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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초점] 일상 파고드는 버추얼 스타들, 국내 엔터 시장에 정착하려면


입력 2023.01.01 14:16 수정 2023.01.01 14:16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현실 세계에서 볼 수 없는 버추얼 캐릭터 그룹이 앨범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개최해 영화관을 가득 메우고, 케이팝 대표 시상식인 멜론뮤직어워드(MMA) 오프닝 무대를 통해 버추얼 휴먼이 데뷔했다. 이처럼 2022년은 버추얼 스타들의 약진이 돋보이는 한 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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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추얼 휴먼으로 구성된 케이팝 아이돌 ‘이터니티’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인기를 입증하며 주목받고 있는 대표적인 버추얼 걸그룹이다. 앞서 튀르키에 이스탄불의 문화 행사에서 이터니티의 음원이 케이팝 대표곡으로 소개되는가 하면, 현지 아티스트가 터키어 버전으로 이터니티의 노래를 불러 화제를 모으기도. 또한 영국 왕립 박물관의 기획 전시에 케이팝 스타들과 함께 소개되는 등 음원 발매 외에도 광고, 웹드라마, 뉴스 생방송, 라이브 커머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YG플러스에서는 최근 남성형 버추얼 휴먼 ‘이안’과 여성형 버추얼 휴먼 ‘새나’를 각각 선보였다. YG엔터의 케이팝 기획력을 기반으로 음반 활동도 진행할 예정이다. 악동뮤지션, 위너 등 YG엔터 소속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예고하며 벌써부터 한류 박람회 참여, 광고 모델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앞서 잡지 패션화보를 통해 처음 얼굴을 알린 버추얼 휴먼 뮤지션 질주는 지난해 11월 열린 케이팝 음악 축제 멜론뮤직어워드(MMA)에서 버추얼 휴먼 최초로 생중계 뮤직 페스티벌 무대를 장식하며 1만여명의 관객 앞에 섰다. 본격적인 음악 활동에 앞서 첫 데뷔 무대를 갖고, 전 세계 케이팝 팬들에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다.


유명 스트리머 우왁굳이 제작, 데뷔시킨 버추얼 아이돌 ‘이세계아이돌’은 2021년 12월 데뷔곡으로 음원 사이트 벅스와 가온차트 1위, 멜론 36위를 차지하는 등 버추얼 아이돌의 음원 흥행 사례를 더했다. 스트리머 6인으로 구성된 ‘이세계아이돌’은 현실 세계의 케이팝 아이돌 못지않은 팬덤을 빠르게 구축했으며, 지난해 12월 공개된 데뷔곡 ‘리와인드’의 뮤직비디오 영상 조회수는 1년 만에 1200만회를 돌파해 화제가 됐다.


같은 해 데뷔한 버추얼 보이 그룹 ‘레볼루션 하트’도 올해 정식 음원을 내고 본격 활동에 돌입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첫 번째 싱글 앨범 발매를 기념해 버추얼 아이돌 사상 첫 현장 쇼케이스를 개최, 오픈 30초 만에 CGV 6개관 1200석 전석 매진 기록을 세우는 등 열띤 반응과 함께 버추얼 아이돌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였다.


버추얼 스타의 인기 요인은 명확하다. 특히 아이돌의 경우 노래 실력, 뛰어난 외모는 기본이고 활발한 소통까지 가능하다. 실제 아이돌과 달리 인터넷이 연결된 환경이라면 시공간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나 팬을 만날 수 있다. 게다가 사생활 문제로부터 자유로워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우려도 적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국내 엔터업계에서 버추얼 휴먼이 완벽히 정착했다고 보긴 힘들다. 얼굴표정과 움직임 등에서 어색함이 느껴져 일각에선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하고, 아직까지 가상인간으로 인한 윤리적·법적 제재가 없어 문제가 발생했을 때의 해결 매뉴얼 또한 정해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기술의 발전과 함께 해당 문제에 대한 고민도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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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추얼 캐릭터에 대한 부정적 여론도 많지만 관계자들은 내년 버추얼 아이돌 시장은 더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이머진 리서치에 따르면 버추얼 휴먼 시장은 2020년 100억3000만 달러(약 13조원)에서 2030년 5275억8000만 달러(약 701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버추얼 휴먼을 적용하는 분야도 금융, 교육, 소매, 의료, 자동차, IT,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내년 상반기부터 넷마블에프앤씨 자회사인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 엔터테인먼트와 함께 버추얼 아이돌 그룹 메이브(MAVE:) 공개를 예고 등, 버추얼 스타 탄생 열기가 이어질 예정이다.


버추얼 캐릭터 아이돌의 활약도 본격화된다.


카카오 엔터테인먼트는 올해 1월 2일 버추얼 아이돌 데뷔 서바이벌 ‘소녀 리버스’의 첫 화를 선보인다. ‘소녀 리버스’는 현실 세계 케이팝 걸그룹 멤버 30명이 가상의 세계에서 아이돌 데뷔 기회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펼치는 서바이벌 예능이다. 참가자들은 현실 세계에서의 정체를 완벽히 숨긴 채 새로운 버추얼 캐릭터를 통해 춤과 노래 실력은 물론, 스타로서의 끼와 매력을 선보이며 최종 5명의 데뷔 멤버가 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의 발달로 버추얼 휴먼의 디테일한 동작과 실시간 구현까지도 가능해지면서 광고 시장뿐 아니라 라이브 커머스 등 활동 범위가 넓어져 다양한 분야에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버추얼 캐릭터로 구성된 아이돌 그룹 역시 MZ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팬덤을 구축하며 현실 세계 아이돌 못지않은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 세계 버추얼 휴먼 및 아바타 시장 규모가 급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국내 엔터 시장에서도 꾸준히 해당 분야에 대한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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