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경기침체에 소비 위축 속 돌파구 절실
해외 브랜드와 라이선스 맺거나 자체 브랜드 확대
패션업계가 다른 분야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패션 브랜드로 탄생시키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고물가와 경기침체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만큼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전략인 것으로 관측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영국 ‘캉골’, 호주 ‘헬렌카민스키’, 미국 ‘팬암’ 등 해외 라이선스 브랜드 사업을 주로 전개하며 덩치를 키워온 SJ그룹은 자체 IP브랜드 ‘LCDC™’ 키우기에도 몰두하고 있다.
LCDC™은 지난 16년간 캉골을 캉골키즈로, 헬렌카민스키는 모자에서 의류 라인으로 확장 론칭시키며 안정적인 성장을 해온 SJ그룹이 자체 브랜드 IP를 통한 사업 확장을 모색하고 글로벌 진출을 공략하기 위해 만든 뉴컨템포러리 패션 브랜드다.
고객 반응도 좋은 편이다. LCDC™의 올 5월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2% 신장했다. 이 기간 온라인 자사몰 전체 방문자수와 구매자수도 각각 188%, 442% 뛰었다.
SJ그룹은 LCDC™의 글로벌 진출도 꾀하고 있다. 파리패션위크 기간을 공략해 오는 21~25일 ‘디저트 그림스케이프(DESERT DREAMSCAPE)’라는 컨셉으로 파리 LCDC™ 쇼룸을 오픈할 예정이다.
SJ그룹 관계자는 “첫 글로벌 시장 테스트와 함께 경쟁력을 강화하고 2025년도를 목표로 본격적인 유럽 진출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더네이쳐홀딩스는 내셔널지오그래픽, 브롬톤런던 등 글로벌 브랜드를 패션 사업으로 운영하며 대박을 터트리고 있다.
최근에는 자체 IP 브랜드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기존의 라이선스 계약 위주의 사업 전개에서 전략을 확대해 오너십을 가진 자체 브랜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더네이쳐홀딩스는 지난 2002년 워터스포츠 브랜드 ‘배럴’을 인수한 데 이어 이달 글로벌 브랜드 ‘데우스 엑스 마키니’를 인수했다.
데우스는 모더스포츠를 기반으로 의류, 서핑, 커스텀 카페, 바버 숍까지 아우르는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로, 현재 서울 홍대 와우산, 종로 삼청, 성동 성수에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더네이쳐홀딩스 관계자는 “배럴 인수를 통해 자체 브랜드 확보의 첫발을 내딛었고 이번 글로벌 유명세를 보유한 데우스를 비롯해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라이선스 브랜드와 자체 브랜드 사업을 병행하며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궁극적으로는 다양한 형태의 브랜드 사업을 운영하는 글로벌 의류 기업으로 확장하기 위해 해외 유수의 브랜드 인수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계획”이라며 “향후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 확장에서 상시 수익성을 고려한 전개로 재무적 건전성 또한 안정적으로 유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미국의 모터사이클 브랜드 할리데이비슨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오는 9월 컨템포러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할리데이비슨 컬렉션스’를 론칭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모터사이클 문화에 친숙한 고객층은 물론 2030세대까지 타깃으로 해 아시아의 젊은 세대가 열광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각오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할리데이비슨의 DNA가 담긴 점퍼, 재킷, 가죽제품, 티셔츠를 주력 상품군으로 삼고 온라인 플랫폼과 핵심 지역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패션업계가 IP 패션 브랜드 육성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고물가·경기침체 여파로 소비 심리가 악화되면서 의류 소비가 주춤하자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특히 MZ세대에게 익숙한 브랜드를 활용할 경우 신규 브랜드에 비해 흥미와 관심을 유도하기 쉽고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