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의 발길질? 토착비리 피의자일 뿐"…與, 이재명 주장에 어이 상실

李 '정치탄압' 주장 조목조목 반박

"사실·법리 공방 없이 아전인수 궤변"

"본인이 잘못없다면 진실이 바뀌나"

장외투쟁엔 "국정현안을 방어카드로 써"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당하지만 (대선) 패자로서 오라고 하니 또 가겠다"며 검찰의 추가 소환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국민의힘이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내놨다. 토착비리 혐의에 대한 검찰의 수사에 사법적 대응은 하지 않고 각종 레토릭을 동원에 '정치탄압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는 게 요지다.

30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주재한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이 대표가 아전인수식 궤변을 쏟아내고 있다. 수사 검사에게 33쪽 분량에 서면 진술서를 제출하고 검찰의 질문에 진술서 외에 어떠한 진술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며 "죄가 없다고 펄펄 뛰면서 검찰의 질문에 굳게 다무는 걸 어떻게 이해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정 위원장은 "본인이 결백하고 검찰이 잘못되었다면 검찰의 질문을 비판하고 조목조목 따져야 하는 게 아니냐"며 "이 대표는 유능한 변호사이지 않나. 사실 공방, 법리 공방을 하지 못할 이유가 있느냐 것이냐"고 거듭 따져 물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 대표가 진술을 거부하면서 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만 30쪽 정도 정리한 것만 하고 버티다가 나왔다"며 "본인이 마치 절대자인 것처럼 잘못이 없다고 하면 잘못이 없어지는 것인가. 대통령도 잘못이 있으면 구속돼야 한다고 본인이 이야기 했다"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급하다고 머리를 숨겨 봐야 몸통은 드러나기 마련"이라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대한민국 사법체계를 존중하고, 제대로 수사 받고, 억울하다면 무엇이 억울한 지 국민께 조목조목 밝히라"고 압박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도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 대표가 막다른 골목에 들어서 마지막 몸부림을 하는 것 같다. 진실을 이기는 권력은 없다. 어떤 권력도 진실을 숨기고 은폐할 수는 없다"며 "이 대표가 무죄면 아마 우리나라에 있는 교도소에 남아 있을 죄수가 없을 것"이라고 직격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국회에서 검찰 소환 조사와 관련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하며 미소를 짓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 28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이 대표는 33페이지 분량의 서면 진술서를 제출하고 수사팀의 거의 모든 질문에 "진술서로 갈음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조사를 마친 뒤에는 "검찰이 수사가 아닌 정치를 하는 느낌"이라며 "진실을 발견하기 위한 조사를 하는 게 아니라 기소를 목표로 조작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은 별도의 기자간담회를 열고 "모욕적이고 부당하지만 패자로서 오라고 하니 또 가겠다"며 "대선에 패배했기 때문에 그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고 했다. 실체적 범죄 혐의가 아닌 정적 제거를 위해 검찰이 정권 차원의 명을 받아 수사를 하고 있다는 취지다. 그간 이 대표와 민주당이 내세운 '정치보복·탄압' 프레임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민주당은 내달 4일 '국민보고대회' 형식의 장외투쟁을 계획, 검찰을 겨냥해 대대적인 세 과시에 나설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 브리핑을 통해 "이 대표가 대선에 패배했기 때문에 '승자의 발길질'에 밟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며 "법리적 부분에 대한 실체적 진술을 모조리 거부하면서 각종 국정 현안을 모조리 들고 와 방어 카드로 날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율사 출신의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이 대표가 검찰과 사실관계나 법리적 공방에 자신이 없고 유죄를 피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오로지 정치투쟁으로 끌고 가려는 것"이라며 "사건의 본질은 민주당 내에서 제기된 토착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명숙 전 총리 사건처럼 '정치탄압'이라는 논리로 지지층을 설득하고 붙잡아 둔 뒤 어떤 식으로든 나중에 뒤집기를 시도하겠지만, 진실은 가릴 수 없다. 문재인 정부도 한 전 총리 사건을 끝내 뒤집지 못하지 않았느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