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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민주당·민노총 방송장악 막아라" 항전에도…野 '방송법' 단독처리


입력 2022.12.02 14:23 수정 2022.12.02 14:25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민주, 과방위서 '공영방송 지배구조법' 단독 의결

국민의힘, '날치기 항의' 위해 표결 전 '집단 퇴장'

권성동 "회의진행 개판" vs 정청래 "개판이라니"

고성 오가기도…與 "역량 총 동원해 바로잡겠다"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청래 위원장이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변경하는 방송법 개정안에 대한 찬반 토론 종결을 표결에 붙이자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과 박성중 간사 등이 위원장석으로 나와 항의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청래 위원장이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변경하는 방송법 개정안에 대한 찬반 토론 종결을 표결에 붙이자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과 박성중 간사 등이 위원장석으로 나와 항의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바꾸는 내용의 '방송법 개정안'을 단독으로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과방위 전체회의 도중 지속해서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하고, 고성을 쏟아내는 등 법안 통과에 결사반대했지만, 거대의석을 앞세운 민주당의 단독 의결을 막지 못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번 법안을 '민노총 방송법' '정청래 방송법'이라고 비판하며 모든 역량을 동원해 바로잡겠다고 선언하면서 향후 방송법 개정안을 둘러싼 갈등이 끝나지 않았음을 예고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2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방송법 개정안 등을 의결했다. 이번 개정안은 한국방송(KBS)·문화방송(MBC)·교육방송(EBS) 이사를 21명까지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어 '공영방송 지배구조법'이라고도 불린다.


국민의힘은 이 법안을 '민주노총 언론노조의 공영방송 영구 장악법'으로 보고 지속 반대 의사를 표명해왔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법안에 담긴 방송 단체와 시청자위원회 등이 추천하는 공영방송 이사회를 현재 9~11명에서 21인 규모 '운영위원회'로 확대하자는 내용이 현실화될 경우 현 미디어 환경상 민주노총 언론노조 성향 인사로 채워질 것이라고 보고 있어서다.


이에 국민의힘 소속 기자출신 의원들과 일부 과방위 위원들은 전체회의가 열리기 직전인 오전 10시40분 '방송법 날치기 중단하십시오' '공영방송 완박법 반대합니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법안 통과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 시위에는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 안병길 의원, 최형두 의원, 배현진 의원, 윤두현 의원, 김영식 의원 등이 참석했다.


11시에 시작된 과방위 전체회의는 개의 선언과 동시에 혼란에 휩싸였다. 여당 과방위 간사인 박성중 의원을 비롯해 윤두현·허은아 의원 등이 계속해서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했고, 민주당 소속 과방위 위원들은 회의 진행을 방해하지 말라며 맞서는 과정에서 고성이 오고가기도 했다.


이에 민주당 소속인 정청래 과방위원장은 여야 간사에게만 의사진행 발언 기회를 줬다. 박성중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민주당은 개악된 방송법 통과를 위해 거짓을 거짓으로 덮는 추악한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민주당이 여당 시절 손놓던 방송법을 야당이 되자 손바닥 뒤집듯 입장을 바꾼 것도 헌정사에 반헌법적 반민주적인 씻을 수 없는 오점으로 기록될 것임을 분명히 기억하길 바란다"고 소리 높였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배현진, 최형두, 박대출, 안병길 등 언론인 출신 의원들이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바꾸는 방송법 개정안 처리를 앞두고 정청래위원장이 위원장석에 앉자 '방송법 날치기 중단' 피켓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왼쪽부터) 국민의힘 배현진, 최형두, 박대출, 안병길 등 언론인 출신 의원들이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바꾸는 방송법 개정안 처리를 앞두고 정청래위원장이 위원장석에 앉자 '방송법 날치기 중단' 피켓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후에도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했지만 정청래 위원장은 곧바로 방송법 개정안과 관련한 찬반 토론으로 넘어가겠다고 선포했다. 찬성토론자로 나선 정필모 민주당 의원은 "공영방송은 특정 정파가 좌지우지 할 수 있는 방송이 아닌데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적 논란이 돼 왔다. 이제 10~20년 논해온 이런 문제에 대해 결론을 낼 때가 됐다"고 말했다.


반대토론자로 나선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이에 맞서 "방송법 지배구조 관련 법안은 정당성 갖추지 못한 법안이다. 야당이 단독으로 의결하는 것이 문제없다면 국회의 존재 이유가 없다"며 "(민주당 의원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이럴 거면 상임위의 모든 회의의 존재 의미가 없다. 법사위에서 수정하면 된다는 식의 무책임한 주장은 과방위원 존재이유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반대토론 기회를 주는 과정에선 고성이 오고가기도 했다. 정 위원장이 회의장에 정숙을 요구하자 권 의원이 "회의진행을 개판으로 하니까 이렇게 하는 거 아니냐"라고 따져 물었고, 정 위원장은 "개판이라니"라고 소리 높였다.


권성동 의원은 반대토론에서 "민주당은 자신들이 집권한 5년 내내 방송법 개정안 개정하려고 시도조차 안하고, 오히려 문재인 대통령이 자기를 편드는 사람을 KBS MBC 사장에 임명했다. 부끄러운줄 알아야 한다"며 "말끝마다 공영방송을 정치권으로부터 독립시켜주겠다고 얘기하는데, 그것이 아니라 불공정 편파방송을 정치권으로부터 분리해서 더욱 공고히하겠다는 숨은 의도가 이 방송법 개정안에 들어있다"고 피력했다.


권 의원이 발언이 끝나자마자 정 위원장은 토론 종결을 선포한 뒤 법안 표결로 들어갔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항의의 뜻으로 회의장에서 전원 퇴장한 가운데, 민주당은 방송법 개정안 등을 사실상 단독으로 의결했다. 민주당 출신인 무소속 박완주 의원도 찬성표를 던졌다. 박완주 의원은 방송법 개정안의 논의를 위해 국민의힘이 신청한 안건조정위원회의 무소속 의원 몫으로 들어가 찬성표를 던진 바 있다.


법안 통과 이후 정 위원장은 "방송법 개정안은 방송을 방송인에게 돌려주고 정권 품이 아닌 국민 품에 돌려드리고자 하는 방송 민주화의 일환"이라면서 "방송인 숙원이던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후 국민의힘 소속 과방위 위원들은 국회 소통관으로 이동해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법 개정안 통과를 비판했다. 박성중 의원은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공영방송을 좌우하고 자기편으로 만들었던 민주당은 이번 방송법 개정으로 공영방송을 노영방송을 만들어서 영구히 해나가겠다는 것"이라며 "방송법 개정안 날치기로 통과시킨 민주당 의원들은 우리나라 방송 역사에 오점으로 기록될 것이며, 국민의힘은 모든 역량을 동원해서 이를 바로 잡겠다"고 강조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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