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책경고 이상 제재 시 금융권 취업 제한
올 들어 잦아진 노조와 갈등 봉합도 주목
실적 개선 및 사업 경쟁력 강화는 성과
이석기 교보증권 대표이사. ⓒ교보증권
이석기 교보증권 대표이사 임기가 내년 3월 종료되는 가운데 실적 개선 등 성과에도 연임을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랩·신탁 돌려막기 관련 제재 결과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단 전망과 함께 노조와 갈등 완화 여부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석기 대표의 3연임 최대 걸림돌로 떠오른 채권형 랩어카운트·특정금전신탁 불법거래 혐의와 관련 금융당국의 중징계 가능성이 지목된다. ‘문책경고’ 이상의 제재가 확정될 경우 연임 불가는 물론 3~5년 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되서다.
교보증권은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5월 실시한 채권형 랩·신탁 판매 실태 점검에서 8개 증권사(미래에셋·NH투자·한국투자·KB·하나·SK·유진·유안타증권)와 더불어 돌려막기 관행이 적발됐다.
특정 고객의 일정 수익률을 보장하기 위해 신규 고객 계좌에서 손실을 돌려 막기 하거나 회사 고유 자금으로 일부 손실을 보전하는 등의 행위가 드러난 것이다.
교보증권은 랩·신탁 운용에 고유자산을 이용하는 것에 대해 내부통제 조직을 통해 진행하는데 이 대표는 손실보전 의사결정을 승인해 제재가 예고됐다.
금감원은 지난 9월 랩·신탁 돌려막기 관련 제재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교보증권과 이 대표에게 각각 중징계를 통보했다. 교보증권은 3~6개월 영업정지 조치를, 이 대표는 문책경고를 사전통지 받았다.
금융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해임권고 ▲직무정지 ▲문책경고 ▲주의적경고 ▲주의 등 5단계로 나뉘는데 문책경고부터 금융사 임원 취업이 제한돼 중징계로 분류된다.
금감원은 이 대표에 대한 징계 수위를 이후 경감시켰다. 지난달 이 대표에 대해 제제수위를 ‘문책경고’보다 한 단계 낮은 ‘주의적경고’로 내렸는데 이는 경징계에 해당한다.
랩·신탁 돌려막기 관련 증권사 대표에 대한 제제 수위는 오는 26일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최종 결정된다. 만일 경징계로 결정될 경우 연임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나 사전통지대로 문책경고를 받을 경우 연임에 적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노사갈등을 완화하는 것도 연임을 위한 중요 과제로 지목된다. 올 들어 노조와의 갈등이 잦아지고 있어서다.
앞서 노조는 올해 5월 교보증권이 임금을 체불했다고 주장하면서 법원에 소송장을 제출했고 이 대표의 교체를 요구했다. 최근엔 지점 통폐합과 인력 구조 조정 문제를 두고 갈등이 있었다.
서울 여의도 교보증권 사옥 전경. ⓒ교보증권
업계는 랩·신탁 돌려막기 관련 제재가 경징계로 결정되고 노조와의 갈등을 봉합한다면 이 대표의 연임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대부분이 올해 적자에 허덕인 반면 실적 개선과 사업 경쟁력 강화를 이뤄냈기 때문이다.
교보증권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영업이익이 155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44.6% 성장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호 실적이 기대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교보증권의 올해 연간 영업익 추정치는 1886억원으로 작년보다 168.3% 증가가 예상된다. 추정치가 맞아 든다면 지난 2021년(1855억원) 기록한 역대 최고 실적을 넘어선다.
교보증권의 자기자본이 올해 9월 말 기준 1조9997억원으로 2조원에 육박하며 종합금융투자사(종투사)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사업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이 대표의 리더십이 중요하단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3연임시 모(母)회사인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 작업에도 중요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된다. 교보생명은 오는 2025년 하반기를 목표로 자(子)회사에 자본 수혈을 진행하는 등 지배구조를 정비 중이다.
이 대표는 교보생명 출신으로 내부사정에 밝고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심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1993년 교보생명에 입사해 재무실장, 경영기획실장, 투자사업본부장, 자산운용담당, 경영지원실장 등을 지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달 말 금융당국의 제재수위가 어떻게 결정날 지가 우선 중요하다”면서도 “이 부분만 해소되면 업황이 어려운 상황에서 실적 개선을 이뤄낸 만큼 이 대표의 연임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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