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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D 경쟁 패러다임 기술→가격으로…韓 시장 전략 재점검해야"


입력 2023.06.01 12:00 수정 2023.06.01 13:41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2023 SID 리뷰 심포지엄…"2027년까지 마이크로 LED·OLED 세자릿수 성장"

"디스플레이 신기술 주도권 경쟁 우위 위한 韓·美간 표준협력 추진 필요"

이동욱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이 1일 서울 삼성호텔 신관에서 열린 '2023 SID 리뷰 심포지엄'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이동욱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이 1일 서울 삼성호텔 신관에서 열린 '2023 SID 리뷰 심포지엄'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한국·중국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 격차가 빠르게 축소되면서, 디스플레이 산업 경쟁 패러다임도 '기술'에서 '가격'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차기 격전지로 주목받는 Ex-OLED(확장형 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내 기업들이 이 같은 변화에 발 맞춰 시장 전략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세계정보디스플레이학회에서 주최한 '디스플레이 위크 2023'의 주요 기술동향을 공유하고 국내기업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점검하기 위한 '2023 SID 리뷰 심포지엄'을 1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최근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된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산업의 현 수준을 분석하고 선진기술을 보유한 국가와의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된 기술은 AMOLED 패널기술, 친환경 QD(퀀텀닷) 패널기술, 마이크로 LED(발광다이오드) 패널기술, 나노 LED 패널기술 등이다.


먼저 이상진 한국디스플레이협회 상무는 SID 키노트로 진행된 DSCC 시장 전망 소개와 더불어, 이 기간 개최된 사실상표준기구 ICDM(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 총회에서 한국이 제안한 내용에 대해 소개했다.


DSCC는 코로나19로 발생한 수요불균형으로 디스플레이 시장이 지난해 1280억 달러에 이어 올해 1160억 달러로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내년부터는 공급안정화 및 수요증가로 2027년에는 1480억 달러를 달성, 5년간 연평균 2.9%의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진단했다.


기술별로 보면 OLED는 2027년까지 연평균 7% 성장, LCD 0.8%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기간 마이크로 LED 및 마이크로 OLED(OLEDoS)의 경우, 100% 이상의 급격한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어플리케이션 부분에서는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자동차 디스플레이 성장을 예상했다. AR/VR 비중은 2022년 1%에서 2027년에는 4%로, 자동차는 7%에서 9%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일본 소니는 올해 애플의 AR/VR 헤드셋에 디스플레이당 100 달러 이상의 가격으로 마이크로 OLED를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 시장 '큰 손'인 애플의 OLED 채용모델이 증가하면서 2027년 태블릿, 노트북에서의 OLED 비중은 40%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애플의 OLED 제품 로드맵은 2024년 ▲11.1인치 OLED 아이패드 프로 ▲12.9인치 OLED 아이패드 프로, 2026년 ▲14.3인치 맥북 프로 ▲16.3인치 맥북 프로 ▲20.5인치 LTPO 폴더블 NB 등이다.


이 같은 애플의 OLED 채용 확대를 겨냥해 국내 기업들이 투자를 늘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상진 상무는 "2024년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이 탠덤 OLED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의 Gen 8.7 이후 LG디스플레이와 중국 BOE 후속 투자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상진 한국디스플레이협회 상무가 'DSCC 바라본 시장전망과 국제 표준화 협력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이상진 한국디스플레이협회 상무가 'DSCC 바라본 시장전망과 국제 표준화 협력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이어 진행된 심포지엄 발표에서는 중국 등 경쟁국의 Ex-OLED(확장형 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을 짚어보고, 마이크로 OLED 및 마이크로-LED, 퀀텀닷 기술의 시장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제협력 방안이 제시됐다.


SID 회장을 역임한(2016~2017년) 김용석 혁신공정사업 단장은 OLED 패널기술 생산격차가 2년 이내로 빠르게 축소되고 있으며 '고품질(High-Quality)'에서 '저비용(Low-Cost)'으로 디스플레이 산업 경쟁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고 제시했다.


김용석 단장은 "과거 3~4년 벌어진 기술 격차가 최근 들어 줄어들면서 앞으로는 거의 동시에 (기술 개발이) 일어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기존 올레드 산업은 기술경쟁이었는데 이제는 가성비가 경쟁 포인트로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서민철 경희대학교 교수는 기존의 OELD 성능과 효율을 뛰어넘는 Ex-OLED 연구 결과들을 소개하며, 중국과의 OLED 경쟁 우위를 위한 국내 기업의 시장 전략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OLED는 시장 확대(extend)와 확장(expand)이라는 의미를 담은 3세대 OLED 패널을 말한다. EX-OLED는 OLED의 TV 외 응용처를 대폭 늘린 OLED를 말한다. 태블릿, 노트북 등 IT 기기를 비롯해 자동차 등 새로운 영역에도 사용 가능한 OLED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일본 JDI, 중국 Visionox, 일본 SEL이 선보인 기존 대비 30% 이상 공정 시간 단축과 저비용 생산이 가능한 포토리소그래피(photolithography) 기반의OLED 패터닝 기술을 비롯해, 완성도 높은 중국 TCL의 65인치급 8K 잉크젯 프린팅 폴더블 OLED 기술은 중국의 후발주자들도 쉽게 구현할 수 있어 국내 기업에 위협이 된다고 지적했다.


변춘원 ETRI 실장은 대만 이노룩스(Innolux), 미국 매직 리프(Magic Leap)가 국제협력을 통한 XR(확장현실) 기기의 기술 진보를 시도중이라며, 국내 기업이 보유한 마이크로 OLED 패널의 시장점유율 확산을 위해 해외 광학-시스템 기업과의 협력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LG, 삼성을 비롯해 중국 BOE, CSOT 등 모든 패널 기업들이 무안경식 입체영상 구현기술인 라이트필드(Light Field) 디스플레이 시제품을 전시했으나, 상용화를 위해서는 어지럼증 저감 기술, 다인용 인터랙션 기술 등이 추가로 개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이크로 LED와 마이크로 OLED 성장 진단ⓒ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마이크로 LED와 마이크로 OLED 성장 진단ⓒ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김정현 한국광기술원 센터장은 발표를 통해 중국의 BOE가 완성도 높은 AM 방식의 163인치급 4K LTPS 마이크로LED 제품을 선보였으나 비용저감 및 수율개선을 위한 획기적인 연구성과는 전세계적으로 확보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장비개발에 치중해있는 국내 마이크로LED 소부장 기업의 기술력 향상을 위해 미국 Dow, 독일 머크(Merck), 바커(Wacker) 등 해외 유수의 소재 기업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곽정훈 서울대학교 교수는 대부분의 QD(퀀텀닷) 원천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나노시스(Nanosys)와 8세대 QD 잉크젯 기술을 보유한 일본의 파나소닉 등과의 국제협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날 디스플레이협회는 국제표준화가 산업 주도권을 좌우할 핵심 가치로 급부상하면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국내 디스플레이 기술 표준 선점으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미국은 민간 중심의 표준 정책을 유지해왔으나, 신기술 주도권 확보를 위한 국가 차원의 중장기 '국제표준 전략'을 8대 핵심기술과 함께 지난 5월 발표한 바 있다. 8대 핵심 기술은 통신 및 네트워크, 반도체 및 마이크로 전자공학, AI(인공지능) 및 머신러닝, 생명공학, 위치·경로·시간 서비스, 디지털신분증명 및 블록체인, 청정 에너지, 양자정보기술 등이다.


디스플레이 혁신공정사업단 김용석 단장이 'SID 2023 Overview' 발표를 하고 있다.ⓒ디스플레이산업협회 디스플레이 혁신공정사업단 김용석 단장이 'SID 2023 Overview' 발표를 하고 있다.ⓒ디스플레이산업협회

협회는 표준 제안부터 제정까지 평균 5년의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국제적 합의 조정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 상무는 "표준문건 추진 시 타국의 전문가 참여가 필요하며, 유대관계 형성 및 우호적 관계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디스플레이 국제공동 연구회'를 통해 선진기술을 보유한 해외기관과 국내기업간 협력을 연결하기 위한 '국제협력 창구'를 운영할 예정이다.


이동욱 한국디스플레이협회 상근부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디스플레이 위크를 통해 우리나라가 선도하고 있는 폴더블·롤러블 OLED 등 폼프리(Form-free) 분야에서 경쟁국 대비 기술 우위를 확인할 수 있었으나, 미래 시장에서의 기술 격차는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국가첨단전략기술에 지정된 디스플레이 산업은 정책·금융, R&D, 인력양성 등 정부의 중장기적인 지원과 국가 차원의 보호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나, 민간 차원에서의 기술 및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인 국제협력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산업과 시장의 영역을 넘어 경제·안보를 위협하는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우리나라가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기술 개발, 표준화 등에서 미국, 일본 등 관련 국가들과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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