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 5대 은행 발생 42건…1분기 대비 2배↑
'책무구조도' 도입 무색…내부 통제 실패 심각
사전예방 중심 거버넌스 구축 등 대책 마련 시급
올 들어 국내 5대 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가 역대 최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올 들어 국내 5대 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가 역대 최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내건 정부의 정책 기조와 금융당국의 연이은 경고에도 사고가 반복되면서 소비자들의 신뢰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국내 5대 은행에서 올 들어 발생한 금융사고는 2분기 말 기준 총 65건으로 집계됐다. 2분기 들어 단일 분기 기준 역대 최다 기록인 42건이 발생하면서다.
은행권의 내부통제가 도마 위에 올랐던 지난해 총 89건의 사고가 발생한 점을 감안하면 사고 발생 수는 지난해를 뛰어넘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이 17건으로 가장 많은 금융사고를 기록했다. 국민은행이 15건, 우리은행 9건, 농협은행 7건이 뒤를 이었다.
올 들어 잇따르는 금융사고에 사고금액은 현재까지 총 1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사고금액이 10억원을 넘어 공시 의무가 발생한 대규모 금융사고의 총 피해액은 952억341만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로 '사기' 사건으로 분류된 경우가 대다수라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은행 직원이 부당한 이익을 취하거나 고객에게 직접적 손실을 끼친 경우다. 금융회사의 가장 기본적인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라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이에 금융당국의 전방위적인 압박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 이재명 정부는 출범 이후 줄곧 금융소비자 보호를 금융 정책의 핵심으로 꼽고 있다. 금융당국 역시 이에 발맞춰 미흡한 내부통제를 방지하는 '소비자보호 거버넌스 모범관행'을 제시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9일 19곳 금융사 CEO가 참석한 금융소비자보호 거버넌스 간담회에서 "소비자보호 강화는 금융권의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사전예방 중심의 거버넌스 구축이야말로 금융사고와 신뢰 상실을 막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업계에서는 형식적인 제도 도입에 그칠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내부통제 문화가 현장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금융 당국은 올해부터 금융지주와 은행을 대상으로 '책무구조도'를 전면 도입했지만 실효성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책무구조도는 주요 업무별 책임자를 사전에 정하고, 사고가 발생하면 경영진의 책임을 명확히 묻겠다는 제도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고는 내부 의식이 자리잡지 않으면 완전히 뿌리 뽑기 힘들긴 하다"며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강화 방안이 계속해서 나오면서 의식을 바꾸고, 사고를 조금씩 줄여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