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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케이크도 ‘양극화’…“1만원부터 25만원까지 천차만별”


입력 2022.12.05 07:16 수정 2022.12.05 07:16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베이커리 업계, 올해도 실속형 소비 겨냥

호텔업계, 지난해 같은 시즌 케이크 보다 가격↑

“일반 시중 제품과 단순비교 어려워”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 내 블랑제리 매장에서 모델들이 신세계푸드가 출시한 가성비 크리스마스 케이크들을 소개하고 있다.ⓒ신세계푸드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 내 블랑제리 매장에서 모델들이 신세계푸드가 출시한 가성비 크리스마스 케이크들을 소개하고 있다.ⓒ신세계푸드

소비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어려워진 경제 상황을 반영하듯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제품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반해, 프리미엄 제품을 찾는 수요도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 같은 소비 양극화는 베이커리 업계 전략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케이크는 물론 고급 재료와 화려한 디자인을 입힌 고가의 프리미엄 케이크까지, 올해는 현 경제 상황을 반영하듯 다가오는 연말 케이크 가격도 극과 극으로 나뉘어 출시되고 있다.


베이커리업계 최근 대표 전략은 ‘가성비’로 축약된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시대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굳게 닫힌 데 따른 것이다. 소비 트렌드를 이끄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실속형 소비를 추구하는 경향이 늘어난 탓도 크다.


신세계푸드는 최근 ‘알뜰소비족’을 위한 9980원 가성비 케이크와 작은 사치를 즐기는 ‘스몰럭셔리족’을 위한 프리미엄 케이크까지 다양한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선보였다.


최근 우유를 비롯해 밀가루, 달걀 등 베이커리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면서 합리적인 가격의 케이크와 디저트 등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급증하는 것에 주목했다. 소비자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수준 높은 맛과 품질은 유지하는데 초점을 뒀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완제품보다 최대 6분의1까지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파베이크와 냉동생지 제품 3분기 매출이 2분기 대비 14% 증가했다"면서 "연말까지 가성비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해 1만원 이하의 케이크를 선보였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가성비 케이크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매일유업의 디저트 전문 관계사 엠즈베이커스는 5000원대의 ‘매일생크림 바스크 치즈케이크’를 출시했다. 편의점 업계도 가성비 라인에 올라탔다. 세븐일레븐은 5000~6000원 가격대 1~2인용 미니케이크를 선보였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홈파티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가까운 편의점에서 구색을 맞춰 구매할 수 있도록 귀여운 파티용 케이크를 늘려가는 상황”이라며 “여러 수요에 맞춰 소비자들의 가격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제품 다양화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웨스틴조선 서울이 14만원에 선보인 크리스마스 케이크.ⓒ조선호텔앤리조트 웨스틴조선 서울이 14만원에 선보인 크리스마스 케이크.ⓒ조선호텔앤리조트
◇ 호텔업계, 올해도 ‘럭셔리’로 승부…지난해보다 가격 더 치솟아


국내 대형 호텔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프리미엄 케이크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7만~8만원대였으나 올해는 전반적으로 가격이 2~3배가량 더 뛰어 13만~25만원의 가격대를 형성하게 됐다. 원재료비 상승과 업계 경쟁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울신라호텔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한정판 케이크 메뉴를 전면 개편하며 가격도 올렸다. 지난해엔 2종의 케이크만 판매했는데 올해는 3종으로 늘렸다. 가격은 7만7000~8만8000원에서 13만~25만원으로 가격을 상향조정했다.


다른 특급호텔도 예외가 아니다. 대부분의 호텔들이 크리스마스 케이크 값을 크게 인상하는 분위기다.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 서울은 이달부터 조선델리 케이크 가격을 8만5000~14만원으로 책정했다. 지난해 가장 가격대가 높은 케이크가 12만5000원이었는데 더 인상됐다.


이처럼 적게는 수 만원에서 많게는 수 십만원에 달하는 비싼 가격이지만 소비자들은 특급호텔의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손에 넣기 위해 시간을 들여 수백통의 예약 전화를 하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 분위기다.


호텔업계는 호텔 케이크가 일반 시중 판매 제품과 ‘단순 가격 비교가 불가하다’고 입을 모은다. 케이크 제작을 위해 장시간 섬세한 수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세계적인 고물가 상황에 케이크에 필요한 원재료 가격도 크게 올랐다는 점을 이유로 든다.


업계 관계자는 “호텔 케이크는 발로나 초콜릿 등 최고급 재료만을 사용하는데 원재료비가 지난해보다 1.5배 이상 급등했다”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연말마다 호텔 케이크 인증샷 열풍이 불면서 케이크 디자인이 더 화려해졌고, 크림 등 재료도 더 많이 투입하게 돼 가격이 껑충 뛰게 됐다”고 설명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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