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KRX 반도체 지수 18.78% 하락
삼전·SK하이닉스 연일 신저가 경신 행진
업황 전망 악화로 목표주가도 줄 하향
국내 증시 대표주인 반도체주의 추락이 심상치 않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연일 연저점을 경신하며 ‘4만전자’와 ‘7만닉스’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반등 시기는 점점 더 기약할수 없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KRX 반도체지수 종가는 2304.06으로 한 달 전인 지난 8월 31일(2836.87)에 비해 18.78%(532.81) 하락한 상태다.
베어마켓랠리(약세장 속 상승)를 타고 지난 7월 말 2900선(7월29일 2911.58)까지 회복했으나 8월 소폭 하락을 거쳐 지난달에는 급락한 것이다.
이같은 양상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개별 종목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 증시 시가총액 1위와 3위 종목인 이들이 연일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9월 한 달간 주가가 5만9700원(8월31일 종가)에서 5만3100원(9월30일 종가)으로 11.01% 하락했다. 지난달 마지막 거래일인 30일에는 장중 5만1800원까지 떨어지면서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같은기간 SK하이닉스도 주가가 12.71%(9만5200원→8만3100원)나 하락했다. SK하이닉스도 30일 8만400원까지 떨어지면서 7만원대로 내려 앉을 위기와 함께 52주 신저가를 또 경신했다.
현재 반도체 수요 둔화와 재고 등을 감안하면 실적 개선에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증권사들은 당분간 반도체주의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8만원대에서 형성됐던 목표주가가 현재는 7만원(신한금융투자·IBK투자증권), 7만2000원(하이투자증권), 7만5000원(유진투자증권) 등 7만원대 초중반으로 하향 조정된 상태다. SK하이닉스도 목표주가가 23%나 하향 조정(13만원→10만원·IBK투자증권)되기도 했다.
또 메모리업계의 실적 풍향계로 불리는 미국 마이크론의 실적이 악화된 점도 이러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2023회계연도 1분기(9~11월) 매출 전망치로 42억5000만달러(약 6조1000억원)를 제시했는데 이는 시장 전망치(60억달러)를 크게 밑돌며 최근 5년 내 가장 낮은 수준이 될 전망이다. 분기 40억달러대 매출도 지난 2020회계연도 2분기(2019년 12월~2020년 2월) 이후 약 3년만이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회계 기간이 1개월 빠른 마이크론 실적을 감안했을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도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를 하회할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두 업체 실적 발표와 10월 메모리 고정거래 가격 동향을 확인 후 주가 방향성이 판가름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4만원대, SK하이닉스가 7만원대까지 하락하는 최악의 가능성까지 배제하지 않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업황 개선이 내년 하반기로 예상되고 있어 업황 전망을 선 반영하는 주가의 특성을 감안해도 내년은 돼야 주가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메모리 반도체 업황 둔화 폭이 컨센서스 대비 클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향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 컨센서스에도 반영될 것”이라고 진단했다.