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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리와인드(75)] ‘꽃선비 열애사’ 권음미 작가의 능숙한 장르 결합


입력 2023.03.23 14:22 수정 2023.03.23 14:22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편집자 주> 작가의 작품관, 세계관을 이해하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매 작품에서 장르와 메시지, 이를 풀어가는 전개 방식 등 비슷한 색깔로 익숙함을 주기도 하지만, 적절한 변주를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의외의 변신으로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현재 방영 중인 작품들의 작가 필모그래피를 파헤치며 더욱 깊은 이해를 도와드리겠습니다.


MBC 드라마 ‘종합병원2’의 공동 집필로 데뷔한 권음미 작가는 장르 스펙트럼이 넓은 작가다. 이후 ‘로열 패밀리’, ‘갑동이’, ‘캐리어를 끄는 여자’ 등 의학 드라마부터 수사물, 법정물까지 소화하며 시청자들에게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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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SBS 월화드라마 ‘꽃선비 열애사’ 통해 퓨전 사극 장르에 도전 중이다. 모든 고정관념을 타파한 하숙집 ‘객주 이화원’의 주인 윤단오(신예은 분)와 비밀을 품은 하숙생 꽃선비 3인방. 네 명의 청춘의 이야기를 담는 드라마다.


◆ 의학, 수사물에 휴머니즘 한 스푼…장르 결합으로 높이는 보편성


공동 집필로 시청자들을 만난 ‘종합병원2’는 1994년 방송된 ‘종합병원’의 새로운 시즌으로 큰 주목을 받았었다. 한국 메디컬 종합병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이 드라마에서는 의료전문 변호사가 되기 위해 험난한 레지던트의 길에 뛰어든 정하윤(김정은 분)의 시선으로 병원 내 이모저모를 다루면서 메시지의 폭을 넓혔다.


초반에는 의료 사고를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이를 은폐하려는 일부 의사들의 이야기 통해 병원 내 부조리를 꼬집는가 하면, 진정한 의사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인간적인 의사가 되고 싶은 정하윤과 환자들과의 심리적 유대관계는 최고지만 의사로서 실력을 인정받지 못했던 최진상(차태현 분) 등 의사들의 내적 갈등 및 성장 통해 감동을 안기기도 했던 것.


여기에 암을 극복한 김도훈(이재룡 분)과 송혜수(도지원 분)의 애틋한 로맨스까지. 병원 내 사건, 사고들 외에 캐릭터들의 내면까지도 섬세하게 담아내면서 휴머니즘 가득한 전개를 보여줬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종합병원’ 시리즈만의 강점을 각인시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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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연쇄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한 일탄 연쇄살인 사건을 다루는 수사물 ‘갑동이’에서도 이 휴머니즘을 통해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했었다. 살인마 갑동이의 실체를 파헤치며 뒤쫓는 과정 통해 긴장감 넘치는 전개 이어가는 한편, 갑동이로 인해 상처받은 사람들의 마음까지 어루만지며 뭉클함을 유발했었다.


권 작가 특유의 휴머니즘은 법정물 ‘캐리어를 끄는 여자’에서도 돋보였다. 서초동 바닥을 주름잡던 사무장 차금주(최지우 분)가 한순간의 몰락 이후, 자신의 꿈과 사랑을 쟁취하며 재기에 성공하는 이야기 다룬 이 드라마에서 ‘노숙 소녀 사건’ 비롯한 주요 사건을 중심으로 각 인물들이 함께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도 중요하게 그려졌던 것. 극 초반 결과를 위해선 물불 가리지 않던 차금주가 위기를 겪으며 점차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에서도 긍정적인 메시지를 느낄 수 있었다.


여기에 파파라치 언론사 대표 함복거(주진모 분)와 우연히 얽히며 애정을 쌓아가는 로맨스 또한 이 드라마의 한 축을 차지하며 복합 장르의 매력을 느끼게 했었다. 특히 두 사람이 사건을 통해 얽히게 되고, 이후 함복거가 차금주의 사건 해결에 도움을 주며 위기를 함께 극복하는 등 법정물과 로맨스가 이질감 없이 어우러진 것이 시청자들의 더욱 깊은 몰입을 끌어내는 요소가 됐다.


‘꽃선비 열애사’ 초반 전개에서도 하숙집 주인 윤단오(신예은 분), 하숙생 강산(려운 분), 김시열(강훈 분), 정유하(정건주 분)의 풋풋한 만남이 그려지는 한편, 이들을 둘러싼 비밀스러운 관계들이 예고되며 궁금증을 자아낸 상황이다. 각자의 비밀이 어떻게 베일을 벗으면서 ‘미스터리 로맨스’의 매력을 보여주게 될지, 권 작가의 내공에 기대감이 쏠리고 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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