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잊혀졌던 ‘하우스 푸어’의 반갑지 않은 재등장 [기자수첩-부동산]


입력 2022.12.08 07:03 수정 2022.12.08 07:03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시장호황→물량증가→역전세·깡통주택→하우스푸어

16년 전 참여정부와 비슷한 시장 흐름 보여

“전 정부의 정책 실패, 과거의 악순환 끊어야”


2006년 한해 강남 집값이 24.6% 급등하는 등 서울이 무려 19.7% 올랐고, 수도권도 20.2% 수직상승했다. 외환위기가 끝나면서 경기회복으로 부동산가격이 급반등했던 2002년(22.8%) 이후 최고 상승률이었다.ⓒ뉴시스 2006년 한해 강남 집값이 24.6% 급등하는 등 서울이 무려 19.7% 올랐고, 수도권도 20.2% 수직상승했다. 외환위기가 끝나면서 경기회복으로 부동산가격이 급반등했던 2002년(22.8%) 이후 최고 상승률이었다.ⓒ뉴시스

2006년 12월22일 “전국 아파트값 평균 11.4% 폭등”

2007년 10월17일 “참여정부 부동산정책은 실패작”

2008년 8월14일 “강남 역전세난 ‘세입자 품귀현상’”

2008년 10월17일 “올 입주 아파트 절반은 ‘깡통아파트’”

2010년 8월11일 “260만 하우스 푸어..경제 ‘시한폭탄’”


이는 당시의 부동산 시장 흐름을 보여주는 기사 제목들이다. 무려 16년 전의 시장 상황이지만 이상하게도 최근 상황과 닮아있다.


2000년대 중반은 역대급 부동산 호황기로 볼 수 있다. 지난 문재인 정부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집권기(2003년 2월~2008년 2월)이기도 하다.


2006년 한해 강남 집값이 24.6% 급등하는 등 서울이 무려 19.7% 올랐고, 수도권도 20.2% 수직상승했다. 외환위기가 끝나면서 경기회복으로 부동산가격이 급반등했던 2002년(22.8%) 이후 최고 상승률이었다.


부동산 광풍으로 ‘묻지마식’ 주택구입으로 거래량은 급증했고, 이런 호황을 틈타 건설사들은 주택 공급을 서둘렀다. 2006년 17만가구에 불과했던 수도권 주택인허가는 2007년 30만가구로 5년 만에 30만가구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에 참여정부는 부동산광풍을 억제하기 위해 ‘분양가상한제’라는 히든카드를 내놨으나, 오히려 분양폭발의 기폭제가 됐다고 평가된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기 위해 분양물량이 일시에 쏟아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투기열풍과 분양급증의 부작용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드러나기 시작했다. 집이 넘쳐나자, 역전세난이 시작됐고 이후 집값 하락이 계속되면서 이번에는 깡통아파트(집값이 전세보증금과 주택대출을 합한 금액 밑으로 떨어진 아파트)가 속출했다.


부동산 시장이 전환점을 못 찾는 사이 또 다른 문제가 대두됐다. 바로 ‘하우스푸어’(House Poor). 말 그대로 ‘집을 가진 가난한 사람’을 뜻한다. 집값 하락에 무리한 대출, 세금 등으로 원금과 이자 감당에 허덕이며 빈곤을 벗어나지 못하고 힘겹게 살고 있는 사람들은 늘어났다.


이후 부동산 불황에 따라 지속된 공급감소가 주택부족이라는 부메랑이 돼 돌아왔고, 참여정부의 뒤를 이은 박근혜 정부의 하우스푸어 구제책이 더해지며 부동산 시장은 회복하기 시작했다. ‘하우스푸어’는 사라졌고, 역전세난과 깡통전세도 잊혀진 유행어가 됐다.


그런데 부동산 시장은 회복을 지나 다시 호황기로 진입하며 이야기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


2019년 11월24일 “아파트값 4년새 7억 급등···정부, 핀셋 규제만 늘렸다 역풍”

2021년 11월22일 “文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돌아온 건 종부세 폭탄”

2022년 11월29일 “강남도 예외 없다…입주 단지마다 ‘역전세난’ 공포”

2022년 11월29일 “쏟아지는 새 아파트…수도권 ‘깡통전세’ 주의보”


위에서 설명한 지난 16년 전의 이야기가 불과 3년 전인 시장의 모습과 맞아 떨어진다. 이미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는 역전세가 일부 발생했고, 깡통주택 우려도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호황에 이어, 물량증가에 이어, 역전세에 이어, 깡통주택까지 나왔다. 다음 찾아올 상황은?


결국 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가 또 과거의 악순환을 불러왔다. 이제는 과거의 악순환을 끊어야 할 때다.

'기자수첩-부동산'을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