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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이슈] 구독자 540만인데 ‘적자’…스타 PD에게도 냉정한 유튜브 콘텐츠의 세계


입력 2023.06.04 14:04 수정 2023.06.04 14:04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TV 콘텐츠와는 다른 접근 필요…유명 PD라고 해서 유리한 것은 아냐”

“많은 분들이 착각하시는데 저희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 구독자 수도 많고, 조회수도 나쁘게 나오는 편이 아닌데, 작년 결산을 해봤더니 적자더라. 너무 웃기지 않나.”


최근 CJ ENM 프로듀서 나영석이 만화가 이말년의 유튜브 채널 ‘침착맨’에 출연해 유튜브 채널 운영의 어려움에 대해 이렇게 토로했다.


ⓒ‘채널 십오야’ 영상 캡처 ⓒ‘채널 십오야’ 영상 캡처

물론 ‘채널 십오야’는 나 PD가 소속된 tvN에서 운영하는 채널로, 협찬, PPL 등을 적극적으로 받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나 PD는 “서로 광고 같은 것들이 복잡하게 얽혀있어서 문제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큰 프로젝트일수록 오히려 협찬이나 PPL을 안 받는다”고 설명하며 “그렇게 해서 나오는 조회수 수익은 사실 방송에 들어가는 제작비에 비하면 크지 않다. 적자가 크지는 않지만 (채널이 잘되고 있는 것에 비해) 괴리가 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구독자가 540만을 넘고, 조회수 또한 수십, 수백만을 자랑하는 유튜브 채널이 적자를 기록한다는 사실에 시청자들은 놀라움을 표했다.


‘채널 십오야’만의 문제는 아니다. MBC에서 퇴사한 이후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와 유튜브, 케이블 채널 등을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 중인 김태호 PD 또한 아직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제작사 테오(TEO)의 이름을 내 건 유튜브 채널 ‘TEO 테오’를 운영하며 활발하게 영상을 게재하고는 있지만, 40만 구독자의 선택을 받는데 그친 것. 물론 이 역시 적은 숫자는 아니며, 100만 조회수가 넘는 동영상 또한 다수 보유 중이지만 김 PD를 향한 기대치를 고려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이기도 하다.


KBS 출신 김광수, 권재영 PD 비롯해 CJ ENM 출신 오관진 PD 등 다수의 베테랑 PD들이 방송국을 떠난 후 유튜브에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으나, 소위 말하는 ‘대박 콘텐츠’를 내놓는 것이 쉽지 만은 않은 상황이다.


김태호 PD의 경우 유튜브 채널 운영 초반, 업로드 날짜를 지키지 않아 빈축을 사는 등 다소 가벼운 태도로 유튜브 콘텐츠에 임해 지적을 받기도 했다. 새 예능 ‘지구마불 세계여행’을 ‘TEO 테오’ 통해 업로드하는 과정에서 ‘목요일 저녁’으로 두루뭉술하게 게재 시간을 알리는가 하면, 결국 자정이 돼서야 올라온 콘텐츠는 앞서 공개됐던 티저 영상의 추가 버전에 그쳤었다. 결국 ‘유튜브라 만만했던 것 아니냐’, ‘아직 유튜브 생태계를 모르는 것 같다’는 차가운 반응을 얻어야 했다.


다양한 콘텐츠는 물론, 활발한 소통 통해 시청자들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가고, 이를 통해 더욱 깊은 만족감을 선사하는 것이 유튜브 콘텐츠의 매력이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 PD가 보여준 무성의해 보이는 태도가 팬들의 실망감을 유발했던 것이다.


물론 이들의 경험 또는 긴 시간 쌓아온 역량이 유튜브 콘텐츠에도 적용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퀄리티 높은 콘텐츠를 생산해 내며 유튜브 콘텐츠의 한계를 뛰어넘는 등 긍정적인 측면 또한 분명히 있다.


다만 짧은 호흡, 또는 재치 있는 자막 등 TV 콘텐츠와는 다른 문법에 유연하게 적응을 하지 못하면 오히려 그들의 경험이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 인기 웹예능 PD는 “TV 콘텐츠와는 조금 다른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방송국 출신 PD, 유명 PD라고 해서 무조건 유리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유튜브의 경우 규모를 줄여 접근할 필요도 있다. 무작정 퀄리티에 방점을 찍어 제작비나 인력을 많이 투입하게 되면,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덧붙였다.


또 다른 PD는 “유튜브 콘텐츠들의 경우 피드백이 굉장히 빠르다. 이러한 부분들에 빠르게 대응을 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유튜브 콘텐츠들의 특성을 고려해 접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피드백이 빠르다는 것은 콘텐츠에 실망감이 있을 경우 외면도 빠르다는 뜻이 된다”고 말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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