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총학 "남녀공학 전환 반대 학생투표 결과 수용하라"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입력 2025.12.09 17:26  수정 2025.12.09 17:26

'공학 전환에 대한 8000 동덕인 의견 조사' 결과 반대 85.7%

공학전환공론화위원회 구성 방식 문제 삼기도

9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정문에서 열린 '2025 학생총투표 결과 전달 기자회견'에서 학생들이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하는 내용의 손팻말을 교문에 부착하고 있다.ⓒ연합뉴스

동덕여대 학생 총투표에서 재학생 85.7%가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한 가운데 총학생회는 투표 결과를 받아들일 것을 학교 측에 요구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 '민주동덕 제58대 중앙운영위원회'는 9일 오후 동덕여대 월곡캠퍼스 정문 앞에서 '총투표 결과 전달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공학 전환에 대한 8000 동덕인 의견 조사' 오프라인 투표를 실시한 결과 총 3470표 중 ▲반대 2975표(85.7%)가 가장 많았고, ▲찬성 280표(8.1%) ▲기권 147표(4.2%) ▲무효 68표(2%)로 순으로 집계됐다.


총학은 남녀공학 전환 추진을 권고한 공학전환공론화위원회 구성 방식을 문제 삼기도 했다. 공론화위는 공학 전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 6월 교원·직원·학생·동문 등 4개 구성단위에서 3명씩 위원을 임명해 꾸려졌다. 구성단위의 규모와 관계없이 같은 비율로 위원을 구성한 것이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비상학생총회와 올해 학생총회 등 여러 차례 공학 전환 반대 의사를 밝혀왔지만, 학교가 구성한 공론화위는 학생·교원·직원·동문을 1:1:1:1 동일 비율로 반영해 학생 의견이 가장 많은데도 같은 비중으로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생 23명의 의견과 직원 1명의 의견이 동일 무게로 적용되는 구조였다"며 "총학생회가 총투표를 통해 의견을 전달하려 했지만, 총투표가 시작된 당일 김명애 총장이 권고안 승인을 공지해 학생 의견은 사실상 배제됐다"고 지적했다.


학생 위원을 제외한 모든 위원이 공학 전환에 찬성하면서 공론화위는 공학 전환을 권고했고, 지난 3일 김명애 총장은 2029년부터 남녀공학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총학은 "학생 총투표는 전체 재학생의 절반 이상이 참여해야 성립하는, 학생 자치에서 가장 강력한 공식 의사표시 수단 중 하나"라며 "학생회가 요구하는 진정한 '숙의'는 이미 결론을 내린 상태에서 진행하는 형식적 위원회가 아닌, 학생들의 의사가 실제로 의사결정에 반영되는 과정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학생총투표 결과 수용하라", "비민주적 행정절차 인정할 수 없다"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아울러 김 총장의 교비 횡령 혐의에 대해 엄정한 수사를 요구하는 서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총장은 업무상 횡령과 사립학교법 위반 등 혐의로 지난달 초 검찰에 불구속 송치됐다. 문제가 된 교비 사용과 관련해 학교 측은 "총장의 사적인 일이 아니라 학교의 운영 관련 비용임이 명백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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