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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00억 보가츠 합류, 그래도 밝은 김하성 미래


입력 2022.12.09 10:46 수정 2022.12.09 12:40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SD, 실버슬러거·올스타 유격수와 11년짜리 대형 계약

페타주 있어도 유격수 지켰던 김하성 포지션 이동 불가피

올해 눈에 띄는 성장세, 외부 상황에 크게 흔들리지 않아

잰더 보가츠 ⓒ AP=뉴시스 잰더 보가츠 ⓒ AP=뉴시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3)와 김하성(26)을 보유한 샌디에이고가 ‘올스타 유격수’ 잰더 보가츠(33)까지 장착했다.


9일(한국시각) MLB.com 등 보도에 따르면, 샌디에이고는 거포 유격수 보가츠와 11년 2억8000만 달러(약 3699억3600만원) 규모 계약에 합의했다.


2013년 MLB에 데뷔한 보가츠는 올 시즌까지 10년 동안 보스턴에서만 활약한 프랜차이즈 스타. 큰 부상 없이 꾸준히 활약한 보가츠는 통산 1264경기 타율 0.292 156홈런 683타점 OPS 0.814를 기록했다. 유격수로서 5차례 실버슬러거, 네 차례 올스타에 선정된 정상급 유격수다. 골드글러브 후보에도 오를 만큼 수비도 안정적이다. 2013·2018년에는 월드시리즈 우승 경험도 있다.


비록 불발됐지만 샌디에이고는 FA 애런 저지(30·뉴욕 양키스) 영입을 위해 10년 4억 달러(약 5290억 원) 이상을 내걸었다. 그만큼 샌디에이고 A.J. 프렐러 단장은 공격력 보강에 혈안이 되어 있다.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에 올랐던 김하성과 홈런왕 출신의 타티스 주니어라는 유격수를 보유하고도 보가츠까지 영입한 큰 이유 중 하나다.


김하성으로서는 놀라운 뉴스다. 팀 전력은 더 탄탄해질 수 있지만, 개인 입지를 놓고 볼 때 반갑지만은 않은 뉴스다. 사실 타티스 주니어가 복귀해도 외야로 이동하고, 김하성이 유격수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였다. NL 골드글러브 유격수 부문 최종후보(3명)에 오를 정도로 수비가 뛰어나고, 2022시즌에는 한층 향상된 공격력까지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3700억을 퍼부으면서 보가츠를 영입, 유격수로서의 김하성 입지는 좁아지게 됐다. MLB.com은 “보가츠가 유격수로 들어가면서 김하성이 2루수로 이동하고, 기존 2루수였던 제이크 크로넨워스는 1루수로 자리를 바꿀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가츠는 유격수 포지션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보스턴 시절에도 2루나 3루로의 포지션 이동 필요성이 제기될 때 “의미 없는 소리들”이라고 잘라 말했다.


영입 소식을 들은 김하성은 8일 시상식 자리에서 "우승을 노리는 팀이라 비시즌 또 선수를 영입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미 영입했으니 내가 준비를 더 잘해서 부딪혀야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올해 운이 좋은 시즌이었고 (주전 경쟁을)이겨냈다. 내년에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올 한 해 엄청난 경험을 쌓으면서 자신감이 생겼다"며 "내년부터 또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만큼 어느 포지션이든 잘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하성 ⓒ AP=뉴시스 김하성 ⓒ AP=뉴시스

MLB에서 김하성의 미래는 여전히 밝다. 다음 시즌을 끝으로 매니 마차도가 옵트 아웃을 선언하고 팀을 떠나면 3루 자리가 열린다. 지금은 보가츠가 유격수 자리를 고집하더라도 새로운 팀으로 거액을 받고 이적한 입장에서 상황은 바뀔 수 있다. 유격수든 3루수든 김하성에게도 얼마든지 기회가 올 수 있다는 의미다.


설령 샌디에이고에서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해도 갈 길은 넓다. 김하성은 올 시즌 진가를 입증했다. 당장 월드시리즈 우승에 목마른 샌디에이고가 아니더라도 김하성이 주전 유격수로 활약할 수 있는 팀이 적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김하성 말대로 자신감을 바탕으로 지금의 위치에서 철저하게 준비만 한다면 찾아오는 기회를 얼마든지 잡을 수 있다.


2022시즌의 성장세로 외부 상황에 따라 입지를 걱정하며 초조해할 이유를 없애버린 김하성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에 팬들은 다시 한 번 엄지를 치켜들고 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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