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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 시대의 혁신적 인도주의 솔루션: 기후 회복력으로 미래를 준비하다


입력 2024.10.30 13:56 수정 2024.10.30 13:57        김준평 기자 (kimjp234@dailian.co.kr)

국제구조위원회 이은영 한국대표. ⓒ국제구조위원회(IRC)

기후 변화는 이제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닌, 전 세계적으로 인도적 위기를 초래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자연재해의 빈도와 강도는 기후 변화와 함께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취약한 지역사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많은 이들에게 기후 변화는 아직 ‘다가올 위기’일 수 있지만, 국제구조위원회(IRC)가 활동하는 국가들(예맨, 차드, 시리아 등)에서는 기후 변화가 이미 '오늘의 위기'로 자리 잡았다. 매일같이 농작물이 말라가고, 물이 부족해지며, 기후 위기로 인해 분쟁과 빈곤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후 변화는 이미 수백만 명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를 들어, 2022년 파키스탄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는 전체 인구의 약 15%인 3,300만 명에게 피해를 입혔다. 이는 서울 인구의 약 3.5배에 달한다. 이러한 재난은 빈곤, 기아, 난민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으며, 특히 기후 위기에 가장 적게 기여한 국가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전통적인 인도적 대응만으로는 이러한 위기를 해결하기에 한계가 분명하다. 이제는 기후 회복력을 강화하는 새로운 접근이 절실히 요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후 변화의 가장 큰 희생자인 이 지역사회들은 전 세계적인 기후 대응 논의에서 점점 더 소외되고 있다. 이들의 피해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는 지금, 더 이상 이 문제를 외면할 수는 없다.


기후 회복력이란 기후 충격을 받아도 회복하고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는 인도적 지원에 있어 핵심적인 요소로, 단순한 구호를 넘어 장기적인 복원력을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둔다. 회복력이 강한 지역사회는 재난 이후 빠르게 복구되고, 생계를 유지할 수 있으며, 이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보장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기후 회복력은 기후 변화의 충격에 대한 지역사회의 저항력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FAO(UN 산하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가뭄, 홍수, 폭염과 같은 재난으로 인해 생계를 위협받는 사람들의 수는 2030년까지 1억 2,2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예측은 기후 회복력을 강화하는 것이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과제임을 보여준다.


국제구조위원회(IRC) 연구에 따르면 기후 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중 20%는 예측이 가능하지만, 인도적 지원 자금의 1% 미만만이 사전적 예방 조치에 사용되고 있다. 기상 예보 시스템은 기후 변화로 인한 재난을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는 중요한 도구다. 국제구조위원회(IRC)는 나이지리아 북동부에서 홍수 예측을 바탕으로 사전적 현금 지원을 제공하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홍수가 예상되면, 지원 대상 가정에 미리 현금을 제공하여 그들이 재난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 프로그램의 결과, 홍수 발생 후에도 이러한 가정들은 식량 비축, 자산 보호, 가족 대피 등 사전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 이는 단순한 사후 구호보다 훨씬 효과적이며, 피해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기후 변화는 농업을 중심으로 한 지역사회에 큰 위협을 가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중요한 솔루션 중 하나는 종자 안보(Seed Security)다. 국제구조위원회(IRC)는 시리아 북동부, 니제르, 남수단 등에서 종자 안보 프로그램을 통해 기후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고품질 종자를 농부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시리아 북동부에서는 불규칙한 비와 가뭄으로 밀과 보리의 90%가 손실되었으나, 국제구조위원회(IRC)의 지원으로 농업 생산을 지속하고 식량 위기를 예방할 수 있었다. 이러한 종자 안보 프로그램은 전 세계 수천 명의 농부들이 기후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향후 5년간 개량된 밀 종자 배급을 통해 약 1만 4천 농가에 880만 달러의 추가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한다.


국제구조위원회(IRC)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사전적 현금 지원, 기상 예보 시스템, 종자 안보 등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해왔으며, 이는 기후 취약 지역사회에서 효과적인 대응으로 자리 잡고 있다. 종자 안보 프로그램은 단순히 종자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농부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현지 품종을 테스트하고 증식하는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단순한 구호를 넘어 지속가능한 기후 회복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해결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기업과 정부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이 필수적이다. 기술 개발과 자금 지원, 정책적 협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기후 회복력을 강화할 수 있다. 특히, 기후 위기가 심각한 지역에서는 국제 NGO, 기업, 정부가 힘을 합쳐 지속 가능한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제구조위원회는 파키스탄에서 호주 외무부와 협력하여 WASH를 위한 라이프(LIFE)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등 이러한 협력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기후 변화는 더 이상 미래의 위협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직면한 현실이다. 하지만 이 위기 속에서도 우리는 기후 회복력을 통해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 국제구조위원회(IRC)는 그 최전선에서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사전적 대응으로 재난을 예방하며, 개량된 종자 하나로 수천 명의 생계를 지켜낸다.


이제 우리 앞에 놓인 선택은 분명하다. 기술, 협력, 그리고 혁신을 통해 더 많은 지역사회가 기후 위기를 극복하고 회복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함께 나아가야 한다. 혁신적 인도주의 솔루션은 단순한 대책을 넘어, 인류의 미래를 지키는 열쇠가 될 것이다.

김준평 기자 (kimjp23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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