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1월 점유율, 韓 18%·中 69%
조선업 불황 2016년 15% 이후 최저치
업계 "양보단 질적인 부분 평가돼야"
전문가 "수년 뒤에도 질적 수주 중요"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사업장의 대형 크레인.ⓒ연합뉴스
올해 세계 조선 시장에서 한국의 수주 점유율이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유일한 경쟁국인 중국이 컨테이너선‧벌크선 등에서 점유율을 대거 확대한 영향이다. 양국의 점유율 격차가 갈 수록 벌어지는 상황에 대한 일각의 우려에도, 국내 조선업계는 오히려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17일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 기관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1월 글로벌 시장에서 발주된 신규 선박 6033만CGT(표준선 환산 톤수·2159척) 중 한국의 수주는 1092만CGT(248척)로 약 18%에 그쳤다. 중국은 4177만CGT(1518척)로 69%에 달했다.
한국의 수주 점유율은 조선업 불황이 닥쳤던 2016년 15.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당시 불황으로 소극적인 수주 전략을 택한 한국, 일본 조선사들에 비해 중국은 자국 선사들이 발주한 물량을 바탕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했었다.
점유율 뿐 아니라 수주량에서도 한국과 중국의 격차는 극심하다. 현재까지 양국의 수주량 차이는 3085만CGT로 두 국가의 수주량 격차도 사상 최대로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양국의 격차를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조선업계가 초호황기에 진입했음에도, 중국에 크게 밀리는 상황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국내 조선사들은 수주의 양보단 질에 평가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고 설명한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이 최근 케파(생산 능력)를 대거 확충하며 수주량을 늘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수주하는 선박의 질을 보면 한국에 중요한 선박 발주가 몰리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현 시점에서는 고부가 수주를 통한 수익을 극대화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2~3년 전 선별 수주 전략을 통해 수주한 고부가 선박이 최근 매출에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국내 조선사들의 실적은 고공행진하고 있다.
국내 주요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는 올해 3분기 동반 흑자를 달성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조선 부문 자회사의 선전에 힘입어 3분기 3984억원 영업이익을 올렸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도 각각 256억원, 1199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3사의 올해 합산 영업이익이 2008년 초호황기 이후 처음으로 2조원을 넘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국내 조선사들의 이같은 실적은 친환경 고부가 선박이 책임지고 있다. IMO(국제해사기구)와 EU(유럽연합)의 점차 강화되는 환경 규제 조치가 친환경 선박 및 선박 교체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국내 조선사들이 경쟁력을 가진 액화천연가스(LNG)선의 수요가 끊기지 않고 있다.
조선업계는 친환경 선박의 발주 러시가 지속될 것으로 분석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선주들이) 2050년까지 넷제로(Net-Zero, 탄소 순배출량 0)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선박을 교체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면서 "이는 오랜 기간에 걸쳐 선박 교체 수요가 있음을 의미하며, 우리에게 큰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도 관련 선박의 수요로 수년치의 수주량을 채워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오히려 일감이 찬 중국 조선사가 내년부터는 매력적인 인도 일정을 제시하지 못하게 되면서 한국 조선사에 또다른 발주가 몰리게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종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미 초대형 유조선 같은 경우 중국에 도크가 꽉차 한국에 물량이 대거 유입된 경우도 있었다"면서 "매해 발주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내년에는 한국의 점유율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용환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수치만 보고 산업이 좋다 안좋다를 결정해선 안된다"면서 "실제로 한국 조선사들의 수주 잔량이 절대 낮다고 볼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현재는 물량보단 질적 수주가 중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선별 수주 전략을 가져가면서 수년 뒤에도 이같은 기조가 이어질 수 있는 수주잔량을 채워두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