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D:영화 뷰] '헤어질 결심', '기생충' 이어 오스카 영광을 노린다


입력 2022.11.07 07:53 수정 2022.11.07 07:53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지난달 14일 북미 개봉

유력 후보 명단에 포함

지구 반대편 '그들만의 축제'로 여겨졌던 영광은 더 이상 낯선 광경이 아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윤여정의 한국 배우 최초 여우조연상에 이어 박찬욱 감독이 '헤어질 결심'으로 오스카 입성에 노린다.


ⓒ

아카데미 시상식의 국제장편영화 부문은 나라마다 단 한편만 출품할 수 있다. 과거 한국 영화는 아카데미에서 빛을 볼 수 있는 부문이 국제장편영화 부문이 유일했다. 신상옥 감독의 영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가 1963년 제35회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 부문에 첫 출품했다. 이후 많은 작품들이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 부문에 도전했지만 예비후보에도 들지 못하며 할리우드의 높은 장벽만 확인하고 돌아올 뿐이었다. 이창동 감독이 2019년 '버닝'으로 국제장편영화 부문 예비 후보에 올랐지만, 최종 후보작에는 탈락했다. 하지만 이 사실만으로도 한국 영화계의 성과로 여겨졌다.


그러나 바로 다음 해 2020년 한국 영화 역사를 다시 쓰는 일이 일어났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한국 영화 최초로 작품상과 감독상, 국제장편상, 각본상을 수상하며 '1인치의 장벽'을 부쉈다.제 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윤여정이 '미나리'로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오스카에서 한국의 작품, 배우들의 이름이 호명되며 '헤어질 결심'에 거는 기대는 더욱 커졌다.


'헤어질 결심'은 박찬욱 감독의 6년 만의 작품으로 변사사건의 담당 형사 해준(박해일 분)과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가 서로에 대한 의심과 애틋한 관심을 담은 서스펜스 멜로물이다. 서스펜스와 멜로를 넘나드는 영화적 재미와 미쟝센, 박해일, 탕웨이 등 배우들의 연기가 어우러진 수작으로 평가 받고 있다.


'헤어질 결심'은 시작부터 화려했다. 올해 칸 영화제 감독상 수상하며 전 세계 이목을 끌었다. 2004년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올드보이', 2009년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은 '박쥐', 2016년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은 '아가씨'에 이어 '헤어질 결심'까지 4번째 칸 경쟁 부문 진출 쾌거였다.


'헤어질 결심' 영광의 행진은 지금도 현재 진행 중이다. 제47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카를 로비바리 국제영화제, 뉴사텔 국제판타스틱 영화제, 뉴호라이즌 영화제, 예루살렘 영화제, 뉴질랜드 국제 영화제, 멜버른 국제영화제, 호주 한국영화제, 런던 국제영화제, 리우 데자네이루 국제영화제, 베르겐 국제영화제, 쾰른 영화제, 상파울로 국제영화제, 모렐리아 국제영화제, 하와이 국제영화제, 리스본&신트라 국제영화제, 퍼스 국제 예술 축제 등에 초청됐다.


ⓒ

지난 달 14일 북미에서도 개봉해 현지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오스카를 노리는 작품들은 9월~11월 사이 작품 알리기에 돌입하고 미국의 매체들은 유력 후보 예측 기사들을 쏟아낸다. 뉴욕타임스는 "'헤어질 결심'은 강렬한 오프닝과 더불어 박찬욱 감독만의 자유로운 상상력과 아름다운 미장센으로 관객을 단번에 현혹시킨다. 그리고 마침내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느낌과 동시에 사정없이 마음을 흔들며 심장을 붕괴시킨다”, LA타임스는 "칸 국제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에게 감독상을 안겨 줬으며, 한국영화를 대표해 오스카 레이스에 뛰어들 '헤어질 결심'은 은은한 감성과 풍성한 쾌감을 선사하는 밀도 높은 누아르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골드더비는 로튼 토마토의 신선도를 바탕으로 '헤어질 결심'이 '더 파벨만스'(The Fabelmans), '타르'(TAR), '위민 토킹'(Women Talking) 등 최우수 작품상을 위한 오스카 경쟁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가 예측한 오스카 레이스 유력 후보작 전망에도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남녀배우상 등에 후보로 오를 작품 중 하나로 '헤어질 결심'을 포함시켰다. 아직 최종 후보작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후보는 물론 수상 유력까지 점쳐지고 있는 것이다.


'오스카 레이스'는 영화의 작품성만으로 완성되지는 않는다. 오스카 상을 수상하기 위해 영화사, 배급사 및 배우들의 프로모션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오스카는 전 세계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들의 투표로 수상이 결정된다. 여기에 대중들의 여론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영화계 안팎으로 홍보 활동을 이어간다. 이를 위해서는 영화사의 자본력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헤어질 결심'은 '기생충'에 이어 CJ ENM이 투자배급사를 맡았다. 이번에도 CJ ENM의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전 세계가 주목하는 콘텐츠 강국이 된 것 역시 '헤어질 결심'의 오스카 활약을 기대케 하는 요소 중 하나다. 더 이상 헛된 기대와 자축이 아니다. 이제 한국 작품이 오스카를 향하는 길목이 넓어지고 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