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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영화 뷰] 드라마에서 영화로…원작 팬덤 유입·전작 차별화로 극장가 공략


입력 2023.01.27 13:06 수정 2023.01.27 13:08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25일 개봉

하나의 스토리가 다양한 미디어를 넘나들며 확장되는 트랜스 미디어가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드라마가 영화로 제작되는 사례도 하나 둘씩 늘어가고 있다. 웹툰, 웹 소설, 애니메이션에서 파생되는 경우보다 상대적으로 적지만, 흥행과 팬덤을 보유한 작품들이 영화로 독립된 이야기를 구성하는 일은 반가운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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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아시아 전역에서 사랑 받은 대만 드라마 '상견니'가 스크린으로 무대를 옮겼다. 드라마 '상견니'는 카세트 플레이어를 통해 과거로 돌아간다는 설정의 타임슬립 소재로 2019년 11월부터 2020년 2월까지 대만 방송사 CTV와 SCC에서 방영돼 8년간 방송된 TV 프로그램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이다. OTT에서도 서비스 됐고 누적 10억 뷰를 넘겼으며 국내에서도 '상친자'(상견니에 미친 사람)란 신조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유독 한국에서 탄탄한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상견니'는 드라마 에피소드를 그대로 상영하는 방식으로 2021년 8월 국내에서 유일하게 개봉하기도 했다. 영화 '상견니' 개봉을 기념해 주연 배우 가가연, 허광한, 시백우가 내한했으며, 무대 인사 5회차 모두 예매 1분 만에 전석 매진을 기록, 앙코르 무대 인사까지 추가 편성됐다. 개봉 첫 날 4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아바타: 물의 길', '더 퍼스트 슬램덩크'에 이어 박스오피스 3위로 출발했다.


영화로 만들어진 '상견니'는 드라마의 기본적인 인물 설정과 관계는 유지하되 멀티버스를 세계관을 도입해 드라마와는 다른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그러나 오로지 드라마 팬 헌정 영화처럼 보여 팬덤을 너머 대중성까지 확보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그대로 나타났다. 실제로 첫 날 4만여 명이었던 관객 수는 1만여 명으로 하락해 수치로도 보였다.


전작을 보지 않으면 속편을 극장에서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다는 '상견니'가 가지고 있는 진입장벽은 드라마가 영화로 만들어지는 모든 작품들이 우려하는 점이다. 국내에서는 OCN 인기 시리즈 드라마 '나쁜 녀석들'을 외전 '나쁜 녀석들: 더 무비'와 tvN 드라마 '방법'이 '방법: 재차의'가 트랜스 미디어를 시도해 흥행의 성공과 실패 사례로 남아있다.


2014년 방영된 OCN 드라마 '나쁜 녀석들'은 시청률 1%대로 시작했으나 시간이 흐를 수록 입소문을 타고 4.1%로 막을 내렸으며, 속편 '나쁜 녀석들: 악의 도시'는 4.8%로 종영했다. 드라마에 출연했던 마동석, 김상중 등 핵심 인물은 그대로 영화에 출연하되 김아중, 장기용을 새롭게 캐스팅 돼 변화를 주며 '악당은 악당이 잡는다'라는 기본 틀을 유지했다. 여기에 이야기를 새롭게 구성하는 방식을 선택해 당시 456만 관객을 동원하며 팬층은 물론 일반 관객까지 응답했다.


반면 '방법: 재차의'는 오컬트 스릴러라는 장르로 웰메이드 스릴러 드라마라는 장점이 영화로 옮겨지면서 무색해졌다.드라마와 이어지는 내용으로 구성됐으나, 영화를 이해하는데 큰 무리 없었다. 그러나 16부작 시리즈로 촘촘히 만들어진 드라마와 달리 2시간이라는 한정된 시간 속에 많은 것을 빠르게 담아내다 보니 이야기가 얄팍해졌다. 결국 17만 관객 수로 퇴장했다. 코로나19라는 불리한 환경 속에 개봉했다는 점을 고려해도 처참한 스코어다.


영화로 확장된 작품들이 드라마의 흥행을 이어받는 것이 쉽지 않다는 걸 말해준다. '상견니' 역시 "드라마에 이어 영화까지 봐야 비로소 완성되는 작품"이라는 기존 팬과 "불친절하다"라는 일반 관객 사이에서 엇갈린 관람평이 나오고 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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