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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토레스에 '반도체 수급' 찬물… 왜 쌍용차만?


입력 2022.12.09 13:58 수정 2022.12.09 13:58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이달 약 2500대 생산 차질… 토레스 효과 '주춤'

기업 회생절차 등으로 충분한 물량 확보 못해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쌍용자동차

토레스 효과로 전력질주하던 쌍용자동차가 예기치 못한 돌부리를 만났다. 바쁘게 돌아가야 할 공장 생산 라인이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로 멈춰서면서다.


최근 완성차 업계 전반에 차량용 반도체 수급이 완화됐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기업 회생절차를 이제 막 졸업한 쌍용차만은 예외인 모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평택공장 생산을 중단했다. 가동 중단은 13일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쌍용차는 앞서 지난달 28일에도 같은 이유로 하루 간 생산을 멈춘 바 있다.


쌍용차는 평균적으로 평택공장에서 하루 600-700대의 차량을 생산한다. 최근 2주 사이 최소 3000대 이상의 생산 차질을 겪게 된 셈이다.


쌍용차는 생산을 중단한 이유로 자동차 반도체 소자 부품수급 차질을 들었다. 쌍용차 관계자는 "연말에 수요가 급격히 몰리면서 차량용 반도체를 더 확보하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생산 차질이 완화되고 있는 다른 완성차 업체들과 달리 쌍용차만 유독 반도체 수급난에 시달리는 것은 그간의 회사 상황과 무관치 않다.


올 초까지 기업회생절차로 불안정한 경영 환경이 지속되면서 차량용 반도체를 사전에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기업회생절차 중에는 모든 거래가 현금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연간 베이스로 물량을 확보하는 타사 대비 쌍용차에는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기업회생절차 중 출시한 신차 토레스가 큰 인기를 끌면서 반도체 수급 불균형은 더 심해졌다.


실제 쌍용차는 토레스를 출시한 이후 매달 내수 판매량이 7월 6100대, 8월 6923대, 9월 7675대로 크게 증가하다 지난달 돌연 6421대로 꺾였다. 백오더(대기 수요) 물량이 1만대를 넘어서는 것을 고려하면, 반도체 수급으로 인해 생산 가능 물량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기업회생절차 졸업 이후 경영정상화에 고군분투 중인 쌍용차에는 매우 큰 악재다. 적자 지속으로 재무 구조 개선이 필요한 상황에서 한 대라도 더 팔아야 현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 하반기엔 전기차 U100 출시를 앞두고 있어 신차 개발을 위한 자금 투입도 불가피하다.


어려운 상황에 구원투수로 떠오른 토레스의 인기가 꺾일까 노심초사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반도체 부품 수급 문제가 당장 해결될 수 없는 만큼 출고 대기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금리 인상 역시 신차 계약을 망설이게 하는 요소다. 어떤 신차건 시간이 지날수록 인기는 사그라들게 마련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 가격이 비싸서 못 사는 것이 아니라 자금이 있어도 물량이 없어서 구하지 못하는 상태"라며 "기업회생절차로 어려운 상황이 이어진 만큼 연단위로 물량을 확보하지 못했던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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