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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기 음원 수익 0원 논란의 충격


입력 2022.11.26 07:07 수정 2022.11.26 07:07        데스크 (desk@dailian.co.kr)

ⓒ 데일리안 DB ⓒ 데일리안 DB

11월 21일 디스패치 보도로 이른바 이승기 음원 수익 0원 논란이 터졌다. 이승기가 2004년 6월 데뷔 이후 18년간 음원 정산금을 받은 적이 없다는 내용이었다. 2004년 6월부터 2009년 8월까지 5년 치 자료가 사라졌기 때문에 디스패치가 2009년 10월~2022년 9월까지의 음원 수익만 확인할 수 있었는데, 그 기간 동안 이승기 곡으로 인해 후크가 올린 총 음원 수익은 96억 원이라고 했다.


자료가 사라진 기간을 더 하면 100억 원이 넘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그 기간 동안에 ‘내 여자라니까’, ‘다 줄거야’, ‘여행을 떠나요’, ‘결혼해줄래’와 같은 메가 히트곡이 터졌다. 엄청난 수익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디스패치가 확인한 96억원만으로 따졌을 때, 이승기가 받았어야 할 돈은 58억원이라고 했다. 이 돈을 한 푼도 못 받았다는 보도였다.


이 보도가 나오자 사람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과거 가요계가 혼탁했을 때는 소속사로부터 정산을 못 받았다는 사례가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한류 시대 이후로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알려졌었다. 실제로 대형 한류 기획사들은 정산을 정확히 하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일반 연예인도 아니고 이승기 정도 대스타라면 소속사에 갑질을 할 수도 있는 위치이기 때문에, 갑질은 커녕 돈도 못 받고 일했다는 것이 도무지 믿기지 않아서 충격이 클 수밖에 없었다.


‘설마’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디스패치 보도 당일에 이승기의 소속사인 후크엔터테인먼트의 대표가 입장을 내놨다.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한 정리 단계인 점과 앞으로 법적으로 다뤄질 여지도 있어 입장 표명을 자제”한다고 했다. 돈을 줬으면 줬다고 하면 될 텐데 입장 표명을 자제한다고 해서 의문점을 남겼다.


또 “법적으로 책임져야 할 부분이 명확히 확인되면, 물러서거나 회피하지 않고 모든 책임을 지도록 하겠습니다”라고 했는데 이 부분은 말장난처럼 느껴졌다. 잘못을 했는지 안 했는지 그런 부분은 회피하고, 법적으로 명확히 확인된 부분에 대해 책임진다는 식의 하나마나한 말만 했기 때문이다. 법적으로 잘못이 명확히 확인되면 누구든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


소속사에서 이런 정도의 입장이 나오자 많은 이들이 이승기가 억울하다고 느끼게 됐다. 그러던 중 11월 24일에 이승기 측의 입장이 나왔다. 정산을 못 받은 게 맞다는 것이다. 소속사 대표 등으로부터 입에 담기 어려울 정도의 모욕적이고 위협적인 언사를 전해 들어 신뢰관계가 깨졌다는 주장도 했다. 이승기를 향한 동정론이 더 커졌다.


그런데 11월 25일에, 그동안 명확한 반대주장을 하지 않던 소속사 측에서 새로운 입장을 발표했다. “2021년 재계약 당시에 정산 내역 등을 쌍방 확인하여 금전적 채권 채무 관계를 정산하였고” 심지어 당시 합의서까지 작성했다고 했다. 이승기에게 지급한 “상당한 액수의 수익 정산 내역을 다시 한번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도 했다. 그 검토 결과에 따라 업무 처리를 하든 책임을 지든 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그동안 나온 ‘18년 정산 0원’ 주장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2021년에 쌍방 확인 하에 정산했다는 것이다. 합의서까지 있다고 했는데, 그러면 이승기 측에서 손으로 해를 가리는 거짓말을 했다는 것인가? 그렇다면 또 다른 충격인데, 그렇게 정산을 했고 합의서까지 있는데 왜 지금까지 소속사가 침묵했는지 그게 의문이다.


소속사 대표가, 이승기 측이 수익 내역을 공개하고 정산해 달라고 하자 극도로 격분했다고 하는데 이 부분도 의문이다. 수익 내역 공개와 정산은 극히 당연한 절차다. 요구하지 않아도 해줬어야 할 일인데 그런 요구를 받았다고 대표가 과민반응하는 건 뭔가 ‘문제가 있기 때문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게 만든다.


이런 의문들 때문에 소속사에 여론이 안 좋아졌던 것인데, 어쨌든 이제 소속사 측에서 반대 주장을 내놓으면서 논란이 또 다른 국면으로 진입했다. 진실이 어떻게 밝혀지건 한국 대중문화가 세계의 주목을 받는 대한류 시대에 정산 관련 분쟁이 터졌다는 점이 황당하다. 첫 폭로보도가 나온 후 많은 이들의 반응이 ‘놀라기는 했지만 있을 법한 일이다’라는 것이었다. 그만큼 업계에 대한 불신이 크다는 이야기다. 이런 불신을 해소해야 우리 대중문화업계가 진일보할 수 있을 것이다.


ⓒ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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