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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브랜드 지향 않는다"… 기아 'EV9', 보조금 적용 되면 적수가 없다


입력 2023.03.29 06:00 수정 2023.03.29 06:00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볼보·벤츠 등 수입 대형 전기 SUV, 가격 1억 이상

"보조금 혜택 받을 수 있도록 할 것"… 8500만원 이하 가능성

GT라인부터 자율주행 레벨 3 'HDP' 탑재… 하반기 론칭

기아 EV9 GT라인. ⓒ기아 기아 EV9 GT라인. ⓒ기아

기아가 EV6에 이어 두 번째 전용 전기차인 EV9 출시를 앞둔 가운데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수준의 가격을 책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3열 시트를 제공하는 크기의 경쟁 모델이 많지 않은 만큼 수입차와의 경쟁에서 합리적인 가격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지난 28일 진행된 EV9 월드 프리미어 온라인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선보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합리적인 가격과 상품 구성을 통해 EV9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최대한 많은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드프리미어는 전 세계 시장에 EV9을 최초 공개하는 행사지만, 사실상 이날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의 관심은 가격으로 집중됐다. 기본적으로 전기차의 가격대가 내연 기관차보다 높은데다가 국내 시장에 3열 시트까지 제공하는 크기의 대형 전기 SUV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EV9의 가격은 앞으로의 전동화 전략과 글로벌 포지셔닝에 있어서도 중요하다. 플래그십 모델임과 동시에 소비자들에게는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느낌을 주면서 판매량을 확대시킬 필요성이 있는 모델이기 때문이다. 앞서 2021년 출시한 EV6의 긍정적인 시장 반응을 이어갈 두 번째 전동화 모델이라는 점에 있어서도 마냥 높은 가격을 고집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아 EV9 GT라인. ⓒ기아 기아 EV9 GT라인. ⓒ기아

이날 기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기아 EV9은 보조금 혜택이 적용되는 8500만원 선 근처에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개편된 전기차 구매보조금 정책에 따르면 5700만원 이상~8500만원 이하 전기차는 보조금 50%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8500만원을 초과하면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이는 EV9이 플래그십 모델이라 하더라도 기아가 럭셔리 브랜드를 지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유력해 보인다. 현대차와 기아를 통틀어 첫 대형 전기SUV인 만큼 그간 출시된 전용 전기차 중에선 가장 비싸지만, 수입 브랜드와의 싸움에서는 사실상 보조금 적용 여부가 최대 경쟁력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류창승 기아 고객경험본부 전무는 "기아는 앞으로도 프리미엄 브랜드나 럭셔리 브랜드를 지향하진 않는다"며 "과거 내연기관 라인업에서 그랬듯 향후 전기차 시대를 맞아서도 소형에서부터 하이엔드 세그먼트까지 완벽한 라인업을 통해 더 다양한 고객을 만나고자 한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시장에서 EV9과 동급의 전기차 중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모델은 현재 없다. 애초에 대형 전기 SUV가 많지 않기도 하지만, 수입차 중에서도 럭셔리 브랜드의 플래그십 모델들인 만큼 보조금 혜택과는 거리가 먼 가격으로 책정됐다.


현재 국내에서 출시됐거나 출시 예정인 대형 전기 SUV는 벤츠 EQS SUV, BMW XM, 하반기 출시 예정인 볼보EX90 등 럭셔리 브랜드의 모델들이다. 벤츠 EQS SUV는 1억 6160만원부터, BMW XM은 2억을 넘는다. 볼보 역시 1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EV9의 가격이 7000만원에서 9000만원 선으로 책정될 경우 국내 시장에서는 사실상 적수없는 대형 전기 SUV로 거듭날 전망이다. 그동안 출시된 기아의 모든 모델 중에 가장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동급 전기차 중 경쟁 가능한 가격대의 차량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높은 판매량도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기아는 플래그십 모델인 만큼 고급 사양과 기술 등을 통해 체감 혜택을 구매 가격보다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EV 차량 전문 상담원을 육성하고 기아 커넥트 스토어를 통해 OTA(무선 업데이트)도 제공할 계획이다.


류 전무는 "매장 내 경험을 혁신하고 EV9 고객을 위한 전문 상담원을 육성하겠다"며 "또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원하는 차량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커넥트 스토어를 통해 디지털 사양이나 원하는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GT라인부터는 레벨 3 수준의 자율 주행 기능인 HDP가 탑재되면서 기술 수준도 한단계 끌어올릴 예정이다. HDP는 기존 현대차, 기아에 탑재되는 HDA2(고속도로 주행보조)와 비교해 고속 주행 상태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운전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이다.


조병철 기아 국내 상품실 상무는 "현재는 꼭 핸들을 잡고 운전을 해야 하지만 HDP가 되면 핸즈오프 상태에서 고속도로 자율주행이 가능하다"며 "HDA2 대비 더 좋아진 부분은 여러가지 센서나 라이다가 장착되기 때문에 급격한 상황에서의 컷인이나 곡면도로 주행에서 상당히 안전한 주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기아는 이달 31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킨텍스에서 열리는 ‘2023 서울 모빌리티쇼’에서 EV9과 EV9 GT-line을 전시하고 실차를 공개할 계획이다. 사전 계약은 오는 2분기 중 EV9(2WDㆍ4WD)의 정부 인증 절차가 완료되면 국내 기준으로 확정된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와, 상세 트림별 사양 운영안을 공개한 후 실시될 예정이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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