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벽 하강 중 추락해 부상당한 등산동호회원…법원 "대장 과실 인정"

진현우 기자 (hwjin@dailian.co.kr)

입력 2025.09.15 19:10  수정 2025.09.15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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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대장 상대 2억원대 손배소 1심, 원고 일부 승소 판결

"대장, 회원 안전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락 원인 제공"

수원지방법원이 위치한 수원법원종합청사 ⓒ연합뉴스

한 등산동호회 회원이 등반대장의 지도로 암벽 하강을 하던 중 추락해 부상을 당한 사고에서 해당 대장의 과실이 인정돼 손해를 일부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 민사15단독 유주현 판사는 등산동호회 회원 A씨가 등반대장 B씨를 상대로 제기한 2억여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유 판사는 B씨의 책임 범위를 70%로 제한해 B씨가 A씨에게 1억319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A씨는 지난 2021년 3월 인터넷 카페 등산동호회 회원 C씨와 함께 암벽 등반 훈련을 위해 불암산을 방문했다가 같은 동호회 등반대장인 B씨를 만났다.


이들은 B씨 제안으로 난도가 더 높은 코스로 옮겨 훈련했다.


사고는 B씨가 '빌레이어'로서 암장 아래쪽에서 로프를 잡고 A씨가 하강하던 중 발생했다. 빌레이어란 확보자·로프 조작 기술을 이용해 등반하는 사람의 등산을 돕고 추락에 대비하는 사람을 말한다.


A씨는 당시 약 7m 높이에서 추락했고 요추 압박 골절 등의 부상을 입었다.


A씨는 "빌레이어로 참여한 피고의 잘못된 지시 내지 과실로 사고가 발생했다"며 B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B씨는 "당시 A씨를 도왔을 뿐"이라며 "사회적 상당성을 초과하는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B씨가 어려운 코스를 제안한 점 ▲산악회에서 기초교육만 수료했던 원고는 당시 피고의 지시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순응할 수밖에 없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가 원고 측에 다른 팀의 로프가 걸려있는 암벽에 이중으로 로프를 설치하도록 한 점 등을 근거로 피고의 과실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B씨)는 원고(A씨)의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만연히 원고에게 '앞자(등반로프)를 빼라'고 지시했다"며 "원고가 추락하는 결정적 원인을 제공했다"고 봤다.


B씨는 재판 과정에서 A씨가 등산동호회 가입 시 "카페지기, 등반대장 등 함께 등반한 사람에게는 민·형사상 어떤 책임도 없다는 것에 동의한다"는 동의서에 동의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위 동의서가 과실에 따른 모든 책임을 면제하는 내용으로 해석하기 무리가 있으며 사고 당일 등반은 산악회 정식 교육이나 등반이 아니었다"고 B씨의 주장을 기각했다.


다만 재판부는 "암벽 등반은 특성상 추락의 위험성이 항시 존재하고 원고는 자율적으로 결성된 동호회에 가입해 활동한 것을 계기로 사고 당일 등반하게 된 점, 피고가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원고에게 대가를 받지 않고 지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인 점 등을 참작해 피고의 책임을 70%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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