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개봉
미야케 쇼 감독이 ‘여행과 나날’의 원작 틀을 과감히 변주해 배우 심은경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연이어 주목받은 이 작품은 원작 만화의 감성과 감독 특유의 섬세한 시선을 결합해 새로운 여정을 펼쳐 보인다.
ⓒ
2일 오후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미야케 쇼 감독과 심은경이 참석한 가운데 영화 ‘여행과 나날’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여행과 나날’은 어쩌면 끝이라고 믿었던 각본가 이가 우연히 떠나온 설국의 여관에서 예상치 못한 시간을 보내며 다시 시작되는 겨울의 여정을 그린다. 일상 속 여행자들이 스쳐 지나가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꿈결 같은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이다.
이 영화는 제78회 로카르노영화제에서 황금표범상(Pardo d’Oro) 을 수상했으며, 산세바스티안·레이캬비크·함부르크 등 주요 국제영화제 초청은 물론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도 이름을 올렸다.
미야케 쇼 감독의 신작으로,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 ‘새벽의 모든’에 이어 또 한 번 그의 세계관을 확장한다. 원작은 츠게 요시하루의 만화 ‘해변의 서경’, ‘혼야라동의 벤상’이다.
미야케 쇼 감독은 “심은경과 함께 한국에서 영화를 찍고, 다시 한국 관객 앞에서 인사할 수 있게 된 여정 자체가 행복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여름 이야기와 겨울 이야기를 한 영화 안에서 맛볼 수 있다면 분명 재미있는 구성이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만화가 가진 유머와 인생관을 영화적으로 재해석해보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특히 감독은 원작의 일본인 중년 남성이던 주인공을 한국인 여성 캐릭터로 바꾸는 선택을 했다.
그는 “처음엔 원작 그대로 시나리오를 썼는데, 어느 순간 이 역할을 심은경이 연기하면 훨씬 흥미로울 것이라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며 “중요한 건 국적이나 성별이 아니라 캐릭터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였고, 심은경과 작업하면서 그 점을 여러 번 깨닫게 됐다”고 전했다.
영화 속에서 한국어와 일본어를 모두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평소 심은경과는 일본어로 대화하지만, 한국어로 말할 때는 전혀 다른 면이 느껴진다. 이번 작품에서는 그 다층적인 얼굴을 담고 싶었고, 그래서 두 언어가 모두 필요했다”고 말했다.
심은경은 이번 캐릭터 구축 과정이 기존 작품과 매우 달랐다며 “이전에는 참고할 레퍼런스를 많이 찾아 덧붙이며 캐릭터를 만들어 갔다면, 이번에는 대본을 읽고 ‘무엇도 하지 않은 채 저 자체로 존재할 수 있을까’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객이 스스로 겹쳐볼 수 있는 인물이 되길 바랐고, 그래서 감정을 더 쌓기보다 최대한 덜어내는 방식으로 접근했다”고 밝혔다.
심은경은 제38회 일본 닛칸스포츠영화대상과 제36회 싱가포르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심은경은 “해외에서 ‘여행과 나날’이 많은 사랑을 받은 것이 너무 기쁘고 감개무량하다. 많은 분들이 봐주셨다는 것 역시 뜻깊다”라며 “큰 책임감을 느끼고 앞으로 배우로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다짐했다. 12월 10일 개봉.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