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약사와 1.8조 대규모 CMO 계약 체결
누적 수주액 5조원 넘어…관세 우려 잠재워
中 배제 담은 생물보안법 재추진은 기회로 작용
삼성바이오로직스 2공장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초대형 위탁생산(CMO) 계약을 따내며 관세 우려 등 시장의 불안감을 정면으로 돌파했다. 이번 계약으로 올해 누적 수주액 5조원을 넘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재점화된 미국 생물보안법 논의의 수혜주로 떠오르며 하반기 성장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날 미국 소재 제약사와 12억9464만 달러(약 1조8001억원) 규모의 의약품 CMO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월 유럽 제약사와 체결한 2조원 수주 이후 창사 이래 두 번째로 큰 규모로 계약은 2029년 말까지 이어진다. 고객사 정보는 비밀 유지 조항에 따라 공개되지 않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계약을 통해 올해 누적 수주액 5435억원을 기록, 8개월 만에 지난해 수주 금액 5조4035억원에 육박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창립 이래 누적 수주 총액 200억 달러를 넘어섰다.
회사측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으로 인한 대미 수출 환경 위축에도 불구하고 미국 제약사와 초대형 계약을 성사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규모 수주는 최근 시장에서 제기된 우려를 불식시키는 청신호로 평가된다. 시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의약품 관세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미국 내 생산시설이 없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수주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었다.
이희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계약은 미국 내 생산시설 부재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첫 번째 신호탄”이라며 “글로벌 빅파마의 CDMO 수요 둔화 우려가 해소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하반기 최대 호재로 꼽히는 미국 ‘생물보안법’ 심의 재개가 향후 전망을 더욱 밝히고 있다.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중국 거대 바이오 기업의 미국 내 사업을 제한하는 생물보안법이 통과될 경우 글로벌 제약사들은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새로운 파트너를 찾아야만 한다.
지난해 우려 기업 선정 이유, 지정 해제 절차 등이 포함되지 않아 불발됐던 생물보안법은 최근 문제점을 보완해 ‘2026년 국방수권법’ 개정안 형태로 다시 추진되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한국의 CDMO 기업, 특히 세계 최대 생산력을 갖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중장기적인 반사이익을 얻을 전망이다.
지난해 5월 미국 바이오협회가 124개 제약·바이오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79% 가량이 중국 CMO, CDMO 기업과 연관된 제품을 한 개 이상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물보안법이 통과되면 해당 기업들은 공급망 재편으로 내몰린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역시 “생물보안법 추진 이후 수주 문의가 2배 늘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주요 CDMO 라이벌인 우시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와는 달리 대규모 생산을 국내에서 집중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미국 현지에는 영업 사무소만 두고, 송도에 추가 공장을 증설해 생산력을 집중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4월 18만ℓ 규모의 5공장을 가동하며 78만4000ℓ의 세계 최대 생산력을 확보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32년까지 송도에 6~8공장을 추가로 증설해 132만4000ℓ까지 생산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 연구원은 “상반기부터 본격 가동된 ADC 생산 시설과 5공장을 기반으로 연내 추가 수주 발표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며 “이는 곧 6공장 착공 소식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확대된 생산력은 기존 핵심 고객과의 관계를 다지는 동시에 신규 고객사를 확보하는 동력이 될 전망이다. 글로벌 상위 20대 제약사 대부분을 고객사로 확보한 경험이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향후 상위 40대 제약사까지 영역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연이은 대형 계약을 따내며 회사의 경쟁력과 이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며 “핵심 경쟁력을 통해 올해만 미국, 유럽, 아시아 등 글로벌 전역에서 다수의 신규 계약을 확보하는 등 고객 기반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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