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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디그라운드(132)] 루이드, 따뜻함과 쓸쓸함 그 사이


입력 2023.01.26 14:27 수정 2023.01.26 14:27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새 싱글 '나는 너를, 너는 그를' 25일 발매

2016년 그룹 더 라즈(The Lads)의 보컬로 데뷔한 김기범은 2019년 디지털 싱글 ‘지워본다’로 솔로 ‘루이드’(Llwyd)로 새로운 길을 걷고 있다. 현재는 더 라즈에 함께 몸담았던 프로듀서 와이닉, 그리고 프로듀서 닥터조와 함께 레이블 후암레코즈를 운영하며 음악을 쌓아가고 있다. 이 곳에서 탄생하는 음악들은 루이드 음악의 ‘본질’과도 같다.


루이드의 음악엔 따뜻함과 쓸쓸함이 공존한다. 쓸쓸한 가사에 따뜻한 사운드, 쓸쓸한 창법에 따뜻한 보이스톤. 자칫 어우러지지 않을 수도 있는 이 상반된 두 온도는 루이드의 섬세한 터치를 통해 조화롭게 맞아떨어진다. 지난 25일 발매한 새 싱글 ‘나는 너를, 너는 그를’에도 이런 루이드의 강점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후암레코즈즈 ⓒ후암레코즈즈

-먼저 활동명의 의미부터 묻고 싶어요. 데뷔 당시엔 본명으로 활동하셨는데 솔로 활동에서 활동명을 따로 두게 된 이유가 궁금해요.


루이드(Llwyd)는 웨일스어에서 회색(Grey)을 의미하는 말이에요. 이 단어의 실제 발음은 몹시 어려운데 발음하기 쉽게 편의상 루이드라고 표기하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무채색 계열인 회색은 제가 좋아하는 색이고, 처음에 제가 지향하려던 음악의 색채와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붙이게 되었어요. 이 무채색에 다양한 색을 조합해서 다채로운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은 염원도 담고 있습니다.


처음에 더 라즈(The Lads)라는 팀을 통해 데뷔했는데, 이때는 팀명이 있었기 때문에 활동명을 따로 정하지 않았었어요. 솔로 활동은 활동했던 팀의 음악과는 확실하게 구분 짓고, 새로운 시작을 하고 싶어서 활동명을 정하게 되었습니다.


-새 싱글 ‘나는 너를, 너는 그를’ 발매를 앞두고 있어요.


이 곡은 짝사랑을 그린 발라드곡인데요, 짝사랑도 다양한 케이스가 있잖아요. 좋아하는 상대가 나를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겪을 수도 있고, 혹은 상황이 사랑을 할 수 없게 만들기도 하죠. 이 곡은 이별 후에 아직 마음이 남아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결국 A→B→C 이런 식으로 서로 다른 곳을 보게 되는 짝사랑 이야기에요.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첫 곡을 ‘나는 너를, 너는 그를’로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요?


사실 지난 9월에 발매한 ‘Zzz’라는 곡부터 시작해서 ‘This Is Your Winter Song’에 이어 ‘을’의 연애 시리즈의 연장선에 있는 곡이에요. 시리즈 중에 이 곡 말고 더 딥한 느낌의 곡이 있었는데, 새해부터 너무 우울한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진 않아서 상대적으로 덜 우울한 이 곡을 발매하게 되었습니다.


-이 곡을 처음 쓰게 된 배경도 궁금해요.


어떤 곡을 써야 하나 셋이 모여 고민하던 중에 프로듀서 닥터조 님이 쉬는 시간에 이 곡의 모티브를 뚝딱 만들어내서 시작하게 된 프로젝트예요. 원래 로파이하고 칠한 분위기의 곡을 써보려고 여러 가지 시도를 하던 중이었는데, 난데없이 등장한(웃음) 이 트랙의 느낌이 너무 좋아서 끝까지 완성하게 되었어요. 가사는 닥터조 님과 자주 가는 카페에서 수다를 떨다 완성하게 되었고요.


-곡의 느낌이 묘해요. 쓸쓸한 것 같으면서도 따뜻한 느낌이 있달까요.


가사는 쓸쓸하지만, 트랙의 분위기나 사운드는 최대한 따뜻하게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특히 기타가 이 곡에서는 따뜻함을 가장 크게 연출해주는 것 같습니다. 반면에 곡의 신스 소리는 굉장히 공허한 느낌도 나요. 그리고 노래도 쓸쓸하게 부르려고 노력했지만, 제가 가진 목소리 톤 자체에서 오는 따뜻함이 있고요. 이렇게 공존하는 상반된 요소들이 쓸쓸한 것 같으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후암레코즈 ⓒ후암레코즈

-작곡, 작사를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지점이 있다면?


듣기 편한 음악, 따라 부르고 싶은 멜로디, 이 부분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작업했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상대의 눈빛이 내게 마음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온도 차가 느껴지는 그 순간, 그게 제일 마음이 아프거든요. 그런 시선의 차이에서 오는 감정의 변화를 가사에 녹여내기 위해서도 노력한 것 같아요.


-이 곡을 통해 대중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하고 있는, 그리고 그 사랑으로 상처받거나 받아본 적이 있는 모든 분들이 이 곡을 듣고 공감하고, 위로 받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이 곡을 단 한 사람에게만 들려줄 수 있다면, 어떤 사람에게 들려주고 싶으실까요?


아마 그분은 아실 거예요. 사실 그분을 저격하는 곡은 아닙니다만, 그렇게 느낀다면 좋겠어요(웃음). 제가 사랑했던 모든 분들이 들었으면 하는 바람은 항상 있습니다.


-닥터조, 와이닉 프로듀서와 공동 작업한 결과물이에요. 함께 하는 작업에서 신선했거나, 혹은 고충이 있었는지도 궁금해요.


셋이 모여서 한 마음으로 모든 과정을 해낸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에요. 그 조율의 과정이 협업의 묘미이자, 가장 힘든 점이기도 합니다. 닥터조 프로듀서가 가진 탁월한 음악적 감각과 결단력, 와이닉 프로듀서가 가진 고도의 섬세함, 제가 가진 팝적인 감성 등이 하나로 모여서 시너지를 낼 때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 같아요. 정말 과정이 힘들면서도, 곡이 완성됐을 때의 뿌듯함 그게 원동력이 돼서 달려올 수 있는 것 같아요.


-‘후암레코즈’에 대해서도 묻지 않을 수 없는데요. 레이블을 결성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원래 저는 프로듀서 와이닉 님과는 더 라즈 시절부터 함께 오랜 시간 작업을 해왔었는데, 와이닉 님의 오랜 지인이었던 프로듀서 닥터조 님이 아이유 님의 ‘라일락’ 성공 이후(웃음) 도움의 손길을 내밀면서 자연스럽게 팀으로 같이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후암레코즈의 색깔도 궁금해요.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 레이블인가요?


후암레코즈는 든든한 두 명의 프로듀서와 함께 아티스트 루이드가 가진 장점을 극대화 시키는 방향성을 가진 루이드를 위한, 루이드에 의한 그런 레이블이라고 할 수 있어요. 또한 언제 들어도 좋은, 웰메이드 수제 공업 같은 섬세한 노래들을 만들어내는 곳이에요.


-레이블의 최정예 멤버들과 함께 한 것은, 그만큼 이 곡에 거는 기대가 컸다는 의미로 해석해도 될까요?


언제나 모든 곡에 거는 기대는 참 큽니다(웃음). 이 곡은 특히 좀 더 쉽게, 따라 부르고 싶게 만들려고 노력했던 곡인지라 그 부분에서 통한다면 성공했다고 봅니다.


-이 곡을 통해 어떤 평가를 받고 싶은지,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는지도 궁금해요.


루이드의 음악은 듣기 편하면서 참 특별하다, 루이드라는 가수가 가진 표현력은 참 섬세하고 좋다 등등 이 세상의 모든 좋은 피드백은 다 받고 싶은 욕심이 너무 많습니다(웃음).


-솔로 활동을 시작한지 3년이 훌쩍 넘었어요. 솔로 가수로서의 루이드의 정체성이 있다면?


3년이 훌쩍 넘었지만, 뭔가 본격적인 시작을 한 건 후암레코즈와 함께한 2021년부터인 것 같아요. 이때부터 비로소 제가 원하는 것들을 하나하나 쌓아 나가며 만들어가는 중인 것 같습니다. 아티스트는 겉으로 보여지는 것이 참 중요하긴 하지만, 그런 것들을 다 내려놓고서 좀 더 나다워지는 것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실행에 옮기려고 노력 중이에요. 결국은 따뜻하면서도 섬세한 제 목소리가 루이드 음악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후암레코즈즈 ⓒ후암레코즈즈

-요즘 루이드의 가장 큰 고민이 무엇인지도 궁금해요. 음악적으로요.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가 너무 많아요. 다양한 장르들을 어떻게 나의 색을 유지하면서 다채롭게 풀어나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제일 많은 것 같습니다.


-솔로 활동 이후 정말 앨범을 꾸준히, 많이 공개했어요. 많은 곡을 만든다는 것이 당연히 좋은 일일지도 모르지만, 하면 할수록 부담과 책임도 커질 것 같은데 어떤가요?


처음에는 무조건 좋은 곡을 만들어야만 한다는 압박과 그 과정에서 결정해야 하는 것들이 힘들었다면, 지금은 지치지 않고 꾸준히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가 더 큰 것 같아요. 그래서 솔로 활동 이후 갖고 있던 강박을 내려놓는 연습을 하는 중입니다. 초심으로 돌아가 스스로 더 즐길 수 있게 노력하고 있어요.


-유명 가수들의 가이드, 코러스 세션 등으로 활동을 하셨다고 들었어요. 이런 활동이 지금의 루이드를 만드는데 어떤 기여를 했을지도 궁금해요.


제 음악을 하고 싶다는 욕구를 더 키워줬다고 해야 할까요. 그리고 노래하는 사람으로서 곡을 해석하는 능력을 정말 많이 키워준 것 같아요. 이미 훌륭한 가이드라인이 있는 기존의 곡들을 커버해서 노래 연습을 하는 것과 아무런 가이드가 없는 곡을 저의 해석으로 오롯이 만들어가는 것은 정말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실전 연습을 많이 했다고 생각하고, 여전히 하고 있습니다.


-향후 계획도 궁금해요. 콘서트나 다음 앨범 등 정해진 일정들이 있으면 귀띔해주세요.


일단 다가오는 1월 27일 오후 8시에 스페이스 한강에서 진행하는 공연이 있고, 2월 7일 저녁 8시에는 ‘라이블리’라는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 공연을 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2월 24일에는 ‘청춘그리다’에서 진행하는 ‘나만 알고 싶은 인디’ 기획 공연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으니까 꼭 함께해 주셨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루이드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후암레코즈의 두 프로듀서를 포함해 엉클도깨비 감독님 등 함께 하는 모든 동료들과 오랫동안 꾸준히 좋은 음악,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게 목표에요. 그리고 나아가서 더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습니다. 또한 오랜 시간 함께해 준 우리 팬들과 친구들에게도 받은 고마운 마음들을 꼭 보답하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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