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공서열 접은 삼성전자… '3040·기술 리더'가 올라섰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5.11.25 11:04  수정 2025.11.25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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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 리더십 전면 등판, 반도체·AI·로봇 중심의 젊은 체제 가속

기술 편중 뚜렷...HBM4·GAA·AI 모델·로봇SW 등 핵심 라인 배치

여성 기술 리더 확대... 파운드리·광학·AI·브랜드까지 범위 넓어져

지난해 137명에서 161명으로 규모 반등한 점도 조직 재정렬 신호탄

ⓒ데일리안DB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로봇, 반도체 등 기술 분야 인재 161명을 대상으로 2026년 정기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해(137명)보다 그 규모가 더 커졌지만 더욱 눈에 띄는 것은 규모보다 인사 '얼굴'의 교체다. 특히 30대 상무와 40대 부사장이 전면에 나오는등 젊은 인재 발탁으로 과감하게 인사 지도를 바꿨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25일 총 161명(부사장 51명·상무 93명·펠로우 1명·마스터 16명)에 대한 승진 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측은 "두각을 나타내는 젊은 인재들을 과감히 발탁, 세대교체를 가속화했으며,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돌파할 차세대 경영진 후보군 육성을 지속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삼성전자 정기 임원인사 규모가 확대된 것은 5년 만이다. 그간 2021년 214명의 임원인사가 단행된 이후 2022년 198명, 2023년 187명, 2024년 143명, 2025년 137명으로 규모가 지속적으로 축소된 바 있다.


이번 인사에서 규모에 이어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세대교체다. 30대 상무·40대 부사장이 다수 포함되면서, 조직 전반의 리더십 연령대가 한층 젊어졌다. 여성·외국인 등용 폭도 크게 늘었다. AI·로봇·반도체 등 미래 분야 인재가 대거 전면에 올랐다.


DX부문에서는 권정현 삼성리서치 로봇 인텔리전스 부사장(45), 김문수 VD사업부 소프트웨어 상품화개발그룹장 부사장(48) 등 40대 부사장이 11명이 배출되고, 김철민 MX사업부 시스템 퍼포먼스 그룹장 상무(39), 이강욱 삼성리서치 AI 모델팀 상무(39) 등 30대 상무 2명이 배출됐다.


DS부문에서도 DRAM·파운드리·V-NAND 등 삼성 반도체의 핵심 라인에서 40대 전후 인재들이 대거 부사장으로 승진해 구조적 젊어짐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 임원 구조가 기존 연공·직군 중심이 아닌, 전문성과 임팩트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성별 측면에서도 변화는 뚜렷하다. 여성 승진자 다수가 기존의 지원·ESG·마케팅에 국한되지 않고, 파운드리 공정·광학 설계·로봇 소프트웨어 등 기술 중심 포지션에서 선임됐다.


DS부문의 전하영 CTO 반도체연구소 Foundry공정개발팀 마스터(46)·노숙영 SAIT Photonics TU 마스터(44)의 경우 각각 파운드리 공정·광학 설계 분야에서 마스터로 선임돼 선단 공정·센서 기술의 경쟁력을 강화할 핵심 인재로 평가받는다.


DX에서도 구매·브랜드·지속가능경영 부문뿐 아니라 로봇 S/W 개발 전문가 최고은 삼성리서치 로봇 플랫폼팀장 상무(41), 이미지·AI 소프트웨어 역량을 갖춘 최보람 글로벌마케팅실 브랜드마케팅그룹장 상무(48) 등이 상무로 선임됐다.


이번 인사의 또 하나의 축은 '기술 편중'이다. 반도체에선 HBM4·HBM3E·D1c 공정·차세대 V-NAND·선단 GAA 공정 등 최근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야에서 승진자가 집중 배치됐다. DRAM 공정 통합·양산성 확보를 주도한 유호인 메모리사업부 DRAM PA2그룹 상무(46), HBM4 개발을 리딩한 이병현 메모리사업부 DRAM PA2그룹장 부사장(48) 등이 대표적이다.


DX에서도 기술 중심 승진 흐름은 동일하다. 갤럭시 AI 플랫폼 개발, S25·Fold7·Flip7 등 신형 폼팩터 기술, QD·OLED 신모델 개발, AI TV 기반 소프트웨어 기술 고도화 등 성과 기반 기술 리더십이 승진으로 이어졌다. 네트워크 사업에서도 5G-Advanced·전장 솔루션 등 글로벌 시장 경쟁 분야에 부사장이 배치되며 전략성이 강화됐다.


업계 및 재계는 올해 인사가 숫자보다 ‘구성의 변화’에 방점이 찍혔다고 분석한다. 출신·연공·성별·국적 같은 기존 구분선 대신, 성과·전문성·기여도를 기준으로 한 ‘이재용식 인사 원칙’이 전사적으로 안착했다는 의미다. 반도체와 AI 중심의 글로벌 기술 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조직의 리더십 구성을 근본적으로 재정렬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미래 기술 중심 리더십 확보, 젊은 인재의 과감한 발탁, 다양성과 포용성 강화”라는 기조를 공식화했다. 조만간 조직개편과 후속 보직 인사가 발표되면, 경영 체계의 세부 윤곽도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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