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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전종서, 뜨거운 몰입으로 완성한 ‘몸값’


입력 2022.11.27 09:09 수정 2022.11.27 09:09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시나리오를 봤을 때 ‘재밌다’라는 생각이 들어야…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재밌게.”

배우 전종서가 ‘몸값’을 통해 또 한 번 개성을 드러냈다. ‘원테이크’ 촬영으로 진행되는 작품의 특성상 기존에 해오던 연기와는 다른 접근이 필요했으나, 이에 작품과 캐릭터에 더욱 깊이 몰입을 할 수 있었다. ‘새로움’을 두려워하지 않는 전종서는 작품의 ‘재미’를 위해서는 앞으로도 색다른 노력을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몸값’은 서로의 몸값을 두고 흥정하던 세 사람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에 갇힌 후, 각자 마지막 기회를 붙잡기 위해 위험한 거래를 시작하며 광기의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충현 감독의 ‘몸값’을 시리즈로 확장한 이 작품은 원작에 담긴 개성을 살리고자 ‘원테이크’ 촬영법을 그대로 고수했다.


ⓒ티빙 ⓒ티빙

이에 독특한 개성이 담긴 작품이 탄생할 수 있었으나, 배우들이 이 과정을 소화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마치 연극을 하듯 긴 씬을 한 번에 소화해야 했던 만큼 NG를 최소화하기 위해 철저한 준비와 적절한 긴장감이 필요했던 것. 전종서 또한 그간의 연기 스타일을 버리고, 새 방식에 적응하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해야 했다.


“여태까지는 100% 대사를 숙지해서 공식 외우듯이 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내가 그렇게 연기를 해 왔다는 걸 이번 작품을 하면서 느꼈던 것 같다. 이번에는 반 연극처럼 작업을 해야 했다. 그래서 3일 리허설을 하고 하루 촬영하고, 이런 식으로 촬영을 했었다. 3일 동안에는 대본을 들고 리허설을 하곤 했다. 상황을 먼저 숙지하면서 자연스럽게 대사를 외웠다. 그러면서 점점 합이 맞아갔던 것 같다.”


그가 연기한 박주영은 몸값 흥정 전문가다. 재난이 발생한 이후에는 바깥세상과 단절된 아수라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 살아남기 위해 거짓말도 서슴지 않는 것은 물론, 눈앞의 장애물을 거침없이 제거하는 등 당찬 면모를 보여주기도 한다. 극한 상황을 연기해야 했던 만큼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쉽지 않은 과정들이 이어졌다.


“내가 했던 모든 작품 중에서 신체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작품이다. 촬영 기간은 가장 짧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캐릭터에) 젖어있어야 했다. 그래서 더 그렇게 느낀 것 같다. 몸이 흠뻑 젖었다가 또 따뜻했다가, 이걸 반복했다. 그래도 두 달 만에 짧고 굵게 끝이 났기에 에너지를 확 쏟아버릴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즐거움을 느끼기도 했다. 원테이크로 촬영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예기치 못한 연기를 접하며 재미를 느끼는가 하면, 연극 무대에서 오래 경험을 쌓은 진선규의 도움을 받기도 하면서 작품을 자연스럽게 함께 완성해 나갔던 것.


ⓒ티빙 ⓒ티빙

“진선규 선배님은 연극을 오래 하셨다. 연기 호흡을 맞추기 전부터 접했던 인상은 유머러스하고 재밌다는 것이었다. 그런 영화나 캐릭터를 몇 번이나 맡기도 하셨다. 그런데 실제로 뵀을 때는 완벽성을 많이 추구하시더라. 철저하게 준비를 하시고, 아이디어도 많으셨다. 개그 코드도 확실하게 있으셨다. 시나리오에 적힌 인물에 끊임없이 말을 하며 맛을 살리시더라. 시나리오를 보며 대사가 많다고 생각했는데, 촬영을 하면서는 ‘대사가 왜 저렇게 많지’라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재치 있게 잘 끌어가셨다. 실제로 연기할 때도 빵빵 터진 적이 많았다. 나와 다른 스타일이긴 하지만, ‘선배님이 저렇게 하시는데 나는 왜 그럴까’라는 생각도 했다. 스타일의 차이를 느끼기도 하고, 그러면서 자연스러움을 찾아갔다.”


극한의 상황을 재치 있게 풀어내기도 하고, 색다른 방식으로 전달하기도 하는 ‘몸값’의 새 시도에 대해 전종서는 ‘지금이라 다행’이라고 반응했다. 여러 콘텐츠를 접하며 시청자들의 인식도 한층 유연해진 만큼, ‘몸값’의 새 시도가 이제는 통할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다.


“이 영화가 5년 전에, 10년 전에 개봉을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관객 분들이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바라봐주시진 않았을 것 같다. 이런 작품에 대해 ‘오락성을 가지고 있네’, ‘재밌다’, ‘골 때린다’, 이렇게 생각하시진 않았을 것 같다. 유머 포인트나 해소되고 싶은 그런 욕망들이 지금은 더 커진 것 같다. 그런 걸 연기자로서 풀어드리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여겼다. 시원하게 해 드린 것 같아 좋다.”


작품의 흥미를 추구하는 것은 전종서의 소신과도 닿아있다. 작품의 장르, 또는 캐릭터의 개성도 물론 중요하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재미를 전달하는 것이 콘텐츠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이에 앞으로도 특정한 틀 안에 자신을 가두기보다는 시청자들 또는 대중들에게 여러 방식으로 즐거움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어떤 특정 인물에 끌리진 않는다. 그런데 시나리오를 봤을 때 ‘재밌다’라는 생각이 들면 그 캐릭터를 내 스타일로 승화시키려고 한다. 살을 덧붙이면서. 나도 내가 어떤 캐릭터를 좋아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지금까지 연기해 온 캐릭터들이 다 재밌었고, 그래서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 대중분들이 보셨을 때 한 장르에 국한됐다고 느끼실 수도 있다. 하지만 앞으로 로맨틱한 장르로도 다가갈 것이고, 장르라는 건 너무 방대한 것 같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재밌게.”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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