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감원장 “빅테크, 고객 신뢰 기반 혁신성장해야”

김민환 기자 (kol1282@dailian.co.kr)

입력 2025.09.11 15:08  수정 2025.09.11 15:09

엔쉬티피케이션 경계…이용자 보호 최우선

“소상공인은 동반자”…정산·수수료 개선

빅테크 리스크 경고…내부통제 자율 구축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권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있다.ⓒ금융감독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주요 빅테크 기업 CEO들을 만나 이용자 보호와 소상공인 상생, 내부통제, IT 보안 강화를 포함한 ‘4대 과제’를 제시했다.


11일 이 원장은 서울 역삼동 네이버스퀘어에서 네이버, 카카오,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쿠팡,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등 빅테크 5개사 대표와 소상공인연합회장을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다.


이번 간담회는 이 원장이 취임 후 업권별 CEO들과 순차적으로 만나고 있는 일정의 일환이며, 빅테크 CEO를 대상으로 한 첫 공식 행보다.


이 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디지털 경제에서 빅테크는 플랫폼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하고 있으며, 전통 금융업의 경쟁 촉진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포털의 이용자, 이커머스 입점업체 등 빅테크가 플랫폼을 통해 쌍방향으로 매개하고 연결하는 다양한 경제 주체를 수익 창출의 도구로만 보지 말고 함께 성장해 나가야 할 동반자로 인식할 때 플랫폼 생태계의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빅테크에 △이용자 중심 경영 정착 △소상공인과의 상생 △위험관리 및 내부통제 강화 △IT 보안·개인정보 보호 등 네 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이 원장은 “엔쉬티피케이션(Enshittification)이라는 신조어가 말하듯, 수익 극대화 과정에서 플랫폼 서비스 품질이 악화되면 이용자는 이탈할 수밖에 없다”며 “알고리즘이 사람의 선택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때 진정한 혁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온라인 대출 플랫폼에서 중개수수료가 높은 상품이 우선 노출된 사례를 언급하며,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당부했다.


소상공인과의 관계 개선도 강조됐다. 이 원장은 “정부 국정과제에도 ‘온라인 플랫폼과 소상공인의 상생’이 포함돼 있다”며, “합리적인 수수료 부과, 신속한 판매대금 정산, 교육 및 마케팅 지원 등을 통해 플랫폼이 소상공인의 든든한 조력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 안정과 직결되는 리스크 관리와 관련해선, 빅테크의 금융 서비스 제공 범위가 넓어지면서 운영 리스크가 시스템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자회사·모기업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리스크 관리 체계의 자율 구축을 요청하며, 금감원도 정기 협의체 가동 등을 통해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최근 금융·통신 분야의 해킹 피해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IT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이 원장은 “빅테크는 수천만명의 금융·상거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보안 리더십을 CEO가 직접 발휘하고, 사고 예방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날 간담회에서 빅테크 CEO들은 이용자 보호 및 소상공인 지원에 대한 각 사의 전략을 소개하며, △대안신용평가 고도화 △합리적 수수료 체계 △입점업체 교육 및 마케팅 지원 등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소상공인연합회는 간편결제 수수료 인하 등 실질적 지원을 요청했다.


이 원장은 “단기적 수익보다 고객 신뢰와 가치 제공을 우선시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기업과 주주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며 “금감원도 빅테크의 혁신과 상생 노력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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