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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베이비스텝 속 조달비용 ‘한숨’…서민 급전창구 ‘만지작’


입력 2022.11.25 10:50 수정 2022.11.25 10:54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카드론 평균 금리 상단 20% 육박

부실 리스크 우려…건전성 '만전'

ⓒ뉴시스 ⓒ뉴시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카드사들이 서민들의 급전창구인 카드론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동안 허리띠를 졸라매며 업황악화를 대비해왔지만 이제는 카드론을 줄여서라도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입장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했다. 이는 사상 첫 6회 연속 인상이다. 높은 물가오름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데 따른 것이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어느정도 예견돼 있었지만 카드사들의 표정은 더 어두워졌다. 카드사들은 은행의 예·적금처럼 수신 기능이 없어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기준금리 인상과 채권시장 경색이 맞물리면서 조달비용이 크게 뛰었기 때문이다.


실제 여전채와 국고채의 차이인 신용 스프레드는 2%p를 돌파한 상태다. 이는 올해초 0.537%p보다 약 4배 가량 차이가 난다. 국채보다 신뢰도가 낮은 여전채는 프리미엄을 붙여 판매하는데, 이 차이인 신용 스프레드가 커졌다는 건 그만큼 시장에서 여전채 매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여전채 AA+ 3년물 금리가 여전히 5%대 후반을 기록하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여전채 금리는 지난 7일 6.088%로 올해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이는 연초인 지난 1월 3일 2.420%와 비교해 두 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업계에선 여전채 금리가 연내 7%까지도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카드사들은 조달비용 상승으로 허리띠 졸라매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자체 인원 감축을 시작으로 무이자 할부 축소 등 소비자 혜택까지 다방면으로 비용절감을 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카드사들이 중저신용자들이 이용을 많이 하는 카드론 취급액부터 적극적으로 줄여나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달비용 상승으로 우대금리와 특별할인금리를 더한 조정금리 폭을 줄이자 카드론 금리가 법정최고금리인 20%에 육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 입장에선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더 커진 셈이다.


지난달 말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카드론 평균금리(표준등급 기준)는 13.20~15.16%로 나타났다. 9월 말과 비교해 하단은 1.18%p, 상단은 0.74%p 올랐다. 올해 들어 직전 달 대비 카드론 평균 금리가 상승한 것은 지난 8월 이후 두 번째다. 같은 기간 저신용자(7~10등급)에게 카드론 대출을 해주고 있는 카드사들의 금리 상단은 19.90%로 파악됐다.


반면 카드론 취급액은 감소했다. 올해부터 카드론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산정에 포함됐고, 조달비용 부담에 카드사들이 속도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이들 카드사들의 지난달 말 기준 카드론 취급액은 총 37조3520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 대비 약 22%(10조3500억원) 감소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카드사들의 재무 건전성 관리가 중요한 시점인 만큼 카드론 취급액 감소가 대출부실화의 급속한 진행을 제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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