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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최민희 방통위원 추천 단독강행…국민의힘 "의회폭력사태"


입력 2023.03.31 02:00 수정 2023.03.31 02:00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野 단독으로 '최민희 방통위 상임위원 추천안' 본회의 통과

김기현 "최민희 방송 정치편향성 부추긴 사람…말도 안돼"

박성중 "민주당, 인사추천안도 밀어붙여…의회 폭력사태"

허은아 "민주당, 안쓰러워"…與 "협치 완전 실종" 비판도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4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최민희) 추천안 표결이 진행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4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최민희) 추천안 표결이 진행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최민희 전 의원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추천안을 단독으로 의결 강행하자, 국민의힘은 이를 '의회폭력사태'로 규정하면서 반발했다. 특히 최 전 의원이 방통위원으로서의 자격이 미달이라는 점을 꼬집으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방탄을 위해 여야 협치가 사라진 점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국회는 30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재석 의원 177명 중 찬성 156명, 반대 18명, 기권 1명, 무효 2명으로 최민희 전 민주당 의원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추천안을 의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최 전 의원 추천안에 반발해 집단 퇴장하면서 표결에는 야당 의원들만 참석했다.


최 전 의원은 지난 20일 안형환 방통위 부위원장의 후임으로 민주당의 추천을 받았다. 방통위원은 '방송통신위원회 설치법'에 따라 여권 인사 3명과 야권 인사 2명으로 구성된다. 상임위원 5인 중 위원장을 포함한 2인은 대통령이 지명하고, 3인은 여당이 1명, 야당이 2명을 번갈아가며 추천해 왔던 게 관례였다.


이에 여야는 30일 임기가 만료되는 안 부위원장의 후임 추천권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안 부위원장이 현재 국민의힘이 야당이었을 당시 추천했던 인사였던 만큼 새로운 인사를 '여당 몫'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 여당 측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정권이 바뀌면서 민주당이 '야당'이 된 만큼 안 부위원장의 후임은 야당이 추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민주당은 내부 공모를 거쳐 최민희 전 의원을 신임 방통위원으로 추천했다. 이날 최 전 의원의 추천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방통위 내 여야 구도는 2(안형환·김효재) 대 3(한상혁·김창룡·김현)에서 1(김효재) 대 4(한상혁·김창룡·김현·최민희)로 바뀌게 됐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양곡관리법에 이어 이번에는 인사추천안마저 여야 합의없이 힘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의회폭력사태"라며 "방통위는 법에 따라 여 3, 야 2로 구성되는데 최민희 후보까지 더하면 야당 추천이 3명이 돼 절대 불가하다"고 지적했다.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4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최민희) 추천안 표결이 진행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나가 자리가 텅 비어 있다. ⓒ뉴시스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4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최민희) 추천안 표결이 진행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나가 자리가 텅 비어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은 여야 몫을 따지기 이전에 최 전 의원이 방통위 상임위원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앞서 최 전 의원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성공한 전태일'로 치켜세우는가 하면, 지난해 2월 22일엔 '이재명 대통령'이란 SNS 글을 올리는 등 편파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최 전 의원이 의원 재임 중에 방송에 부당한 압력을 가하고, 2020년 정보산업연합회 상근부회장으로 약 1억7000만원의 연봉을 받으면서 근무시간의 직무와 전혀 무관한 방송에 출연해서 민주당을 옹호한 점을 들어 방통위 상임위원으로의 자격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또 국민의힘은 최 전 의원은 민언련(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 출신이란 점도 지적하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을 나오면서 기자들과 만나 "최민희라는 분이 방송의 정치 편향성을 가장 앞장서 부추긴 사람 아닌가. 그런 사람을 방송통신위원으로 추천하겠다는 건 말도 안 되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자기 멋대로, 자의적으로, 마음대로, 국회를 운영하는 못된 버릇을 국민들께서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최 전 의원이 안 부위원장의 후임으로 지명되면서 방통위 설치법에 따라 위원장 유고 시 부위원장이 위원장 직무를 대행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2020년 TV조선의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심사 점수가 수정된 사실을 알고도 다른 위원들에게 알리지 않는 방식으로 공무 집행을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될 위기에 몰려있다. 이에 최 전 의원이 방통위로 갈 경우 부위원장이 재차 방통위원장직을 대행할 수 있는 만큼 방통위 정책 결정 주도권을 여전히 민주당이 움켜쥐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제 방통위마저 '친명 전위대'로 만들려는 것이냐"며 "요즘 같은 미디어 빅뱅 시대에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릴 수 있다고 믿는 것이냐. 민주 없는 민주당이 이제 안쓰럽기까지 하다.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 심판을 면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법안을 일방적으로 처리하는 것으로도 모잘라 민주당이 이제는 인사권에까지 손을 뻗쳐 이재명 대표 리스크를 물타기하려는 의도가 너무 뻔하게 보인다"며 "이런 결정이 앞으로 더 반복될 것이 분명한데, 민주당이 정말로 여야 협치를 포기한 것 같아 서글퍼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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