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정권서 거부권 행사된 '한우법' 국회 문턱 넘어…축산 입법 지형 변화 예고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입력 2025.07.04 10:12  수정 2025.07.04 10:16

한우법, 11년 만에 제정…축종별 입법 흐름

한돈법 발의에 낙농 제도 논의까지 이어져

한우법이 제22대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축종별 입법 도입이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챗GPT

한우농가 보호를 위한 이른바 ‘한우법’이 지난 정권의 거부권 행사에도 불구하고 제22대 국회 문턱을 넘었다.


현행 축산법 체계에서 개별 축종 산업을 다룬 법률이 본회의를 통과한 첫 사례로, 향후 축산법 체계 전반의 변화와 함께 다른 축종의 입법 요구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탄소중립에 따른 한우산업 전환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한우법)은 지난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한우법은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수입 확대와 시장개방에 대응하기 위해 2014년 처음 발의됐으며, 한우산업의 체계적인 육성과 소비촉진을 위한 지원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후 10년 넘게 국회에 반복 상정됐으며, 제21대 국회에서도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2024년 5월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제정이 무산됐다.


당시 농림축산식품부는 “한우만을 위한 개별 법률은 돼지·닭·오리 등 다른 축종과의 형평성을 해치고, 한정된 재원 내에서 축종 간 지원 경쟁을 초래해 축산업 전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한 바 있다.


한우법이 제정되면서 앞으로 정부는 5년마다 한우산업 육성과 지원을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한다. 또 경영안정 자금 및 장려금 지급, 한우산업발전협의회 설치, 기업 참여 시 농가 협력계획 수립 의무화 등의 내용이 법률에 명시된다.


전국한우협회 측은 “법이 제정된 만큼 정부는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통해 그 내용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사항을 담아야 한다”며 “한우 유전자 보호와 국가적 관리 체계 구축, 한우 수급 안정 및 중장기 정책 수립, 자급률 목표 설정 및 정책적 지원 등 실질적인 내용이 담겨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제정을 계기로 축종별 입법 논의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축산업계에서는 한우에 이어 한돈, 낙농 등 주요 축종별로 산업 특성을 반영한 법적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한돈법 발의를 시작으로 축종별 맞춤형 입법 논의가 속도 낼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월 한돈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한돈법)도 발의된 바 있다. 한돈법은 5년 주기 한돈 산업 종합계획 수립, 수급조절협의회 설치, 경영안정과 수입안정보험 도입 등 내용을 담고 있다.


낙농 분야에서도 제도 개선과 법적 기반 마련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최근에는 낙농진흥법 개정이나 낙농산업 전반을 포괄하는 특별법 제정에 대한 정책 논의도 일부 진행되고 있다.


축산단체 관계자는 “한우법 제정을 계기로 다른 축종도 법적 기반을 갖추는 논의가 이어져야 한다”며 “산업별 특성에 맞는 입법이 병행돼야 축산업 전체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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