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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히든캐스트(111)] 완벽에 가까운 앙상블, 그 중심에 선 배우 강동주


입력 2022.11.29 09:21 수정 2022.11.29 09:21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뮤지컬 '마틸다' 전 시즌 이어 2년 연속 출연

2023년 2월 26일까지 대성 디큐브아트센터

뮤지컬에서 주연배우의 상황을 드러내거나 사건을 고조시키는 배우들이 있습니다. 코러스 혹은 움직임, 동작으로 극에 생동감을 더하면서 뮤지컬을 돋보이게 하는 앙상블 배우들을 주목합니다. 국내에선 ‘주연이 되지 못한 배우’라는 인식이 있는데, 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신시컴퍼니 ⓒ신시컴퍼니

지난달 5일 대성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마틸다’는 아동문학가 로알드 달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동화적 상상력을 무대에 올렸지만 결코 유치하거나, 허술하지 않다. ‘마틸다’는 아이는 물론 어른들도 공감할 수 있는 탄탄한 서사를 바탕으로 시각적인 화려함까지 갖춘 수작이다. 무대 연출에 더해 앙상블의 환상적인 호흡이 더해지면서 가능했던 일이다.


그 중심엔 배우 강동주(댄스 캡틴 겸 앙상블)가 있다. 그는 관객석까지 파고드는 박진감 넘치는 ‘그네씬’, 알파벳 블록을 쌓아가며 단어의 의미를 되새기는 ‘블록 스쿨 송’ 등 ‘마틸다’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들을 책임지는 중요한 구성원이다. 특히 강동주와 함께 지난 시즌부터 호흡을 맞춰온 앙상블 배우들의 호흡은 거의 완벽에 가깝다.


-데뷔한지 13년이 됐어요. 원래 뮤지컬 배우가 꿈이었나요


춤을 좋아하고 무대에서 춤을 출 때 카타르시스를 느낄 때가 많았어요. 그래서 매일 춤을 출 수 있는 직업이 뭐가 있을까라고 생각을 하다가 뮤지컬을 알게 되었고 도전하게 됐습니다. 벌써 13년이라는 세월이 됐군요. 하하. 처음에 데뷔하고 3~4년간은 이기적으로 나만을 생각하던 때가 있었는데 나중에 주위를 둘러보니 같이 공연하기 싫은 사람이 되어있었어요. 내가 열심히 한다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도 제 틀에 맞춰야 된다고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시절이 있었죠. 어느 순간 제가 잘못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깨닫고 고치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그렇게 계속 공연을 하다 보니 댄스캡틴을 하고 있고 이제는 배우, 스태프 분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13년의 시간 동안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은 없었나요?


부상을 당했을 때도 있고 집안의 반대도 있었어요. 안정적인 직업을 가졌으면 하는 부모님의 마음이었죠. 코로나로 공연이 장기적으로 쉴 때도 지칠 때가 있었죠. 여러 힘든 순간들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이유는 단 하나에요. 무대에서 공연을 할 때 행복하니까요. 다른 일에서 행복을 찾는 건 힘들었던 것 같아요. 즐겁게 사는 게 좋아서요.


-‘마틸다’와는 두 시즌을 모두 함께 하고 있는데요. ‘마틸다’의 첫 인상은 어땠나요?


처음에 댄스캡틴으로서 톰 호지슨 안무가에게 2주 동안 먼저 아역들의 안무와 성인들의 안무를 배웠어요. ‘어떻게 이런 생각으로 안무를 만들었을까’라는 첫인상이 강했어요. 너무나도 잘 만들어진 상황과 안무가 신선했고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거기에 아역 배우들과 성인 배우들이 합쳐졌을 때 놀라운 무대가 완성이 되는 걸 보고 소름 끼칠 정도로 행복했어요.


-이번에 시즌에서 새롭게 느끼게 된 ‘마틸다’의 매력이 있다면?


성인 배우 분들은 지난 시즌과 거의 동일한 캐스트로 합류를 했는데 아역 배우들은 새로 뽑혀서 같이 하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들 실력들이 엄청 좋고 자기가 느낀 감정들을 그대로 무대에서 드러내는 거에 거침이 없어서 당돌한 매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외에도 혹시 전 시즌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


일단 나이가 달라졌고요, 하하. 연기의 디테일들이 지난 시즌보다 더 좋아졌다고 생각해요. 가까이에서 보면 너무 좋은 뮤지컬 ‘마틸다’입니다.


ⓒ신시컴퍼니 ⓒ신시컴퍼니

-현재 ‘마틸다’에서 어떤 역할들을 맡고 계신가요?


오프닝 무대에서는 스포티 부부에요. 연보라 배우와 함께 앨리스의 부모로서 ‘우리애가 절대 성적표에 C가 나올 일이 없다’며 선생님을 저격하는 역할을 합니다. ‘School Song’에서는 교문에서 아이들에게 첫 등교 날에 알파벳을 무시무시하게 알려주면서 잘난체하는 역할, ‘Loud’에서는 댄스스포츠 지난 시즌 우승자로서 루돌포에게 밀리지 않으려 애를 쓰는 23번 선수로 등장합니다.


또 그네 장면에선 관객분들에게 서프라이즈를 선사하며 행복하게 그네를 타면서 꿈속에서 날아다니는 듯한 연기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Revolting Children’에서는 하카(haka) 샤우팅을 포함해서 공연에 에너지를 불어 넣는 학생입니다. 마지막의 불가리아 마피아들이 나오는 장면에서는 세르게이를 따라서 미스터 웜우드를 잡으러 온 행동대장을 하고 있어요.


-캐릭터를 어떻게 분석했고, 어떤 노력들이 필요했나요?


사실 정교하게 짜 맞추어져 있는 작품이라서 다른 작품과 다르게 캐릭터 분석이라고 할 건 없는 것 같아요. 그보다는 정해진 틀에서 아역배우들이 무대에서 당황하지 않게 매일매일 같은 에너지를 주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김시영 배우와 호흡을 맞추는 부분이 많아요. 무대에서 톱니바퀴처럼 맞아 떨어지는 두 사람의 호흡이 엄청난 연습량을 짐작하게 하더라고요.


사실 둘이 맞추는 연습 과정은 어렵진 않았어요(웃음). 시영 배우에게 ‘이렇게 저렇게 이런 느낌으로 해보자’하면 척척 해내서 톱니바퀴처럼 맞추는 건 오히려 쉽더라고요.


-워낙 고난이도 안무들이 많다 보니 위험한 일, 예상치 못한 일들도 많이 발생할 것 같은데요.


한 번씩 에너지가 끓고 잘하고 싶을 때 오버를 하게 되면 부상이 오더라고요. 게이트에 이마를 부딪쳐서 찢어진 기억이 있네요. 본인이 기분 좋거나 컨디션이 좋다고 평소보다 오버 텐션으로 공연을 했을 때 다른 사람들에게 또는 본인에게 부상의 염려가 있어서 마인드 컨트롤을 항상 해야 해요.


-체력소모도 클 것 같아요. 체력을 유지하기위한 강동주 씨의 비결이 있나요?


일단 성인 배우들은 등장하면 100미터 달리기를 한다고 생각하고 에너지를 뿜고 와야 해요. 그래서 웜업을 충분히 하는 게 중요하죠. 비타민 같은 걸 챙겨 먹기도 하고요(웃음).


-가장 애정하는 장면 혹은 넘버가 있다면?


저는 개인적으로 ‘스쿨 송’이 좋아요. 다이내믹하게 어려운 안무를 쉬운 듯이 관객분들 앞에서 표현해내는 장면을 하고 나면 뿌듯함이 밀려오죠.


-다음 시즌에 참여하게 된다면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은가요?


다음 시즌에는 제가 할지 모르겠지만, 만약 기회가 된다면 지금 저의 캐릭터를 그대로 하고 싶어요. 제일 잘해낼 수 있는 역할이니까요.


-13년간 선보인 여러 작품들 중 가장 애정하는 작품이 있다면?


‘시카고’를 꼽고 싶어요. 배우들의 케미도 좋고 절제미를 배운 무대였어요. 무대에서 매력을 더 어필 할 수 있는 방법도 배운 것 같고요. 다음에 또 다시 ‘시카고’와 함께 해보고 싶네요.


-뮤지컬 배우를 하기 참 잘했다라고 생각했던 순간들이 있나요?


무대에서 매일 느끼는 건데요, 커튼콜 때 관객분들의 환한 웃음과 박수를 볼 때면 뮤지컬 배우를 하길 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의 활동도 궁금한데요, 어떤 신념을 가지고 작품들에 임하실 계획일까요?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전체적으로 생각하며 모두가 어우러질 수 있게 항상 노력할 겁니다. 최종 목표라면, 건강하게 무대에 오래 서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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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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