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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대어’? 주주가치 제고 역행하는 IPO [기자수첩-금융증권]


입력 2023.01.30 07:00 수정 2023.01.30 07:00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공모 대어 고평가 논란 여전

뻥튀기 상장 증권사 책임론

IB ‘주주가치 제고’ 고민 필요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새해 첫 조(兆) 단위 기업공개(IPO) 오아시스의 공모청약이 임박했다. 기대감과 함께 ‘공모 대어’에 늘상 따라 붙는 고평가 논란도 점화 분위기다.


우선 증권가에선 오아시스가 마켓플레이스 중심의 기업인지, 직매입 중심의 사업을 영위하는지 관점에 따라 적정가치가 다르게 평가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몸값 책정 과정에서 비교기업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구주매출이 높아 주주가치 훼손 우려도 제기된다. 오아시스의 구주매출은 157만1000주로 공모주 전체에 30%를 차지한다.


구주매출은 대주주나 일반주주 등 기존 주주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주식지분 중 일반인들에게 공개적으로 내놓은 지분으로, 구주매출 비중이 높을수록 신규사업을 위해 투자되는 금액이 감소해 주가 부양 탄력이 줄어든다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다.


기시감(旣視感)이 느껴진다. 지난해 수요예측 흥행 참패로 상장 철회했던 대부분의 공모 대어들에게 제기됐던 비판이라서다.


사실 ‘뻥튀기’ 공모는 대어 한정이 아닌 시장의 문제다. 지난해 2월 상장한 코스닥 10 종목 중 1년의 시간을 거쳐 공모가 보다 비싼 종목은 단 3종목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모주의 추락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비단 공모주 주주 만이 아니다. 대어 상장시 시장 유동성을 흡수해 주가 하방 압력을 키운다는 개인투자자들의 비판도 심심치 않게 관측된다. 뻥튀기 IPO 자체가 민폐라는 거다.


주주행동주의가 시장의 화두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새내기 격인 공모주들은 괘념치 않는 모습인 것이다. 취재 중 만난 업계 한 관계자는 논란이 생기더라도 한 번 뿐인 상장을 크게 치루고 싶다라는 게 기업들의 일반적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는 기존 상장사들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행동주의 펀드의 종횡무진 주주 제안 압박에 손을 든 상장사가 한 둘이 아니다. 회사가 제안을 거부하면 더 강하게 밀어붙이는 경우가 다반사다.


정부도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주주권익 보호가 시급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시장의 움직임은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공모시장의 분위기도 바뀔 필요성이 제기된다. 예비 상장사들의 주제 파악도 필요하지만 증권사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과도한 기대감에 휩싸인 IPO 기업들에게 현실을 직시시키는 것은 전문가들의 몫일 수 밖에 없다.


주주가치 제고 분위기에 맞춰 증권사들의 IPO 부서의 인식 제고 및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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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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