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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그랜저' 토요타 크라운, 한국서는 '영앤리치' 노린다


입력 2023.06.05 15:00 수정 2023.06.05 15:00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토요타코리아, 플래그십 모델 '크라운' 출시

세단 말고 '크로스오버'로 첫 발… 젊은 층 공략

연비 효율성에 퍼포먼스까지… 고급 퍼포먼스 하이브리드 지향

토요타코리아가 5일 서울 강남구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토요타 대표 플래그십 세단 '크라운' 공식 출시행사를 열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토요타코리아가 5일 서울 강남구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토요타 대표 플래그십 세단 '크라운' 공식 출시행사를 열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일본에서 관공서 차, 성공의 아이콘인 토요타의 크라운이 상징처럼 여겨지던 세단을 버리고 크로스오버를 앞세워 한국에 상륙했다. 현대차의 그랜저와 맞대결을 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영앤리치(젊은층의 자산가)'를 공략해 럭셔리하고 날렵한 이미지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콘야마 마나부 토요타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은 5일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열린 크라운 출시행사에서 "한국 고객들이 다양한 전동화의 선택지와 모빌리티 가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신형 크라운 선보인다"며 "크라운은 토요타의 라인업 중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모델이며 토요타의 혁신과 도전을 상징하는 모델"이라고 말했다.


이날 출시된 16세대 크라운은 1955년 토요타 최초의 양산형 승용차로 출시된 이래 토요타 브랜드 라인업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모델이다.


일본 시장에서는 주로 관공서 차, 사장님 차, 성공의 아이콘 등으로 통하며 한국 시장의 현대차 그랜저와 같은 위상을 지니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출시 소식이 알려졌을 때도 크라운은 그랜저의 대항마가 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토요타코리아는 모두 예상을 깨고 크라운에 반전을 줬다. 일본에서는 럭셔리하고 중후한 이미지가 강하지만, 한국 시장에는 오히려 그랜저와 정 반대로 '젊은 감성'을 부여한 것이다.


특히 토요타가 주목한 것은 한국 시장의 '부유한 젊은층'이다. 국내 시장에서 럭셔리 스포츠카와 고급 수입차들이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단 점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젊은 감성은 현대차 그랜저가 국내 시장에서 좀처럼 성공적으로 공략하지 못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강대환 토요타코리아 상무는 "한국에서 자동차는 자신을 드러내는 데 매우 중요한 수단 중 하나이며 한국 시장의 많은 젊은이들이 주저없이 고급 수입차를 구매한다"며 "크라운은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기 위해 출시하는 차가 아니라, 판매 대수는 적더라도 젊은층 사이에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관심을 끌 수 있는 고급차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크로스오버 형태가 잘 드러나는 토요타 크라운 측면.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크로스오버 형태가 잘 드러나는 토요타 크라운 측면.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이에 토요타코리아가 내건 한국 전용 크라운의 승부수는 바로 '크로스오버(CUV)'다. 이번 16세대 크라운은 일본 현지에선 세단, 스포츠, CUV, 에스테이트 등 4가지 형태로 출시됐는데, 크라운의 상징과 같은 세단을 포기하고 CUV를 먼저 들여온 것이다. 국내에서 캠핑, 골프 등 라이프 스타일이 유행으로 자리 잡으면서 SUV, CUV 등의 판매량이 높아진 점을 공략했다.


이병진 토요타코리아 상무는 "모두 크라운은 세단일 것이라 예상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이 다양화되고, 특히 한국시장에서 SUV의 판매량이 늘어난다는 점을 고려해 CUV를 먼저 출시하게 됐다. 차후 고객들의 반응에 따라 세단, 스포츠, 에스테이트 등 모델의 도입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고급 트림인 2.4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는 펀드라이빙을 중시하는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한 또 하나의 주력 포인트다. 연료효율성에 퍼포먼스를 더한 신개념 하이브리드차를 내세워 고급감과 스포티함을 한번에 잡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토요타는 크라운 2.5 기본 하이브리드 모델보다 2.4 듀얼부스트 모델의 가격이 약 700만원 가량 높게 책정됐음에도, 타깃층을 더 젊은 세대로 잡았다. 2.4 듀얼부스트 하이브리드는 기본 모델인 2.5 하이브리드보다 퍼포먼스 주행에 특화된 모델로, 가솔린 터보 엔진, 다이렉트 시프트 자동 6단변속기, 고출력의 수냉식 리어모터가 장착된 '이포 어드밴스드' 시스템을 통해 348마력을 발휘한다.


강 상무는 "2.5 기본 하이브리드는 4-50대까지도 판매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2.4 듀얼부스트 하이브리드는 2-30대가 타깃층"이라며 "하이브리드는 곧 연비라는 통념을 깰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만, 일본차 불매운동으로 인한 판매량 축소의 영향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만큼 판매 목표는 다소 보수적으로 책정한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는 크라운의 주력 모델이 고급 트림인2.4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임에도 불구하고, 100여대의 재고를 들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판매량 보다는 한국 시장 내 라인업 확장과 크라운의 출시 자체에 의의를 둔 것으로 보인다.


강 상무는 "토요타그룹이 전세계에서 1000만대를 넘게 판매하는 자동차 회사다 보니 반도체난의 영향을 아직까지 받고 있다"면서도 "한국시장에서 크라운 계약 건수가 늘고 판매량이 확대되면 추가적으로 재고를 더 들여올 것"이라고 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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