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임대차보호법 개정안 발의
계약갱신청구권 무제한 사용, 적정임대료 고시 등
시장 반발 잇따라…전문가들도 ‘시장 왜곡’ 우려
“비아파트·전세 급감, 고가 월세화…임차인 주거불안 가중”
12·3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탄핵 정국이 본격화하면서 부동산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탄핵 정국이 본격화하면서 부동산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시장 분위기가 혼란스러운 가운데 야당이 현재 2번으로 제한된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을 무한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을 발의해 논란이다.
전문가들은 이해관계에 따른 갈등을 부추길 뿐만 아니라 전세의 월세화를 앞당겨 주거 불안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9일 국회 등에 따르면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종오 진보당 의원은 전세 임차인이 계약갱신청구권을 제한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에는 지역별로 적정 임대료를 산정할 수 있는 산정위원회를 설치하고 적정 임대료를 고시하도록 하는 방안도 담겼다. 여기에 임차보증금, 선순위담보권, 국세·지방세 체납액 등을 더한 금액이 주택가격의 70%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또 전세사기 피해방지를 위해 임대차 계약 체결 즉시 임차인의 대항력이 발생하도록 했다. 임대인이 변경되면 임차인에게 통지의무를 부과하고 새 임대인의 납세증명서를 임차인에게 제시하도록 하는 등 임대인의 정보 제공 의무도 강화했다.
여기에 임차보증금이 일정 기준 이하인 경우, 임차인은 다른 담보권자보다 우선해 임차보증금 전액을 변제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임대인이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하는 조건도 월세 ‘2회 연체’에서 ‘3회 연체’로 늘었다.
이를 통해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강화하고 전세사기 노출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야당 의원들의 구상이다.
법안이 발의되고 시장에선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임대인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데다 외려 임차인의 주거불안이 가중될 우려가 커서다.
각종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선 “집값 올리는 방법도 가지가지”, “비아파트, 전세는 씨를 말리겠단 정책” 등 비판과 함께 “현재 임대차 계약이 종료되면 월세로 돌리는 게 낫겠다”, “집 있으면 무조건 죄인”이란 반응이 쏟아졌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일까지던 입법 예고 기간 중 법안 반대 의견은 2만6541건에 달했다. 윤종오 의원실에도 항의 전화가 빗발친 것으로 전해진다.
전문가들은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임대차시장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전세물량이 줄어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임대인들이 지방, 비수도권 중심으로 주택을 우선 처분하게 되면 그만큼 서울-지방 간 양극화도 더 심화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부동산시장의 정치적 불확실성은 시간이 해결해줄 수 있다지만,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비아파트의 전세 종말, 월세시대 도래, 지방소멸 가속화, 수도권 집중 심화 등 여러 문제를 야기할 만한 심각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또 “임차인이 월세를 연체해도 봐주고, 원하면 무제한 갱신을 받아줘야 한다는데, 이를 당연히 받아들일 집주인이 있을까 의문”이라며 “전세임대사업은 답이 없다고 생각해 임대인들은 월세로 전환하거나 매각 후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하는 식으로 전략을 바꿀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임대인-임차인 간 분쟁이 엄청날 것”이라며 “전세공급이 줄면 가격은 급등할 수밖에 없고, 고가의 월세 물량이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자꾸 앞장서서 시장을 왜곡하면, 결국 피해는 임차인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며 “일부 깡통전세를 막는 효과는 거둘지 몰라도, 이미 피폐해진 비아파트 시장은 더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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