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경영 1년째’ 롯데, 하반기 쇄신 방향은?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입력 2025.07.16 15:41  수정 2025.07.16 17:16

신동빈 회장 주재로 하반기 VCM 개최…1박2일 일정

유통·화학·식품 등 주요 계열사 실적 부진

비핵심 사업 재편·자산 매각 속도…바이오·AI 등도 주목

신동빈 롯데 회장(왼쪽)이 지난 1월 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2025 상반기 VCM’을 개최하기 전 롯데케미칼의 ‘AI 기반 컬러 예측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롯데지주

지난해 하반기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롯데그룹이 올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 옛 사장단회의)’을 1박2일 일정으로 진행하면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통상 당일 오후에 시작해 저녁에 마무리하는 일정이었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1박2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만큼 롯데그룹을 둘러싼 위기감이 그만큼 고조됐음을 방증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이날부터 17일까지 경기 오산 롯데인재개발원에서 ‘2025 하반기 롯데 VCM’을 개최한다.


롯데 VCM은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 열리며,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장남 신유열 미래성장실장(부사장)과 롯데지주 대표이사 등 80여명이 참석해 그룹 경영 방침과 중장기 전략 등에 대해 논의한다.


상반기 VCM에서는 지난해 경영성과를 평가하고 그룹 차원의 전략을 수립하는 반면 하반기엔 상반기 경영 성과를 되짚어보고 목표 달성을 위한 세부 방침을 공유한다.


앞서 지난 1월9일 열린 상반기 VCM에서 신동빈 회장은 “2024년은 그룹 역사상 가장 힘들었던 한 해”라며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로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회의에서도 화학·식품·유통 등 각 사업군의 총괄 대표가 부문별 사업 전략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1월 불거진 유동성 위기설 이후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며 고강도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비핵심사업과 유휴 자산을 정리하고 주력사업을 강화하며 본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지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렌터카 기업인 롯데렌탈을 판 데 이어 신성장동력으로 삼았던 롯데헬스케어(디지털 헬스케어 사업부)를 3년 만에 청산했다.


또한 롯데웰푸드는 충북 증평 제빵 공장을 매각했고,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도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사업부를 매각했다. 롯데케미칼 역시 파키스탄과 인도네시아 자회사 지분을 매각했다.


그룹 내 대표 캐시카우로 꼽히던 롯데케미칼은 글로벌 석유화학 산업 불황 등의 여파로 지난 2022년부터 올 1분기까지 누적 영업 적자가 2조1310억원에 달한다.


유통과 식품 부문의 주요 계열사들도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올 1분기 매출 1조184억원, 영업이익 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 73.5% 줄었다. 이 기간 롯데슈퍼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2% 73.3% 감소했다.


유통 부문 체질 개선을 하기 위해 신 회장이 지난 3월 5년 만에 롯데쇼핑 사내이사로 복귀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신용평가사들이 올 상반기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의 신용 등급을 일제히 하향 조정한 점도 부담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롯데케미칼의 기업 신용등급을 기존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하향했다. 롯데지주의 무보증사채 등급도 ‘A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각각 낮췄다.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신사업 점검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외부 인사 초빙 강연과 스타트업 신기술, AI 혁신 기술 등을 주제로 한 쇼케이스도 프로그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소비 쿠폰 등을 통한 내수 부양책, 이에 따른 소비 심리 개선,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허용 등의 외부 환경 변화가 영업에 우호적”이라며 “롯데쇼핑은 올 하반기에는 상반기 대비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백화점은 최근 외국인 매출 비중이 늘면서 트래픽 방어에 도움을 줄 전망”이라며 “할인점은 홈플러스의 매각 추진으로 경쟁 완화가 예상돼 상반기 대비 나은 영업환경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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