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파트너사 임상 2상서 비바멜라곤 안전성·유효성 확인
임상 3상 도입 준비, LG화학 높아진 로열티 기대감↑
당뇨 치료제 제미글로 외에도 새로운 캐시카우 확대
LG화학의 신약 파이프라인 확장에 청신호가 켜졌다. 기존 캐시카우인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에 이어, 희귀비만증 치료제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며 생명과학 부문 사업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리듬파마슈티컬스는 시상하부비만증 임상 2상에서 유효성 및 안전성을 확보했다. 이 회사는 LG화학으로부터 경구용 희귀비만증 신약 후보물질 ‘비바멜라곤(LB54640)’의 글로벌 라이선스를 도입한 바 있다.
비바멜라곤은 LG화학이 자체 개발해 지난해 1월 리듬파마슈티컬스에 글로벌 라이선스를 이전한 포만감 신호 유전자(MC4R) 작용제다.
리듬파마슈티컬스는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시상하부 기능 손상으로 식욕 제어에 어려움을 겪는 12세 이상 환자 28명을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했다.
그 결과 14주차 600mg 고용량 투여군에서 체질량지수(BMI)가 위약군(가짜 약을 투여받은 그룹) 대비 9.3%p 감소했고 400mg 중용량군에서는 7.7%p, 200mg 저용량군에서는 2.7%p 줄었다. 반면 위약군의 BMI는 2.2%p 증가했다.
안전성도 양호했다. 가장 흔한 이상 사례는 설사와 오심이었으나 대부분 경미한 수준으로 보고됐다. 리듬파마슈티컬스는 이번 2상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및 유럽 규제 당국과 임상 3상 디자인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2상 결과에 대해 데이빗 미커 리듬파마슈티컬스 CEO는 “비바멜라곤의 시상하부비만증 환자 치료 가능성을 제시하며, 적절한 용량 범위를 확립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곧 비바멜라곤의 임상 3상 디자인을 논의 및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바멜라곤’ 차세대 매출 동력될까
시장에서는 이번 임상 2상 성공을 통해 LG화학 생명과학 사업이 신약 개발 역량과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희귀비만증 시장은 리듬파마슈티컬스가 개발한 주사제 ‘임시브리’가 사실상 유일한 치료 옵션이다. 주사제와 달리 비마멜라곤은 세계 최초의 ‘경구용’ MC4R 작용제로 매일 맞아야 하는 주사제의 불편함을 개선할 것이라는 기대다.
기존 치료제의 피부 색소 침착과 같은 부작용 우려도 낮춰 ‘게임 체인저’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같은 기술력을 인정 받아 LG화학은 지난해 1월 리듬파마슈티컬스와 3억500만 달러(약 4000억원)에 비마멜라곤의 글로벌 개발 및 판권을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LG화학은 선급금으로 받은 1억 달러(약 1370억원) 중 4000만 달러(약 551억원)를 이번 3분기 실적에 반영할 예정이다.
LG화학은 리듬파마슈티컬스에 한국을 포함한 모든 글로벌 시장 판권을 이전했지만 향후 판매 승인 및 상업화 단계에 따라 마일스톤(성과에 따른 단계별 기술료)을 수령할 수 있다. 판매에 따른 별도의 로열티도 받게 된다.
구체적인 판매 로열티 비율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평균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5~10% 로열티를 받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성공적으로 상용화 된 이후 LG화학이 연간 1500억원 이상의 로열티 수입도 가능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희귀비만증 치료제 비마멜라곤의 순항은 LG화학 생명과학 사업 성장에 속도를 높여줄 전망이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부는 지난해 매출 1조2690억원을 기록하며 ‘1조 클럽’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올해는 연 매출 1조3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기존에는 당뇨 치료제 ‘제미글로’와 성장호르몬제 ‘유트로핀’이 LG화학 생명과학사업부 실적을 견인해 왔지만 최근 항암제부터 비만 치료제까지 포트폴리오가 늘어나면서 사업 경쟁력이 다각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G화학 관계자는 “파트너사 리듬파마슈티컬스가 개척하고 있는 희귀비만증 시장은 현재 약 500억원대 분기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비마멜라곤은 복용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경구용 치료제로 현재 주력 사업인 당뇨, 성장호르몬, 백신 분야와 더불어 새로운 성장 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이벨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2023년 7000만 달러(약 900억원) 수준이던 희귀비만증 치료제 시장은 2030년 11억5200만 달러(약 1조5000억원) 이상으로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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