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D:인디그라운드(127)] 크리스마스엔 역시 ‘제이레빗표’ 캐롤이 제맛


입력 2022.12.15 14:10 수정 2022.12.15 14:10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13일 크리스마스 앨범 'Joy To The World' 발매

"노래 듣는 것만으로 선물 받은 느낌 들었으면"

크리스마스도 좋지만,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시간들은 왠지 모를 설렘이 가득하다. 거리에는 반짝이는 크리스마스 장식이 가로수를 대신하고, 들어서는 곳마다 캐롤이 기분 좋게 흘러나온다. 여러 음악들 사이에서도 제이레빗의 크리스마스 앨범은 유독 ‘명음반’으로 꼽히며 매년 겨울 거리를 설렘과 희망으로 물들인다.


멤버 정혜선의 임신과 출산, 그리고 팬데믹 이슈로 공백(그 사이 정다운의 솔로 앨범 ‘DounceBounce’가 발매됐다)을 갖게 된 제이레빗은 지난 11월 새 미니앨범 ‘RESTORE : A’에 이어 크리스마스 앨범 ‘Joy To The World’를 지난 13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앨범으론 지난 2012년 ‘Merry Christmas From J Rabbit’ 이후 10년 만이다.


ⓒ제이레빗빗 ⓒ제이레빗빗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 근황을 들려주세요.


네네, 오랜만에 인터뷰를 하는 것 같아요. 2019년도 여름에 4집 정규앨범 발매 이후 코로나 팬데믹 이슈와 여러 변화들로 인해 다사다난하게 지냈어요. 2022년 끝자락인 시점에 미니앨범과 크리스마스 앨범 두 가지 소식을 연달아 전달하게 되어 여러모로 마음이 후련하고 감사함이 큰 연말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크리스마스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어요. 제이레빗의 크리스마스 앨범을 기다리는 팬들이 많은데요. 크리스마스 앨범을 선보이지 않던 이유가 있나요?


그러게요…(웃음) 일단 ‘이유’를 답하기에 앞서, ‘왜 크리스마스 앨범을 내지 않느냐’라는 질문을 받는 것 자체가 신기하고 감사한 부분인 듯 해요(웃음). 아무래도 데뷔 초에 패기 있게(?) 발매했던 크리스마스 앨범이 많은 분들께 따뜻한 사랑을 받고 있고, 그 음악들이 겨울마다 다양한 이야기와 추억들을 상기시켜주는 덕분인 것 같은데, 사실 저희도 그 음악들이 아직 질리지 않아서…(웃음) 해마다 들으면 좋긴 하더라고요. 새로운 노래를 부르고 싶은 마음이 크지 않았다는 게 이유일 수도 있겠네요. 그 앨범 역시, 저희가 듣고 싶어서 만들었던 앨범이었거든요. 하하.


-평소 해피하고 발랄한 곡과는 달리, 이번 크리스마스 앨범 ‘Joy To The World’은 미디움 템포의 듣기 편안한 분위기가 있어요. 현 시대상에 맞춰 톤다운 시키거나, 위로에 초점을 맞춘 것인가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다운) 전 세계적으로 힘든 겨울, 힘든 연말을 보내오고 있는 것 같아요. 아무리 삭막한 한 해였더라도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이웃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증폭하는데, 지나온 몇 해 동안은 팬데믹과 전쟁, 여러 참담한 소식들로 인해 좋은 에너지(기운)들이 회복되지 못하고 재생되지 못하는 현실들이 참 안타깝더라고요. 시장이 조금 괜찮다 싶어질 때 즈음이면 이 특별한 시즌을 활용한 선물들과 좋아 보이는 것들이 쏟아져 나올 텐데, 본의 아니게 비교를 권하고 비관적인 생각을 권하는 메시지보다는 크리스마스의 절대값에 대해 노래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만든 곡입니다. 이 노래를 듣는 것만으로 선물을 받은 느낌이 들도록, 듣는 사람 존재 자체가 이미 선물임을 느끼게 해주고픈,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담은 곡이에요.


ⓒ제이레빗 ⓒ제이레빗

-주로 캐롤을 샘플링하는 것과 달리 곡의 중간에 ‘작은 별’이 삽입돼 있는 점도 신선했어요.


크리스마스 이야기 중에, 별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동쪽으로부터 빛나는 별을 따라 찾아와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했다고 하죠. 많은 분들께 익숙한 ‘작은 별‘ 노래라면, 수많은 별들 중 나만의 특별한 별 하나는 쉽게 떠올릴 수 있을 것 같았고, 그 별을 따라 아기 예수가 나신 탄생의 공간으로 찾아가 함께 축하드리고 싶었어요. 동방박사들과 함께 말이죠. 하하.


-크리스마스 앨범을 작업할 때 평소의 앨범 작업과 다른 점이 있다면?


특별히 다른 건 없지만, 그래도 더 기분을 많이 다스리는 것 같아요. 이왕이면 좋은 기운을 담아두고 싶은 마음이 남다른 작업인 것 같긴 해요. 해마다 들으며 후회를 곱씹을 순 없잖아요(웃음).


-앨범 작업 중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나요?


혜선) 사실 올해 초 때만해도 크리스마스 정규 앨범이 올해의 유일한 계획이었는데, 여러 상황들로 인해서 계획이 조금 수정되었어요. 다행히 큰 계획을 목표로 두었더니 앨범을 2개나 낼 수 있게 되었네요! (웃음) 처음 다운이에게 ‘Joy To The World’ 가이드 파일을 전달 받은 아침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비몽사몽 상태에서 가이드 음원을 들었는데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리고 잠이 확 깼죠! 그때 다운이에게 이렇게 답장했어요. ”너 정말 참으로 대단한 아이로구나?“ (하하)


다운) 아무래도 11월에 발매했던 미니앨범과 발매일이 가까웠다보니, (작업 진행 상)발매가 가능할까 싶은 합리적인 고민이 많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에 걱정이 없는 신기했던 경험이었습니다. 간이 많이 커진걸까요?(하하) 오랫동안 묵혀두고 아껴두었던 멜로디여서 그런가. 무엇보다 혜선이가 이 노래를 너무 좋아해줘서 작업이 시작됨과 동시에 한 치의 실패에 대한 의심 없이 진행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어요. 정말 훌륭한 친구입니다. 짝짝! (웃음)


-또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다운) 언제나 그렇듯, 메시지가 잘 전달되길 바랐던 게 컸습니다. ‘Joy to the world, The Lord has come!’이 이 곡의 중심 메시지인데요. 보컬적인 부분, 악기 편곡적인 부분, 음향적인 부분, 모든 프로세스에서 원하고자 하는 장면에 충실하고 싶었고 방향을 놓치지 않기 위해 작업 끝까지 집중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대중들이 크리스마스를 보내는데 있어서 이번 앨범이 어떤 역할을 해주길 바라실까요?


앞서 말씀 드렸다시피, 이 노래를 듣는 것만으로 선물을 받은 느낌이 들도록, 듣는 사람 존재 자체가 이미 선물임을 느끼게 해주고픈,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상기시켜주고 다시 살아갈 희망을 품을 수 있길 바랍니다.


-제이레빗은 크리스마스엔 제이레빗의 캐롤을 듣나요?


혜선) 크리스마스 시즌 플레이리스트에 제이레빗의 캐롤은 항상 포함되어 있죠. 하하. 애정 하는 음반 중에는 Vince Guaraldi Trio 캐롤 앨범이 있는데요, 매년 크리스마스에 잊지 않고 찾게 되는 음반이에요. Ella Fitzgerald 의 ‘Ella Wishes You A Swinging Christmas’ 앨범도 정말 좋아요.


다운) 저는 크리스마스 전용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두고 해마다 들어요. 그 중에서도 Andy Williams나 Bing Crosby의 오래된 크리스마스 음악들을 아주 많이 애정합니다.


-제이레빗의 과거 크리스마스 앨범들은 ‘명앨범’으로 꼽힐 정도로 인기가 컸는데요. 이번 앨범으로도 원하는 목표, 이루고 싶은 성과가 있을까요?


글쎄요… 주인이 있는 생일잔치에 저희가 원하는 게 따로 있진 않는 것 같아요.(웃음) 있다면 같은 마음으로 축하하고 기뻐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하하. 제이레빗의 크리스마스 음악과 함께 인생의 다채로운 겨울 이야기가 차곡히 쌓여 또 다른 좋은 에너지로 순환되길 바랍니다.


ⓒ제이레빗빗 ⓒ제이레빗빗

-혜선 씨는 지난해 한 아이의 엄마가 됐죠. 축하해요! 한참 육아로 바쁘실 때인데 작업 과정이 힘들진 않았나요?


혜선) 감사합니다. 작업에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없는 상황인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육아를 하면서 책임감이 강해진 부분도 생겼거든요. 주어진 시간을 더 집중력 있게 활용하게 되고, 순간 순간을 소중하게 다루게 되더라고요. 육아에 지친 날이면 작업하러 나가는 시간이 그렇게 기다려지곤 해요.


-다운 씨는 육아로 인한 제이레빗의 휴식기에 첫 솔로 앨범을 내기도 했어요.


다운) 맞아요, 작년에 첫 솔로 연주 앨범을 발매 했었어요. 사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오롯이 혼자서 모든 일을 벌이고 치루는 과정이 사실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웃음). 하소연하기도 애매하고요. 정말이지 누가 시키지도 않았으니 말이죠, 하하. 혜선이와 함께 작업을 진행 할 때에는 기본적으로 듣는 귀가 하나 더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요. 같은 것을 듣고 같은 생각을 하는 쾌감, 다른 생각을 하는 놀라움이 공존하는 기쁨이 있어서 재밌어요. 온전히 일로 음악을 대하지 않는 선을 함께 지키며 거창하지 않아도 오래오래 함께 음악하고 싶은 친구이자 파트너가 있음에 감사한 작업이었습니다.


-향후 앨범 계획, 콘서트 계획 등 예정된 일정이 있으면 귀띔해주세요.


올 가을 끝자락에 나온 미니앨범 ‘RESTORE : A’의 후속 앨범도 진행이 될 예정이구요, 언제나 저희는 연초에 크리스마스 앨범 생각을 안 하진 않아서…(하하) 2023년 겨울에도 여전히 크리스마스 정규 앨범은 목표일 것 같아요. 함께 응원해주세요! 그 외 공연이나 다른 계획들은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제이레빗으로 데뷔한지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어요. 이제 내년이면 13년차가 되는데요. 긴 시간동안 제이레빗을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실까요?


믿음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제이레빗 안에서의 서로를 향한 신뢰는 물론이고 둘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길을 이어가는 것, 그리고 저희를 믿고 지켜봐주는 주변 사람들 모두가 있기 때문에 저희는 또 겸손해지고 감사함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제이레빗의 활동 방향성도 궁금해요. 제이레빗의 정체성, 그리고 지켜나가고 싶은 신념 등.


혜선) 저희도 항상 고민하는 부분이기도 한데요.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은 중요할 것 같아요. 작업 과정에 담긴 진심은 듣는 이들에게도 전해지리라 믿습니다. 그것을 지키고 싶고요. 앞으로도 즐거운 마음을 다하여 영상 콘텐츠 및 공연 등 다양한 방법들로 소통할 계획입니다!


다운) 제이레빗으로서 음악을 멈추지 않는 한 끊임없이 고민할 것 같은 주제인 듯 해요. 다만, 건강한 신념을 찾기 위해 계속 배우고, 느껴야겠죠. 무지한 신념은 우리를 병들게 할 테니까요.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쌓여갈 때, 삶을 노래하고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 지점이기도 하니, 저희는 여전히 각자 주어진 인생을 잘 살아가는 것이 중심이여야 제이레빗의 음악도 오래오래 이어질 것 같아요.(웃음)


-제이레빗의 최종 목표는?


저희 정규 4집 앨범 타이틀 곡 ‘Wake Up’ 가사처럼, ‘오늘의 내가 내일의 나에게 당당하자’ ‘잘 먹고 잘 살다 못해 뿌듯해 미쳐보자’ ‘어쨌거나 저쨌거나 즐겁고 재미나게 살아보자’. 이것이 저희 제이레빗 팀의 슬로건(?)입니다, 생각보다 단순하고 주먹구구식이죠? 하하. 아, 그리고 디너쇼…(웃음).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