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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이슈] 박수홍·돈스파이크 사태로 본 ‘가족 예능’의 위태로움


입력 2022.10.07 08:12 수정 2022.10.07 08:13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박수홍 가족 다툼에 과몰입...부모 향한 비난 이어져

돈스파이크 마약 이슈...방송사, 가족 출연 방송분 급히 삭제

"가족 공개 예능, 매력적인 만큼 위험성도 커"

최근 가족과 함께 예능에 출연했던 연예인들이 잇따라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논란의 양상과 정도는 나르지만, 그 여파는 연예인은 물론 예능에 출연한 연예인은 물론 그들의 가족에게까지 무차별적인 비판 등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업계에는 이를 ‘가족 예능’의 부작용이 드러난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데일리안DB ⓒ데일리안DB

현재 연예계의 가장 뜨거운 이슈는 박수홍과 그의 가족들 사이의 갈등이다. 박수홍의 소속사 대표였던 친형의 횡령 소식 이후 가족간 다툼은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친형과 100억대의 소송을 벌이고 있는 박수홍은 4일 서울 서부지검 대질 조사를 앞두고 부친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것이 보도되면서 보여진 대중의 반응은, 가족 예능의 부작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이는 박수홍과 그의 가족이 SBS ‘미운 우리 새끼’ 등 가족 관찰 예능프로그램에 오래 출연해왔기 때문이다. 사건이 있기 전 그의 부친은 ‘다정한 아버지의 표상’으로 불렸다. 아들 박수홍과 친구처럼 일상을 공유하고 여행을 함께 하는가 하면, 아내인 박수홍의 모친에겐 ‘사랑꾼’의 모습도 보여줬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박수홍과 형의 다툼이 시작되면서 부친이 형의 편에 있었다는 보도 이후 현재 박수홍 부친이 나온 방송분엔 대중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아버지의 자격이 없다”는 등의 글이 대부분이다. 그의 어머니도 사건이 알려졌을 당시 대중의 지탄을 받았다. 방송에서 소녀 같은 모습을 보여준 그의 어머니가 형제간 사기 사건을 묵인했다며 함께 책임을 묻게 된 것이다. 물론 대중의 이런 반응에 공감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가족사이의 일을 지나치게 들쑤시는 것은 과연 바람직한 일인지는 다시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지난 5일 필로폰 투약 혐의로 검차에 송치된 작곡가 돈스파이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박수홍 가족과는 분명히 다른 지점들이 있지만 돈스파이크 역시 가족과 함께 ‘미운 우리 새끼’ ‘호적메이트’ 등에 가족들을 출연시키고 다수의 방송에서 아내와 부모에 대해 언급해왔다. 때문에 VOD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가족들의 얼굴이 노출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방송사들도 여동생이나 아내, 엄마 등 가족들과 등장한 방송을 다급하게 삭제하는 모양새다.


이 같은 사례는 과거부터 존재해왔다. 2015년 SBS ‘아빠를 부탁해’는 가족 예능의 부작용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딸과 바쁜 아빠 사이 어색함을 녹이기 위해 기획된 이 프로그램에서 아빠로 등장한 출연진은 사생활이 거의 알려지지 않은 배우들이었다. 방영 과정에서 대정한 아빠와 사랑스러운 딸로 이미지메이킹 됐다. 하지만 일부 아빠 출연진이 미투 폭로에 휘말리면서 이후 딸을 비롯한 가족 모두에게 비난의 화살이 꽂혔다. 그 중에서도 배우 조혜정은 아빠 조재현의 미투 가해자 지목 이후 활동을 중단한 이후 어렵게 드라마에 복귀했지만, 여전히 네티즌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사실 가족 예능은 방송가의 필승 콘텐츠로 인식되어 왔다. 시청률을 걱정해야 하는 제작진에게는 물론이고 가족을 출연시키면서 호재를 누린 연예인도 적지 않다. ‘살림하는 남자들’에 출연했던 김승현이 생활고 탓에 옥탑방을 전전하다 방송가 블루칩으로 성장한 동력 역시 가족 공개였다. 또 많은 연예인의 가족이 연예계에 데뷔하면서 ‘특혜’라는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도 연예계 진출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다만 그에 상응하는 위험성도 동반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한 예능 관계자는 “가족 공개는 제작진은 물론 연예인에게도 매력적인 요소다. 가족을 공개하면서 인기를 얻게 된 케이스가 많이 때문에 다수의 연예인들이 가족을 공개하는 것에 과거에 비해 더 자연스러워졌다”면서 “하지만 그만큼 판타지가 깨졌을 때 대중이 받는 충격도 크다는 것도 분명하다. 제작진과 출연자는 꼼꼼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고, 시청자들 역시 단순히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책임을 전가하는 무차별적인 비난은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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