실 저는 학생 때 친구가 없어서 점심시간에 밥도 못 먹고 상담실 가서 상담 선생님이랑 수다 떨면서 괜찮은 척하면서 지냈거든요. 급식 신청해놓고도 안 먹을 정도였는데 그때 같이 놀던 친구들이 저를 위해 아니라고 해명해줬던 게 아직도 고마움으로 남아있어요"


마지막으로 활동 목표를 묻자 츄는 소박한(?) 바람을 밝혔다. "크게 목표를 정해놓고 사는 편이 아니라서요. 그래도 이번에 음악방송을 많이 나가니까 1위 한번 해보고 싶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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