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소설 '너는 나의 새벽이었어' 진성림 작가를 만나다

박영민 기자 (parkym@dailian.co.kr)

입력 2025.09.29 11:50  수정 2025.09.29 11:50

ⓒ진성림 작가

호흡기내과 전문의이자 작가로 활동해온 진성림 원장이 신작 장편소설 『너는 나의 새벽이었어』를 출간했다. 이번 작품은 30여 년간 환자의 숨결을 지켜온 의사로서의 경험과, 한 인간으로서 겪은 사랑과 상실, 희망의 흔적을 동시에 담아낸 서정적 기록이다.


작품은 첫사랑의 죽음에서 출발해 의사로 성장하기까지의 길, 의료 현장에서 마주하는 윤리적 선택, 그리고 비극적 사고 속에서 사랑을 끝까지 지켜내려는 주인공의 고백으로 이어진다. 단순한 의학 소설을 넘어 인간 존재의 본질을 묻는 서사로 자리하며, 출간 직후부터 문학계와 독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소설은 제 인생에 대한 고백입니다”


Q.이번 신작 『너는 나의 새벽이었어』를 간단히 소개해 주신다면요?

제게 이 소설은 단순한 허구가 아니라, 제 삶의 기록과도 같습니다. 의사로서 수많은 생사의 순간을 겪었고, 인간으로서 사랑과 상실을 경험했습니다. 그 기억들을 하나의 서사로 엮어낸 것이 바로 이번 작품입니다. 주인공 성림은 ‘누구를 먼저 살려야 하는가’라는 냉혹한 선택의 기로에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이것은 단순한 의학적 고민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본질적 질문이기도 합니다.


Q.작가님께서 직접 밝히신 대로 ‘고백’이라는 말이 인상 깊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소설은 등을 돌린 생명과 떠나간 사랑에 대한 고백이자, 끝까지 함께 버텨준 사람들에 대한 회상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작품을 제 자신에 대한 성찰이자 독자에게 보내는 진심 어린 편지라고 생각합니다.


의학적 체험에서 문학적 서사로


Q. 오랫동안 의사로 일해오신 경험이 소설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30년 가까이 호흡기내과에서 환자를 돌보면서 삶과 죽음의 경계를 수도 없이 보았습니다. 응급실에서 단 몇 초의 판단이 환자의 생사를 갈라놓는 순간, 누구를 먼저 살려야 하는 선택의 무게,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가족의 절규까지 제게는 모두 지울 수 없는 경험이었습니다. 그런 장면들이 작품 속에 사실적으로 스며들었죠.


Q.문학과 의학은 전혀 다른 영역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의학이 생명을 다루는 학문이라면, 문학은 삶의 의미를 다루는 예술입니다. 두 영역은 사실 서로 닿아 있습니다. 의사로서의 경험이 제게는 문학적 영감을 주었고, 문학은 제가 의학을 바라보는 또 다른 눈을 열어주었습니다.


“새벽은 희망과 사랑의 은유”


Q. 작품 제목인 ‘너는 나의 새벽이었어’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새벽은 어둠을 뚫고 찾아오는 빛입니다. 고통과 상실 속에서도 다시 살아가게 하는 힘, 그것이 바로 새벽이죠. 주인공 성림이 마지막 순간 고백하는 “너는 나의 하루를 밝히는 새벽이었다”는 말은 사랑과 헌신, 희생을 압축한 문장입니다. 독자들에게도 각자의 삶에서 ‘당신의 새벽은 무엇인가’를 묻고 싶었습니다.


Q. 새벽이라는 상징은 작가님의 삶에도 연결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의사로서 저는 수많은 밤을 응급실에서 보냈습니다. 죽음을 지켜본 뒤 맞이하는 새벽은 항상 특별했어요. 절망 속에서도 다시 살아낼 수 있는 힘을 주었으니까요. 이번 소설의 제목은 제 삶에서 체험한 그 순간들을 담아낸 것이기도 합니다.


사랑과 상실, 그리고 인간의 선택


Q. 작품의 중요한 축은 첫사랑의 죽음과 비극적 사건들입니다. 특별히 상실의 이야기를 강조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인간은 상실을 통해 성장합니다. 주인공 성림은 학창 시절 첫사랑 유미를 천식 발작으로 잃고 죄책감 속에서 살아갑니다. 하지만 그 상실이 그를 의사의 길로 이끌었고, 결국 삶 전체를 규정짓는 힘이 되었습니다. 비행기 추락 사고에서의 선택도 마찬가지입니다. 상실을 피할 수 없다면, 그것을 어떻게 견뎌낼 것인가가 삶의 본질적인 질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Q. 극적인 사건들이 서사 곳곳에 배치된 것도 그런 맥락이겠군요.

네. 응급실, 의료 대란, 비행기 사고 등은 단순히 드라마틱한 장치가 아니라 인간의 윤리와 사랑이 시험받는 순간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주인공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바로 그의 인생이고, 동시에 독자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거울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자는 결국 자기 삶의 새벽을 발견하게 될 것”


Q. 이번 작품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삶은 짧고 숨결은 찰나입니다. 하지만 사랑은 영원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저는 독자들이 책을 덮은 뒤 “나는 누구의 새벽이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길 바랍니다.


Q. 실제 독자들에게 어떤 반응을 기대하시나요?

독자마다 다른 경험을 통해 작품을 읽게 될 겁니다. 어떤 분은 의료 현장의 긴박함에 공감할 것이고, 또 다른 분은 상실의 기억을 떠올릴 겁니다. 하지만 결국엔 모두가 ‘희망과 사랑이 우리를 다시 살아가게 한다’는 메시지에 닿기를 기대합니다.


작가로서의 소망과 앞으로의 계획


Q. 의사이자 작가로서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저는 여전히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글을 씁니다. 의사라는 직업은 제게 단순한 생계가 아니라 삶의 소명입니다. 앞으로도 그 현장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또한 이번 작품처럼 소설을 통해 독자들에게 위로와 성찰을 전하고 싶습니다.


『너는 나의 새벽이었어』는 의학적 사실과 인간적인 서정, 그리고 사랑과 상실의 드라마가 절묘하게 결합된 작품이다. 진성림 작가는 인터뷰에서 거듭 강조했듯이, 이 소설은 단순한 허구가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고백한 기록이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우리가 붙잡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작가는 그 답을 ‘사랑과 희망’이라고 말한다. 독자는 책장을 덮으며 같은 질문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나는 누구의 새벽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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