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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증시 반등 믿고 베팅...북미펀드에 뭉칫돈


입력 2022.12.03 07:00 수정 2022.12.03 07:00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해외펀드 자금 유출 속 5500억 순유입

마이너스 수익에도 고 안정성에 인기

ⓒ픽사베이 ⓒ픽사베이

글로벌 주식시장의 불안한 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펀드에 자금을 넣고 있다. 내년 전 세계 경기 침체와 기업 실적 악화론이 부각되면서 비교적 안전한 미국 증시가 투자 피난처로 떠오른 모습이다. 향후 반등을 노린 중장기 자금으로도 분석된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국내 설정된 102개 북미 주식형 펀드에는 최근 일주일 간 1044억원의 자금이 흘러 들어왔다. 국가별 해외 주식형 펀드 중 가장 큰 증가 규모다. 2위를 기록한 중국 주식형 펀드는 설정액은 177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최근 3개월 동안에도 북미 펀드에는 5495억원이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모든 국가별 해외 주식형에서는 자금이 유출됐다. 최근 1개월 기준 북미펀드의 순유입액은 849억원으로 국내 주식형 펀드(436억원)도 넘어섰다.


연초 이후 유입 규모도 북미 펀드가 해외 주식형 중 가장 많은 3조7629억원으로 집계됐다. 두 번째로 많은 중국 펀드(8019억원)의 4배를 웃돈다. 이 기간 베트남 펀드에서는 864억원의 자금이 이탈했고 인도 펀드에선 181억원이 빠져나갔다.


다만 수익률은 저조한 수준이다. 북미 펀드의 3개월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5.14에 그친다. 일본(-0.20%)과 인도(-0.96%)보다도 손실 폭이 크다.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도 북미 펀드가 -20.79%로 역시 플러스(+) 수익을 낸 브라질(11.95%), 인도(4.06%)에 비해 부진하다.


ⓒ데일리안 ⓒ데일리안

개별로 보면 북미펀드 중 ‘삼성KODEX미국에너지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파생형](합성)’과 ‘KBKBSTAR미국S&P원유생산기업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파생형)(합성 H)’가 연초 이후 각각 78.67, 53.46%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해당 상품들은 올해 상반기 고공행진한 국제유가와 상관관계가 높은 상장지수펀드(ETF)로 차별적인 수익을 올렸다.


다른 10위권 내의 상위 펀드는 5~7%대 수익률에 머물고 있다. 또 15위권 밖으로는 줄줄이 마이너스를 내는 등 전반적인 손실을 냈다.


전문가들은 내년 전 세계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의 리스크가 인플레이션에서 경기 침체로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4분기 유럽을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 미국 등 주요국이 연속적인 마이너스 성장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매출과 거래가 감소하고 생산 요소 비용과 금융 비용이 모두 높아진 상태가 유지돼 기업 실적 위축이 우려된다”며 “내년 경기 침체에 진입할 경우 미국 기업 실적 역시 감소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예상했다.


이러한 실적 우려와 낮은 수익에도 불구하고 북미 펀드로 자금이 몰린 데는 투자자들의 장기적인 기대감이 작용했다. 경제 상황이 불확실한 만큼 비교적 안전한 미국 증시로 발길을 돌린 것이다. 그 중에서도 분산투자가 가능한 펀드를 저가 매수해 향후 반등을 노리겠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선 미국 정부의 대규모 현금 지급과 세금 혜택 등으로 미국 가계 초과 저축 잔액이 약 1조7000억 달러 남아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또 미국 기업 실적이 하향 조정되고 있지만 여전히 증가세인 현금배당이 가계 소득으로 돌아오면서 소비 지출을 지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높아져버린 비용 부담에 미국 기업과 가계들의 전망이 밝지는 않지만 그래도 비축해 둔 실탄들이 한 해를 버티게 할 것”이라며 “어두운 전망 속 미국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처”라고 평가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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