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에서 시작된 교육 혁신, 머머 솔루션을 만든 펀치랩 대표를 만나다

박영민 기자 (parkym@dailian.co.kr)

입력 2025.11.20 11:28  수정 2025.11.20 14:19

ⓒ펀치랩

AI가 수업을 설계하고, 교사는 코칭만 하는 교실. 서울 대치동에서 이 낯선 구조를 현실로 만든 스타트업이 있다. 에듀테크 기업 ‘펀치랩(Punchylab)’을 이끄는 편선영 대표는, 영어 문장을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문장의 구조’라고 말한다.


펀치랩은 단어 암기 중심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문법 개념을 세분화하고 AI가 문장 구조를 분석해 학습을 설계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직접 학원을 차려 운영까지 하고 있다.


지난주, 대치동 한 카페에서 편 대표를 만나, 학생들은 어떻게 변화했는지, 교실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그리고 이 시스템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지 직접 이야기를 들었다.


Q. 펀치랩은 어떤 계기로 시작된 회사인가요?

학생들은 영어 문제를 풀다가 모르는 문장이 나오면 휴대폰을 꺼내 단어를 검색해요. 예를 들어 “I found the book difficult.” 이런 문장이 있으면, 검색해서 ‘find’, ‘book’, ‘difficult’ 같은 단어 뜻은 다 알 수 있어요. 그런데도 정작 문장이 무슨 뜻인지 이해를 못 하더라고요.


왜냐하면 문장의 구조 자체를 모르면, 각 부분의 역할이나 흐름이 전혀 안 보이거든요. 그래서 단어 뜻은 아는데 문장이 이해가 안 되는 일이 반복되는 거예요. 이런 걸 계속 겪으면서 저희는 확신했어요. “아이들이 영어 문장을 이해 못 하는 이유는 구조를 몰라서다.”


그래서 저희는 처음부터 ‘문장의 뼈대 구조를 보여주는 시스템’을 만들자고 생각했어요. 학생이 문장을 입력하면 동사와 주어는 무엇인지, 핵심 문법은 어디인지 문장의 구조를 한눈에 보여주는 시스템이요.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생이 진짜로 이해하고 성장할 수 있는 학습 흐름을 만들다 보니, 자연스럽게 문장을 분석하고, 문법 개념을 나누고, 문제를 설계하고, 추천 알고리즘을 붙이고, 결국엔 AI가 수업 자체를 설계하게 되는 구조로 확장된 거예요. 그게 지금의 머머 솔루션이고요.


펀치랩의 기존 B2C앱 '머머 어플'에서 뼈대가 표시된 영어 문장을 보여주는 화면. (사진=펀치랩 제공)

Q. AI가 문제를 설계한다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요?

학생이 문제를 풀면 정답 여부뿐 아니라 풀이 시간, 오답 유형, 문법 개념 통과 여부 등이 모두 기록됩니다. 이 데이터를 AI가 분석해서, “지금 이 학생은 어떤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가?”를 먼저 판단해요.


예를 들어 어떤 학생이 3형식 기본형 문제를 풀고 있다면, AI는 먼저 그 학생이 해당 개념을 확실히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문제를 출제해요. 개념을 알고 있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모르면 그 개념을 학습할 수 있는 문제를 다시 설계해 제공하는 구조죠. 학생마다 약한 개념이 다르기 때문에, AI는 학습 이력을 기반으로 각자에게 꼭 필요한 개념만 선별해서 학습 경로를 설계합니다.


여기서 쓰이는 문제는 모두 펀치랩 AI 로 자체 제작한 문제들이에요. 우리는 기존 시중 문제들처럼 여러 개념이 섞인 문장이 아니라, 하나의 문법 개념만 담긴 ‘단일 개념 문제’를 만들고 있어요. 이게 가능한 이유는 문법을 수백 개의 ‘원자 개념(atomic concept)’으로 세분화해 두었기 때문이고, 그 결과 AI가 정확히 어떤 개념에서 막히는지 판단하고, 그에 맞는 문제를 자동 설계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이런 구조가 누적되면, 학생은 자신이 정말 모르는 개념만 선별해 반복적으로 학습하게 되고, 학습 효율은 자연스럽게 높아지죠.


개인별로 생성된 데일리 커리큘럼과 문제풀이를 진행중인 태블릿의 모습. (사진=펀치랩 제공)

Q. 그래서 대치동에 학원을 연 건가요?

맞아요. 아무리 좋은 기술과 콘텐츠도 실제 수업에서 아이들이 성장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잖아요. 그래서 우리는 단순한 실험이 아니라, 실제로 작동하는 솔루션을 완성하자는 목표로 교실을 열었어요.


그게 바로 대치동의 ‘머머영어학원’이에요. 이곳은 테스트베드가 아니라, 펀치랩이 개발한 AI 수업 시스템이 실제 교육 현장에서 작동하고, 성과를 내고 있는 공간입니다.


수업은 AI가 설계합니다. 진도, 복습, 오답 분석까지 모두 AI가 처리하고요, 선생님은 문제를 만들거나 채점하는 대신, 학생이 왜 틀렸는지, 어떤 사고 과정에서 막혔는지를 함께 짚어주는 ‘코치’ 역할에 집중합니다. 학생마다 다른 문제를 풀고, 각자의 속도로 개념을 통과해 나가는 교실이 바로 여기 대치동에서 매일 운영되고 있어요.


Q. 실제로 학생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놀라웠어요. 기존에는 시험 며칠 전에 벼락치기로 외우던 아이들이, 지금은 매 수업마다 자신의 수준에 맞는 문제를 스스로 풀면서 이해를 하니까, “이번엔 외운 게 아니라 이해가 됐어요” 같은 말을 자연스럽게 하더라고요.


실제로는 내신 점수가 50점 넘게 오른 사례도 꽤 많아요. 한두 명이 아니라, 시스템을 제대로 따라간 학생들 대부분이 눈에 띄게 오르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어요.


그리고 저는 몰입도 차이가 정말 크다고 느꼈어요. 기존 강의형 수업에서는 학생이 스스로 집중하는 시간이 5~10분 남짓이라면, 지금은 수업 시간의 대부분을 본인의 리듬에 맞춰 ‘문제 풀고, 다시 보고, 질문하는’ 흐름으로 보내요. 아이들이 집중하는 시간만 놓고 보면 10배 이상 늘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닙니다.


문제 하나를 풀더라도 단어 뜻, 문장 구조, 문법 위치까지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구조가 잡히다 보니, 영작 실력도 자연스럽게 따라 올라오고요. 아이들 입장에서는 ‘이게 공부인가?’ 싶을 정도로 자연스럽고 반복 가능한 학습 루틴이 만들어지고 있는 거죠.


머머 영어학원 수업 현장. 학생별로 개별 맞춤형 학습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펀치랩 제공)

Q. 이 시스템은 앞으로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까요?

지금 대치동 머머영어학원에서는 이미 학생용 앱과 교사용 웹을 실시간으로 활용하면서 수업이 진행되고 있어요. 학생은 앱을 통해 매일 문제를 풀고, 틀린 문제는 다시 도전하게 되어 있어요. 교사용 웹에서는 학생별 성취도, 개념 통과 여부, 학습 시간 등을 상세하게 확인할 수 있어서, 한 명 한 명의 학습 흐름을 정밀하게 관리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만든 시스템은 이미 대치동 교실에서 학습 효과가 검증된 모델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앞으로는 이 구조를 더 넓게 확산시킬 계획입니다.


하나는 직영 학원을 더 늘리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B2B 형태로 학교, 학원, 교육 기업에 시스템을 공급하는 것이에요. 결국 저희 목표는 단 하나예요. 더 많은 아이들에게, 더 정확한 학습과 성장을 경험하게 해주는 것. 그걸 가능하게 만드는 도구가 바로 지금 우리가 만든 이 머머 시스템이라고 믿고 있어요.


Q. 펀치랩이 추구하는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학생이 “이해가 됐다”, “혼자 풀 수 있었다”는 경험을 갖게 하는 수업을 만들고 싶어요. 공부를 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으면 아이는 금방 지쳐요. 그래서 AI 기술을 개발하는 이유도, ‘학생이 성장하는 수업’을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서예요.


AI는 선생님을 대체하지 않아요. 오히려 선생님이 더 중요한 역할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펀치랩은 그 도구를 만들어나가는 팀이고요.


편선영 대표는 머머 영어학원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그 수업을 만들기 위한 도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교실에서, 그리고 그 이후 어디에서든, 더 많은 아이들이 머머 솔루션을 통해 성취와 성장을 이루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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