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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황영웅의 추락을 부추기는 팬들 [기자수첩-연예]


입력 2023.04.02 07:30 수정 2023.04.03 04:52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팬덤은 진화하고, 성숙됐다. 과거 맹목적인 응원과 소비를 보이던 팬덤과 달리 최근 팬들은 아티스트의 도덕성을 요구하고, 이를 지키지 못하면 신랄한 비판도 마다않는다. 심지어는 아티스트가 사회적 물의를 빚으면 팬덤에서 과감히 이탈하는 상황도 심심찮게 발어진다.


ⓒ뉴시스, MBN ⓒ뉴시스, MBN

그런데 이 말이 모든 팬덤에 적용되는 건 아니다. 여전히 ‘내 아티스트만 지키면 된다’는 식의 사상을 가진 팬덤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유아인, 학폭(학교폭력) 등의 의혹을 받는 황영웅 등의 아티스트와 그의 팬덤을 통해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물론 이들의 팬덤 구성원 모두가 잘못된 응원을 보낸다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이 두 아티스트를 예로 언급하는 건 다수의 팬들이 분별력 없는 응원 등의 행위를 이어가고 있고, 그로 인해 일반 대중과의 마찰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유아인은 현재 대마·프로포폴·코카인·케타민 등 마약 4종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달 27일엔 12시간에 걸친 소환 조사를 받고 혐의를 받은 이후 처음으로 취재진 앞에 서서 고개를 숙였다. 결코 법적 책임이 가볍지 않은 사안이고, 유아인 역시 이후 SNS 입장문까지 포함해 두 차례에 걸쳐 물의를 빚은 점에 대해 사과했지만 유독 그를 추종하는 다수의 팬들만큼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클론 강원래의 아내인 가수 김송은 유아인이 SNS에 올린 사과문에 “기다리고 있어. 처음부터 유아인의 일등 팬인 거 알죠? 의리남!”이라는 댓글을 남겼다가 “정신나갔다. 마약을 옹호한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정신 잘 박혀있습니다만?”이라고 반박하는 등 설전을 벌였다. 김송 뿐만 아니라 해당 글에는 ‘자책하지 마라’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며 그의 복귀를 기다린다는 내용의 댓글이 다수 올라왔다.


황영웅의 팬덤도 마찬가지다. 황영웅은 학폭과 데이트 폭력 의혹, 폭력 전과 등으로 구설에 오르면서 출연 중이던 MBN 오디션 프로그램 ‘불타는 트롯맨’에서 하차했다. 이후로도 그를 둘러싸고 사생활 의혹을 폭로하는 글이 연이어 올라오면서 사실관계를 둔 이슈가 끊임없이 불거졌다. 지난달 30일에는 MBC ‘실화탐사대’에서 황영웅의 동창이자 전 여자친구가 등장해 그의 과거사를 폭로하기도 했지만 팬들은 여전히 ‘마녀사냥’ ‘가짜늇’라며 황영웅을 두둔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황영웅을 하차시킨 MBN 사옥 앞에서 ‘황영웅 인권사수! 기자들 마녀사냥 중단하라! 가짜뉴스 엄마들 뿔났다’라는 현수막을 걸고 시위를 벌이면서 황영웅의 ‘무결’을 주장했다. 결국 황영웅은 직접 팬들에게 쓴 글을 통해 “방송 게시판에 글을 올려주시거나 방송국에 항의를 해주시거나 저를 욕하는 사람들과 싸워 주시는 게 감사해야 마땅할 일이지만, 지금의 저에게는 그 조차도 너무나 괴로운 일”이라면서 “억울하고 화가 나시더라도 조금만 참아 달라”고 당부했다.


스타를 향한 응원은 존중 받아 마땅하다. 그렇다고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 스타에게까지 응원을 보내는 것을 어떻게 존중할 수 있을까. 누군가는 이들의 잘못으로 지우지 못할 피해를 입었고, 그들을 향한 잘못된 응원은 이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가해로도 작용할 수 있다. 스타를 무조건적으로 보호하려는 잘못된 팬심은, 오히려 여론을 악화시키고 스타들의 추락만 부추길 뿐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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